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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립 시인의 시드니 통신

톨로라야 駐시드니 러시아 총영사의 김정일 체제 진단

“시장경제 맛들인 북한, 절대로 사회주의경제 복귀 못한다”

  • 글: 윤필립 在호주 시인 philipsyd@naver.com

톨로라야 駐시드니 러시아 총영사의 김정일 체제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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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은 진지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리더…후세인과는 격이 다르다
  • ●김정일, 남북정상회담 후 “DJ의 말은 80%밖에 못 알아듣겠더라”
  • ●평양에 승용차 광고 출현…신흥 부유층 형성 중
  • ●북한 핵정책, ‘남아공의 선택’ 따를 것
  • ●러시아, 한반도 관통 철도사업 위해 수억 루블 투자
  • ●한국은 ‘북한판 마셜플랜’ 주도해야
톨로라야 駐시드니 러시아 총영사의 김정일 체제 진단
호주 시드니에 근무하는 외교관 중에 이색적인 경력을 가진 사람이 있다. 게오르기 톨로라야(Georgy Toloraya·49) 주(駐)시드니 러시아 총영사가 바로 그다. 그는 27년 동안 국제관계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시드니 근무 2년을 뺀 나머지 25년 내내 한반도 관련 업무만 담당했다.

그 25년에는 두 차례에 걸친 북한 근무 6년과 남한 근무 5년이 포함된다. 특히 1978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처음으로 발령받은 평양은 그가 ‘제2의 인생’을 출발한 곳이다. 스물두 살의 신출내기 외교관이 처음 찾은 북한은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지는 나라였다. 그러나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과는 지금도 우정을 이어갈 정도로 정든 곳이다.

톨로라야 총영사에겐 그것말고도 한 가지 더 특별한 체험이 있다. 한반도 격변기의 주요 지도자들인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일성·김정일 부자 ‘4김(金)’을 모두 만나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것이다.

그는 소련 붕괴 전에 북한에서 근무했고, 소련 국제통상부에서도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과 핵발전소 건설업무에 관여했다. 또한 김일성의 통치 후반기와 김정일 체제 구축의 현장을 목격했을 뿐 아니라, 김정일이 푸틴과 회담하기 위해서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모스크바행 특별열차에 동승하는 등 20일 동안이나 동행했다.

몇날며칠 동안 대륙을 가로질러 달리는 기차 안에서 그는 김정일과 포도주 잔을 기울이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또한 자신이 탑승한 열차를 남한까지 연결하는 TSR 프로젝트의 러시아측 협상실무 책임자로 일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1992년 11월 옐친 대통령이 방한할 때 동행해 노태우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배석했고, 대선 후보이던 김영삼(민자당), 김대중(평민당), 정주영(국민당)씨도 만났다. 당시 러시아 외무부 한국과장이던 그는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 요격에 의한 KAL기 격추사건을 재조사하는 임무를 맡았다. 또한 김대중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에서 정상회담을 할 때는 부분적인 통역을 맡는 등 한국과 소련, 한국과 러시아 외교의 역사적인 현장을 지켜보았다.

그는 또 한국과 소련이 수교할 당시인 1987년부터 1991년까지 양국 관계를 집중 연구한 주인공이다. 지금은 한반도 문제에서 잠시 떠나 있지만 그의 행보가 주목되는 것은 그렇듯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전방위로 활동한 경력 때문이다.

모자 두 개 쓰고 다니는 외교관

톨로라야 총영사는 마치 재충전을 위한 안식년 휴가를 보내듯 2003년, 비교적 현안이 많지 않은 시드니 총영사로 부임해 근무하고 있다. 시드니에서도 끊임없이 한반도 관련 글을 써서 외신에 보내고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학회에 참석해 강의하는 등 한반도 전문가라는 명성에 걸맞은 활동을 하고 있다.

이렇듯 러시아 최고의 한반도 전문가로 인정받는 톨로라야 총영사를 여러 차례 만나 그의 생생한 체험담을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주로 시드니 동부에 자리잡은 러시아 총영사관에서 이뤄졌는데, 그가 자주 찾는 단골식당에서 포도주 잔을 기울이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런데 현역 외교관이다보니 그는 귀가 솔깃해지는 얘기를 하고 나서는 예외 없이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맥 빠지는 일이지만 그런 조건을 걸고 인터뷰를 시작했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그나마 이 정도로 인터뷰한 것도 운이 좋은 편이다. 처음에 그는 현역 외교관 신분이라는 이유로 정중하게 사양했다. 그가 ‘신동아’ 인터뷰에 응한 것은 친분이 두터운 김창수 주시드니 한국 총영사의 적극적인 권유 때문이었다. 더욱이 그는 ‘신동아’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는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이번 인터뷰는 러시아 정부의 관점이 아니고 남북문제 전문가, 또는 학자로서 내 개인적 견해를 밝히는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또한 “관례에 따라 영어로 인터뷰를 하겠다”고 했다.

톨로라야 총영사를 여러 차례 만나는 동안 필자에게 강렬하게 전해진 느낌은 그가 아주 잘 ‘준비된 외교관’이라는 점이다. 원어민에 가까운 영어 구사력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어, 프랑스어에도 능통했다. 필자가 보기에 한국어 인터뷰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은데 끝내 영어를 고집했다. 한국말 때문에 조금이라도 밀리고 싶지 않았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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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필립 在호주 시인 philipsy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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