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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 압박의 숨은 핵,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차관

위폐·마약 강공 주도하며 ‘매파적 관여정책’ 화력시범

  •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미주연구부장·정치학 ksunghan@chol.com

美 대북 압박의 숨은 핵,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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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초부터 북미관계가 심상찮다. 워싱턴에서 가한 위조지폐 압박에 평양은 격렬히 반발하고 나섰고, 1월중 열릴 것이라던 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는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미 행정부 내부에서도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로 대표되는 ‘협상파’의 목소리 대신 ‘강경파’의 주장에 급격히 힘이 실리는 형국.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의 배후에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차관이 있다고 지목한다. ‘마지막 네오콘 전사’라는 조지프 차관은 누구이고, 워싱턴 강경파의 속내는 무엇인가.
美 대북 압박의 숨은 핵,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차관

로버트 조지프 미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왼쪽)과 김계관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아래).

2005년 9월 아일랜드공화군(IRA)의 베테랑 조직원으로 알려진 71세의 숀 갈랜드라는 인물이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체포됐다. 달러화 위조지폐를 대량 구입해 유통시켰다는 혐의였다. 갈랜드는 즉각 혐의를 부인했고 미국 사법 당국으로 인계될 절차를 밟는 동안 일단 보석으로 석방됐다. 문제가 된 것은, 일반적인 위조지폐 감식기로는 진위를 식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다 하여 ‘슈퍼 달러’ 혹은 ‘슈퍼 노트’로 불리는 100달러짜리 위폐였다. 갈랜드가 이를 ‘어디선가’ 대량 구매한 후 유통시킬 ‘기술자’를 찾기 위해 북한측 모 기관과 접촉했다는 것이 미 사법 당국의 주장이었다.

사건 직후 미 재무부는 오랜 침묵을 깨고 “북한이 100달러 지폐를 정교하게 위조했으며, 위조담배와 마약밀매에도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어 미 당국은 “중국 마카오 소재의 (중국계) 델타아시아은행(Banco Delta Asia·BDA)이 북한인들로 하여금 위조화폐를 유통시키고 여타 불법행위를 하도록 도와준 혐의가 있어 ‘돈세탁 우선 우려대상(primary money-laundering concern)’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미 애국법(Patriot Act) 제311조에 따라 미국계 은행은 앞으로 BDA와 거래할 수 없다는 선언이었다. 발표가 전해지자 BDA가 곧 망할지 모른다는 소문이 마카오 일대에 삽시간에 퍼지면서 예금 인출사태가 벌어졌고, 결국 수일 후 중국 금융 당국은 BDA를 잠정 폐쇄하기에 이른다.

당시에는 많은 이가 주목하지 않았지만, 이들 사건은 모두 2005년 9월19일 6자회담 공동성명이 채택된 시점을 전후해 일어났다. BDA 사건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던 북한은 2005년 11월 중순 5차 6자회담 1단계 회의에서야 이 문제를 언급했다. 이때 김계관 북측 수석대표는 크리스토퍼 힐 미국측 수석대표가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할 만큼 강하게 반발했다. 김 대표의 반응은, 북한이 이른바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로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는 심증을 갖기에 충분할 만큼 심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북한의 태도는 “미국이 금융제재를 철회하지 않는 한 6자회담에 나가지 않겠다”는 것으로 발전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북한의 불법행위 문제는 6자회담과는 별개”라는 반응을 보이며 여느 때와는 달리 비로소 북한의 급소를 발견하고 표정 관리에 들어간 듯한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미국을 비롯한 상당수 주변국이 BDA가 북한의 중요한 외화 유입 창구라는 생각을 갖게 됐고, 이 창구가 막히게 됐으므로 앞으로 북한은 상당히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놓았다.

관계자들 사이에서 미 국무부 비확산담당 로버트 조지프(Robert Joseph) 차관의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 무렵이다. 대북 금융제재를 비롯한 모든 ‘작전’이 조지프 차관의 머릿속에서 나왔다는 이야기였다. 언뜻 위조지폐나 마약 문제가 어떻게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문제와 관련이 있는지 의문을 가질 법도 하지만, 조지프 차관의 논리는 단순명쾌하다. 이러한 불법행위를 통해 벌어들인 돈이 WMD 개발과 확산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비확산부서에서 다뤄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지막 네오콘 전사’

조지프 차관은 자타가 공인하는 군축 및 비확산 문제 전문가다.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플레처 외교법률대학원, 튤래인 대학, 칼턴 대학 등에서 교수생활을 하다 미 국방대학교에 정착하면서 본격적으로 안보 문제 연구에 전념했다. 이후 레이건 행정부 시절 국방부에 들어가 국제안보정책 담당 부차관보를 역임했고, 다시 국방대학교로 돌아갔다가 집권1기 부시 행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비확산담당 선임보좌관으로 일했다. 2005년에는 존 볼튼 차관(현 유엔대사)의 뒤를 이어 2기 부시 행정부의 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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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미주연구부장·정치학 ksunghan@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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