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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립 시인의 시드니 통신

호주 조기유학 百態

도박, 매춘… 벼랑에 선 ‘나홀로 유학族’, ‘24시간 매니저’로 뛰는 ‘기러기 엄마’들

  • 글: 윤필립 在호주 시인 philipsyd@naver.com

호주 조기유학 百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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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홀로 유학→적응 실패→흡연, 음주, 도박, 섹스
  • ●동양인 유학생 ‘왕따’ 만드는 유명 사립학교
  • ●“2중 언어 사용자가 영어 배우는 데 더 유리”
  • ●NSW주 교육청 각종 서비스 적극 활용할 만
  • ●성공 유학 위해선 학생보다 부모가 더 노력해야
  • ●교육은 호주 최고 수출산업…대학생 5명 중 1명은 유학생
호주 조기유학 百態
6월초순의 시드니는 손이 시릴 만큼 추웠다. 6년간의 긴 호주 유학생활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가는 남수연(가명·22)양의 심정도 날씨만큼이나 서늘했다.

수연이의 지난 6년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현실도피와 끝없는 탈선’이다. 굳이 유학이랄 것도 없는 길고 긴 방황의 연속이었고, 종국엔 깊은 수렁에 빠져버린 ‘실패한 유학’의 대표적인 사례다.

사람이 저승에 가면 가장 심하게 추궁받는 것이 ‘시간을 낭비한 죄’라고 하는데, 수연이는 꽃다운 시절 한때를 구겨진 휴짓조각처럼 낭비했다. 죄 중에서도 가장 큰 죄를 저지른 셈이다. 또한 그 또래의 나이에 해서는 안 될 일만 골라서 했다.

유학생에서 불법체류자로

필자는 수연이를 처음 만난 밤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풍문으로만 듣던 유학생의 탈선현장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간혹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절대 그럴 리 없다”고 고개를 가로저어온 터여서 충격은 더욱 컸다.

그날 밤, 필자는 서울에서 온 시인들과 어울려서 시드니의 선술집(pub)을 순례하고 있었다. 자정이 넘자, 한 시인이 한국 술집으로 가자고 했다. “포도주와 맥주는 도대체 싱거워서 못 마시겠다”는 푸념과 함께.
시드니 시내에서 한국 술집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물어물어 찾아간 술집에선 그날 장사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소주 한 병만 마시고 가겠다”고 사정하며 앉는 순간, 구석자리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한 여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아이가 수연이다.

언짢았지만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술을 마시는 동안, 술집 주인은 수연이를 집에 보내려고 한바탕 실랑이를 벌였다. 술에 취해서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수연이의 머리 위엔 별들이 총총했다.

건축업을 하던 아버지의 도산으로 수연이는 유학생에서 불법체류자로 신분이 바뀌고 말았다. 학비를 벌기 위해 파트타임으로 일을 했지만 워낙 몸에 밴 낭비벽 때문에 학비를 감당할 수 없었고, 결국 학생비자가 취소되기에 이른 것. 아주 짧은 기간이지만 수연이가 몸을 팔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그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부모는 나를 시드니에 버렸다”

아무리 정신을 다잡아도 한번 흥미를 잃고 보니 공부는 질색이었다. 사업 때문에 바쁘신 아빠는 얼굴조차 뵙기 힘들었고, 무남독녀인 나에 대한 기대가 유난히 컸던 엄마는 끊임없이 닦달하셨다. 학업성적은 바닥을 기는 데다 가끔씩 사고까지 치는 나 때문에 집안은 편할 날이 없었다.

문제는 엄마의 자존심이었다. 엄마 친구들의 자녀가 대부분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라 자식 문제가 화제에 오르면 엄마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고 하셨다. 나중엔 그 스트레스 때문에 친구들 만나는 것조차 꺼리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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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필립 在호주 시인 philipsy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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