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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포트

북한은 왜 불가침조약에 집착하는가

체제 유지·美 공격 차단의 ‘다목적 카드’

  • 글: 조성렬 국제문제조사연구소 연구위원 joseon@riia.re.kr

북한은 왜 불가침조약에 집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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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차 6자회담을 앞두고 ‘다자틀 속의 공동문서 보장’도 수용할 수 있다는 선으로 물러서는 듯했던 북한이 최근 부시 행정부의 강경 분위기에 맞서 다시 ‘불가침조약’ 요구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때마침 미국에서는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하워드 딘이 ‘불가침조약을 포함한 패키지 딜’을 주장하고 나섰다.
  • 부시 행정부는 수용 불가를 주장하는 반면 북한은 이에 집착하는 북미 불가침조약이란 과연 무엇이며 어떤 효과를 갖고 있는 것일까. 또 불가침조약이 체결될 경우 한반도의 안보상황, 특히 유사시 미국의 군사개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북한은 왜 불가침조약에 집착하는가
미국과 북한의 밀고 당기는 신경전 끝에 북핵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제2차 6자회담의 개최가 해를 넘겼다. 1월에는 6~10일 닷새간 미국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했지만 21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돼 2차 6자회담의 1월 중 개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2차 6자회담에서는 최소한의 합의문이라도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만, 현재까지는 북미 양국의 입장차가 그다지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조지 부시 미 행정부는 북한 핵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를 밝혀야 대북 안전보장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북한도 2004년도 ‘신년사’를 통해 “우리식의 사상과 제도를 전면 부인하고 위협하는 미국의 강경정책에는 언제나 초강경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우선 북한과 미국은 체제보장 방식에대해 서로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2002년 10월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불가침조약을 통해 우리에 대한 핵 불사용을 포함한 불가침을 법적으로 확약한다면 우리도 미국의 안보상 우려를 해소할 용의가 있다”며 줄곧 불가침조약을 통한 체제안전보장을 요구해왔다. 지난해 10월20일 부시 미 대통령이 ‘다자틀 내 공동문서 보장’ 을 제안한 이후 이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선으로 한 발 물러서긴 했지만, 이를 북한의 기본입장이 바뀐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대북 안전보장에 대한 미 행정부의 입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져 있다. 먼저 부시 행정부 내 강경파들은 어떤 형태로든 대북 불가침 보장은 안 된다는 입장이며, 나아가 김정일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지난해 3월 베이징 3자회담이 개최되기 직전에는 “중국과 함께 북한을 압박해 북한 지도부를 축출해야 한다”는 내용의 이른바 ‘럼스펠드 메모’가 알려져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켰는데, 이러한 강경기류는 미 국방부와 CIA(중앙정보국)를 중심으로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

다음은 콜린 파월, 리처드 아미티지 등 국무부 내 협상파의 입장으로, 조약의 형태는 아니지만 문서형태로 체제안전보장을 해줄 수 있다는 방안이다. 이들 협상파는 다자틀 속에서 북한에 대한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현재 북핵 6자회담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금년 미 대선과 관련한 미국 정치권의 논의이다. 통상 미 행정부는 의회의 입김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지만, 대통령선거가 있는 올해의 경우는 어떻게든 정치권의 정책공방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공화당에서는 리처드 루가 상원 국제관계위원장이 중심이 되어 북미 직접대화를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공화당 내 협상파들은 대북 체제보장과 북핵 프로그램을 맞바꾸는 ‘우크라이나 방식’의 ‘일괄타결(package deal)’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민주당의 움직임은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고 있다. 유력한 민주당 대통령후보인 하워드 딘은 지난해 12월12일 ‘워싱턴 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대가로 불가침조약을 체결하고 경제원조, 에너지 지원 등을 해주는 일괄타결 방식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노릇이고 또한 후보자의 정견이 당선 뒤에 그대로 정책화된다는 보장도 없지만, 대선을 앞두고 유력한 대통령후보가 불가침조약을 제시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한다면

미국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프로그램 의혹이 불거진 이후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을 선제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밝혀왔다. 그럼에도 북한은 체제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불가침조약이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과연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할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이라크 전후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공격할 능력과 의사는 충분치 않아 보이지만, 선제공격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여전히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일본에서는 미국이 소형 핵폭탄을 이용해 평양을 공격한다는 시나리오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그럴듯하게 들리는 것은 2002년 1월9일 미 국방부가 발표한 ‘핵태세검토(NPR)’의 내용과 통하는 점이 있기 때문. 이 보고서는 이라크, 이란, 북한 세 나라를 ‘악의 축’ 국가로 지목해 선제 핵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이른바 ‘부시독트린’을 담고 있다. 2003년 3월19일(현지시간) 후세인 대통령 축출을 위한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현실화되면서 이 보고서의 신빙성은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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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렬 국제문제조사연구소 연구위원 joseon@riia.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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