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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봉의 종횡무진 中國탐험 ⑧

홍성범(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장) 박사와 함께 파헤치는 중국 과학기술의 전모

튼튼한 기초과학, 무서운 핵기술·우주과학, 일취월장 첨단산업기술

  • 대담·황의봉 동아일보 출판국 부국장·전 베이징특파원 heb8610@donga.com

홍성범(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장) 박사와 함께 파헤치는 중국 과학기술의 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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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의 발전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풍부한 인력과 물밀 듯 들어오는 해외자본 그리고 무시 못할 저력을 지닌 과학기술이 그 배경을 이루고 있다. 종이와 나침반을 만든 중국인은 이제 달 탐사선 발사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생명공학기술로 농업혁명을 이룰 태세다.
홍성범(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장) 박사와 함께 파헤치는 중국 과학기술의 전모
중국의 경제적 부상에 대한 경탄이 최근엔 두려움으로 바뀌는 듯하다. 특히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가고 있는 한국은 이제 중국경제가 기침만 해도 곧바로 감기에 걸리는 정도가 됐다.

중국이 내뿜는 이 같은 위력의 원천은 도대체 무엇일까. 이번 호에서 중국의 과학기술을 탐구키로 한 것도 이런 의문에서 비롯됐다. 고도성장을 가능하게 한 중국 과학기술의 현주소와 관련정책들 그리고 우리의 대응방향을 짚어보기로 한다.

인터뷰에 응해준 홍성범(洪性范·46) 박사는 중국과학의 전반적인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극소수의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현재 과학기술부가 베이징에 설립한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장으로 근무하면서 현장에서 중국 과학기술을 진단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중국 과학기술의 전반적인 면모부터 살펴보자.

-지난해 10월15일 중국은 자력으로 인간을 선저우(神舟) 5호에 태워 우주에 보내는 데 성공함으로써 과학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음을 세계에 과시한 바 있습니다. 중국 과학기술의 총체적 수준을 요약해서 표현한다면 어떤 것이 되겠습니까.

“중국사람들에게 과학기술 분야의 성과를 물어보면 ‘양탄일성(兩彈一星)’이라는 말을 즐겨 합니다. 원자탄, 수소탄, 인공위성을 줄여서 부르는 말이죠. 중국은 그동안 국방 및 우주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상당한 수준의 능력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들이 그렇듯이 중국도 과학기술을 사회주의체제의 우월성 과시와 국방력 강화 그리고 대(對)국민 체제홍보 수단으로 활용한 측면이 큽니다. 아울러 세분화된 전공분야 가운데 한 길만 걸어도 평생 생활이 보장됐던 체제특성에 힘입어 기초과학분야도 상당 수준에 도달해 있습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생산기술 측면에서는 약점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이 분야도 1990년대 이후 괄목할 만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개혁개방 이후 정책의 초점을 연구성과의 상업화 내지는 산업화에 맞춘 것이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지요.”

중국 과학기술의 이중구조

-흔히 중국은 기초과학은 발달했으나 산업화 기술 수준이 뒤떨어지는 것으로 이야기합니다만, 최근 일련의 보도들을 보면 한국과 중국의 기술격차가 근접해 있으며, 이 격차도 얼마 안가 사라질 것 같습니다. 중국의 기술경쟁력을 한국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입니까. 그리고 세계수준에 비추어보면 어디쯤 와있을까요.

“중국의 기술경쟁력을 한마디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각 분야별로 상황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해외 직접투자에 의한 첨단기술의 유입, 이른바 해귀파(海歸派)라 불리는 해외유학 인력의 귀국, 그리고 해외첨단기술의 빠른 소화흡수능력 등으로 최근 들어 기술경쟁력이 급성장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강한 역동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국의 기술경쟁력은 현재보다는 5년, 10년 후를 보아야 하고, 우리의 주력종목과의 격차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가지 예로 지난해 우리의 주력수출품인 휴대전화에 대해 기술경쟁력을 조사해 본 적이 있는데, 전반적으로 한국과 2년 정도의 격차를 보이고 있고, 2010년에는 대등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중국 과학기술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사례로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발사대 옆 산골마을에서는 발사소식조차 모르고 있더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과학기술뿐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 나타나는 중국의 이중구조를 빗댄 표현이겠습니다만, 이런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중국은 거의 모든 측면에서 이중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도시와 농촌, 핵심지역과 주변지역이란 극심한 이중구조를 가진 사회체제와 마찬가지로 과학기술분야에서도 두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이중구조는 첫째,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 과시와 국방력 강화라는 우선순위에 따라 국가가 항공우주기술, 핵 분야 등 국방관련기술과 기초과학에 한정된 자원을 집중적으로 지원한 데서 연유합니다. 따라서 군수산업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된 인공위성, 핵, 광섬유, 리모트 센싱 분야 등은 거의 선진국 수준에 접근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둘째는 과학기술을 둘러싸고 있는 정치·경제 메커니즘의 성격에서도 강한 영향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중국의 과학기술 활동은 정치·경제 환경의 명암에 좌우되는 굴절된 역사로 특징지워집니다. 즉 중국 현대사를 규정하였던 ‘홍’(紅, 정치이데올로기)과 ‘전’(專, 전문성)의 논리가 과학기술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이에요. 그래서 과학기술이 활발히 전개되던 시기에는 ‘전’의 논리가, 과학기술이 정체된 시기에는 ‘홍’의 논리가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특히 문화대혁명 기간에는 육체노동이 강조되어 과학기술자가 노동현장에 투입되었고, 연구기자재 등 연구환경이 전면적으로 파괴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외 과학기술교류도 중단된 상태였고, 기술혁신에 대한 인센티브가 부르주아적인 것으로 간주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중국 과학기술의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려 이후의 발전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했지요. 그러나 최근 이러한 이중구조는 눈에 띄게 타파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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