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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리포트

약진하는 ‘민간 군사기업’의 실체

남극 뺀 모든 대륙에서 포로심문, 전술지원, 군사자문 서비스까지

  • 정리: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약진하는 ‘민간 군사기업’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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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곤(미 국방부)은 지난 10년 동안 여러 PMFs와 약 3000건의 계약을 맺었다. 세계 최강인 미국 군대가 PMFs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진다 해도 그 기업들이 모두 미국의 것은 아니다. PMFs는 50개국이 넘는 곳에서 활동 중이다. 현재로선 남극을 뺀 모든 대륙이 활동무대다. 특히 해외 주둔 병력을 위한 병참 및 수송능력이 부족한 유럽국가들의 PMFs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를 테면, 아프가니스탄에 군수물자를 보내기 위해 유럽국가들이 1억달러 상당의 계약을 맺은 우크라이나 민간 기업은 옛 소련제 비행기를 이용해 물자를 실어 나른다. 영국의 일부 군대는 미국 기업인 핼리버튼에 병참용역을 맡긴다. 부시 대통령이 말하는 ‘의지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은 ‘청구서 연합(coalition of the billing)’이라 일컬어질 만하다.

이라크에만 60개 이상 활동 중

이라크는 현재 PMFs 인력이 가장 많이 활동하고 있는 지역이다. 60개 이상의 PMFs가 적어도 2만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 미군에 군사적 용역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엔 비군사적인 건설현장이나 유전에서 일하는 수천명의 인력은 포함돼 있지 않다. 치안이 불안한 이라크에 그토록 많은 PMFs 요원이 들어가 활동하는 것은 곧 위험 부담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2003년 봄 이래로 지금까지 PMFs 요원 175명이 목숨을 잃었고, 900명의 부상자가 생겼다. 펜타곤은 비군사부문 인력 손실은 집계하지 않는다. 따라서 정확한 숫자는 알기 어렵다.

이라크전쟁의 특징은 이전의 어떤 전쟁보다 PMFs의 역할이 커졌다는 점이다. 민간기업들은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침공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펜타곤을 도왔다. 이라크 침공 전진기지였던 쿠웨이트의 도하 기지(Camp Doha)는 미국의 한 PMF가 건설했고, 지금도 기지의 외곽경비를 맡고 있다. 이라크 침공에서도 PMFs의 역할은 컸다. B-2 스텔스 폭격기와 아파치 헬기를 비롯한 미군의 정교한 무기체계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일도 PMFs의 몫이었다. PMFs는 미 육군의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미 해군의 이지스 미사일 방어체계 운용을 거들기도 했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자랑하던 정예군인 공화국수비대가 무너진 뒤 PMFs의 역할은 전쟁 때보다 훨씬 커졌다. 반미 게릴라들에 맞서 PMFs는 이라크의 치안유지와 재건에 힘써왔다. 핼리버튼의 자회사인 켈로그 브라운 앤드 루트(Kellog Brown & Root)는 이라크 주둔 연합군에 용역을 제공하는 가장 큰 PMF다. 이 회사는 펜타곤과 130억달러 규모의 용역계약을 맺었다. 130억달러라면, 미국이 1991년 걸프전쟁을 벌이면서 지출한 총경비와 거의 맞먹고, 미 독립전쟁과 1812년 전쟁, 미-멕시코전쟁, 미-스페인전쟁 경비를 모두 합친 것과 같다.

한편 다른 PMFs도 연합군에 전술적인 군사용역을 제공하고 있다. 새로 태어난 이라크군과 경찰을 훈련시키는 것도 PMF의 일. PMF에 소속된 약 6000명의 요원이 이라크에서 무장한 채 일하고 있다. 이들은 흔히 ‘사설 경비원’이라 일컬어지지만, 미국의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서 어슬렁거리는 경비원과는 업무의 차원이 다르다.

이라크의 PMF 경비요원들은 바그다드 시내에서 ‘그린 존(Green Zone)’이라 불리는, 미국대사관을 비롯한 주요 시설물들이 자리잡은 지역을 지키고, 이라크 재건사업에 참여한 미국 기업들의 안전과 유전(油田) 경비를 책임진다. 이라크에 파견된 미 핵심인사에 대한 경호도 PMFs의 몫이다. 이를 테면 전 이라크 임시행정청장 폴 브레머에 대한 경호는 미 PMF인 블랙워터가 맡았다. 블랙워터는 요인 경호를 위해 이라크에서 무장 헬기를 독자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사적 이익과 공공 이익의 충돌

이라크 침공 뒤 치안유지에 안간힘을 써온 부시 행정부 처지에서, PMFs는 너무나 고마운 존재다. PMF의 군사용역은 부족한 군 인력을 메워주며, 세탁이며 청소 등 현역군인들이 하기 싫어하는 궂은 일을 대신 해준다. 그러나 PMFs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재건과정에 깊숙이 관계하면서 청구서를 지나치게 부풀리거나 이라크 포로 학대에 연루되는 등 몇 가지 심각한 잘못을 드러냈다. 이는 미국의 대외정책 수행과정에서 딜레마로 작용하고 있다.

첫째 딜레마는 PMFs의 이윤 추구와 공공 이익의 충돌이다. 민간기업의 이익은 발주자인 국가기관이나 공공이익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PMFs에 대한 외부의 관리감독이 어려운 탓이다.

미 부통령 딕 체니가 회장으로 몸담았던 핼리버튼은 이라크전 용역과 관련, 거액의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혐의를 거듭 받고 있다. 비판자들은 가솔린 가격을 과다청구하거나 하지도 않은 용역을 한 것처럼 꾸며 타낸 금액이 18억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여러 PMFs 가운데 앞서가는 군 용역업체로 2004년 8월 ‘월 스트리트 저널’의 1면 머리기사를 장식한 카스터 배틀즈(Custer Battles)도 허위서류로 연방정부 예산을 축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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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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