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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유엔 안보리 가던 날

대북봉쇄 나선 日 해상보안청 선박의 긴급호출 “시키시마호 피격! 반복한다, 시키시마호 피격!”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북핵, 유엔 안보리 가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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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훨씬 강력한 것이 유엔과 그 회원국이 문제를 일으킨 나라에 대해 구체적인 행동을 결정하는 ‘강제조치’ 결의(Resolution)다. 유엔헌장 7장에 규정된 이 강제조치는 다시 41조의 비폭력조치와 42조의 폭력조치로 나뉜다. 거칠게 말해 비폭력조치는 경제제재 등을, 폭력조치는 무력제재를 의미한다.

현재 상황에서 북핵문제가 안보리에 회부될 경우 의장성명이 발표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회원국이 모여 군대를 창설해 해당국을 응징하는 극단적인 무력제재는 유엔 창설 이후 한번도 이뤄진 바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하고, 경제제재 등 비폭력조치를 취하는 경우도 아직까지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반면 안보리는 이미 여러 차례 북핵문제에 대한 의장성명을 발표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수준의 대응방법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외교전은 결국 의장성명문의 표현수위를 놓고 벌어질 공산이 크다. 안보리의 논의는 크게 공식회의(Formal Meeting)와 비공식협의(Consultations)로 나뉜다. 이들 회의는 공개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주2회 열리는 공식회의는 사실상 비공식협의에서 논의된 사항을 추인하는 절차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논쟁점은 이사국끼리의 협상이나 그룹별 토의, 개별접촉, 비공식협의 등을 통해 논의된다.

의장성명문 채택이 논의되기 시작하면 이해 당사국들은 각기 원하는 성명문 가안을 익명으로 만들어 여러 나라에 회람시키는 형식으로 지지를 확보한다. ‘안보리는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한다’거나 ‘안보리는 이 사안을 예의 주시할 것이다’ ‘안보리는 이 사안에 대해 충분한 토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등의 구절은 각각 해당 문서의 표현수위를 대표하는 문구들이다. 북핵문제가 안보리에 올라올 경우 미국은 강도 높은 표현이 담긴 성명문안을 지지할 것이고, 중국 등은 ‘온건한’ 성명문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북핵문제의 안보리 상정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두 가지 바로미터가 있다. 하나는 부시 행정부의 대표적 매파인 존 볼튼 전 국무부 차관이 상원의 승인을 얻어 유엔대사로 임명되느냐고, 다른 하나는 미국 혹은 미국에 동조하는 국가가 의장국이 되는 게 언제냐는 점이다.



어떤 의제가 테이블 위로 올라와 지지세를 규합하는 과정에서는 이를 추진하는 나라 대사의 노력이나 성격, 성향, 수완 등이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강성인 볼튼이 의회의 동의를 얻는 경우 북한으로서는 매우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또한 이사국이 한 달씩 돌아가며 맡는 의장국이 미국과 가까운 나라라면 북핵문제를 언제,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논의할 것인지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 미국에 유리하게 처리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은 빠른 논의진행과 처리를 위해 자국과 가까운 나라가 의장국을 맡고 있을 때 북핵문제가 안보리에 회부되도록 타이밍을 조절할 것이다. 북핵 문제는 논란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의제다. 따라서 ‘두 달 연속으로 미국에 동조하는 나라가 의장이 되는 시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05년 8월의 의장국은 일본, 9월은 필리핀, 10월은 루마니아, 11월은 러시아다. 미국의 맹방인 일본과 필리핀이 의장국으로 있는 9월 안에 관련 일정을 마무리하는 것이 미국으로서는 유리하다. 이 시기를 놓치고 10월로 넘어가면 북핵 문제의 안보리 논의는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6월 데드라인’ 설(說)의 또다른 근거다.

1996년부터 2년간 비상임이사국을 지내며 의장국 역할을 하기도 했던 한국은 2005년 현재 안보리 이사국이 아니다. 사안의 진행 상태를 회람과 개인적인 친분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하고 공개회의는 참관할 수 있다. 관련 자료는 대부분 공유할 수 있지만 발언권과 의결권이 없으므로 이사국에 비해 영향력이 상당히 낮으며, 특히 북핵문제에서는 각국이 한국의 처지를 ‘배려’해주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장면 4] 뉴욕 42번가의 베이글 가게

“오늘 2005년 9월11일 아침, 우리의 자랑스러운 두 번째 인공지구위성 광명성 3호가 우주공간으로 날아올랐다. 1998년 광명성 1호에 뒤이은 인공지구위성의 성공적 발사는 강성대국 건설을 힘있게 과시하는 의의 깊은 사변이다.…자립적 민족경제의 위력을 발판으로 주체조선의 실용위성 발사계획은 본궤도에 올랐음을 밝혀두는 바이며….”

연극적인 비장미가 넘쳐나는 조선중앙방송 아나운서의 목소리에 이중석 NSC 사무차장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결국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대포동 미사일 기지에 오가는 인원이 부쩍 늘었다는 첩보는 확인된 상태였지만 이렇게 빨리 일어나리라고는 생각지 못한 터였다.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는 안보리 의장성명이 나온 지 두 주 만의 일이었다.

합참의 정보보고, 일본의 궤도추적 그래프, 위성사진…. 미국측이 제시한 보고서는 ‘광명성 3호 로켓의 사거리가 1만km에 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과 일본은 암묵적으로 ‘제2의 미사일 실험은 또 하나의 레드라인’이라고 설정해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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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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