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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린성-북한-동해 잇는 운하 건설 계획

동북3성+북한, ‘경제 동북공정’ 가시화?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중국, 지린성-북한-동해 잇는 운하 건설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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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자본이 북한의 주요 지하자원 개발권을 독차지하고 있다. 항만, 철도, 도로 등 북한 내 주요 인프라도 대부분 중국이 사용권을 갖고 있다. 평양은 중국 상품의 소비시장이 됐다. 함경북도 나진항은 중국측에 50년간 조차됐다. 북한은 중국이 대주는 석유에 ‘생존’을 기대고 있다. ‘경제 동북공정’ 즉, “북한이 경제적으로 야금야금 잠식되면서 결국 중국의 동북 제4성(省)으로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동북 지린성과 북한, 동해를 잇는 ‘운하’ 계획도 수립했다.
중국, 지린성-북한-동해 잇는 운하 건설 계획

두만강 하구. 왼쪽 강 건너편이 북한이다.

중국 지린성(吉林省) ‘두만강변 도로’는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북한 함경북도와 마주하는 지린성 훈춘(琿春) 시내에서 두만강 하구인 팡촨(防川)까지 이어지는 이 길을 자동차로 달리면, 차창 밖으로 두만강이 흐르고 강 건너 북한의 초원과 나지막한 봉우리가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며 스쳐 지나간다. 중국 정부도 이곳의 경치가 빼어나다고 하여 ‘국가급 풍경명승지’로 지정했다.

길은 팡촨의 ‘망해각’이라는 전망대에서 끝난다. 한국의 임진각과 비슷하다. 전망대에 서면 중국, 러시아, 북한 3국이 국경을 마주한 광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한의 철길과 러시아 연해주의 철길을 잇는 ‘조-러 철교’가 놓여 있고, 그 너머로 동해로 흘러 들어가는 두만강도 보인다. 모두 손에 잡힐 듯한 거리다.

기자를 이곳까지 안내한 훈춘시의 한 관리는 “중국은 동해를 불과 수km 앞에 두고 북한, 러시아에 의해 내륙으로 둘러싸이게 됐다. 중국이 지금도 아쉬워하는 뼈아픈 역사가 있다”고 했다. 19세기 말 제2차 아편전쟁(영국·프랑스 연합군 대 청나라군의 전쟁)에서 청이 패한 뒤 러시아는 ‘패전 처리’인 베이징 조약을 중재한 대가로 연해주를 청으로부터 넘겨 받았다. 이로써 중국의 동북3성 지역(지린성, 헤이룽장성, 랴오닝성)은 동해로 진출하는 항구를 모두 잃게 됐다.

이 관리는 “내륙에 갇히게 된 것은 동북지역이 그로부터 100여 년 후인 지금까지 낙후지역으로 남게 된 결정적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린성의 관문인 훈춘시는 연해주 자루비노 항구를 통해 바다와 연결된다. 그러나 러시아측의 견제로 지린성의 해상무역은 제한적으로만 이뤄져왔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1992년 훈춘 지역(두만강 황금삼각지대)에 대규모 외국자본 투자 계획을 세웠다. 1998년 640개 외국 기업이 10억달러 규모의 투자심사비준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해외 투자는 활성화되지 못했다. 물자와 상품의 수·출입에 절대 필요한 항만 확보가 불충분했던 까닭이다.

다음은 중국이 동해 진출을 얼마나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지를 보여주는 논문(‘중국 물류네트워크의 정책 및 실태에 관한 연구’, 조규진 광운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등) 내용이다.

“중국은 유엔의 두만강 황금삼각지대 개발계획과 관련하여, 중국 북부와 일본의 해상로를 연결하기 위해 두만강 하구 팡촨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중국 북부와 일본 간 해상로가 연결된다면…동북아 물류네트워크에서 매우 중요한 지점이 된다.

팡촨 문제에서는 ‘두만강 하구 4km를 양쪽에서 각각 소유한 러시아와 북한이 중국의 팡촨을 일본에 대해 완전개방하도록 얼마나 협력해줄 수 있느냐’하는 것이 관건이다.”

장쩌민 전 중국 주석은 1990년대부터 중국 훈춘-북한 나진항-러시아 연해주 항구를 연결하는 두만강 개발계획을 추진해왔다. 장 전 주석은 두만강 하구를 찾아 “이곳을 지배하는 자가 동북아를 지배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중국에 물길을 내주는 일에 비협조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러시아에 의해 막혀 있던 동해 바닷길이 북한 쪽으로 뚫릴 조짐이 보인다.

지난해 북한 함북 나선시 인민위원회와 중국 훈춘시 둥린무역공사-훈춘국경경제협력지구보세공사는 50대 50으로 출자해 나선국제물류합영공사를 설립키로 했다. 나선국제물류합영공사는 나진항 3부두와 4부두를 50년간 사용하게 됐다. 중국이 나진항을 50년간 조차한 것이다. 이어 중국측은 북측과 합의를 이끌어내 훈춘과 나진항을 잇는 고속도로(약 70km)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동북지역은 북한의 고속도로와 나진항을 통해 동해로 나아갈 수 있게 된 것. 중국의 ‘100년 숙원’이 실현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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