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호

SIPRI 2006 연감으로 본 지구촌 군사력

중국군, 러시아산 무기로 급속 현대화… 일본 국방비 지출 세계4위

  • 정리·김재명 국제분쟁전문기자 kimsphoto@hanmail.net

    입력2006-08-08 13: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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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과 군사 관련 분야의 세계적 싱크 탱크인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ion)가 해마다 펴내는 ‘군비·군축·국제안보 연감’은 “지구촌 평화는 아직 멀었다”고 말한다. 이 연감 올해판(版)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국방비 지출이 크게 늘었고 무기수출도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 감축도 지지부진하다. 그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SIPRI 2006 연감으로 본 지구촌 군사력

    사열하는 중국군(왼쪽). 훈련 중인 일본 자위대(오른쪽).

    무장투쟁은 본질에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지난 수십년 동안 커다란 변화를 보여왔다. 특히 비(非)국가 부문(non-state actors, 이를테면 알 카에다와 같은 반미 저항집단)이 유혈분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이는 국제사회의 분쟁 완화에 어려움을 더한 것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카슈미르 분쟁은 비국가 부문 세력집단의 활동으로 말미암아 투쟁의 성격이 바뀌어왔다.

    아시아에서 유혈투쟁 최다 발생

    카슈미르에서 무장 저항집단의 극한투쟁으로 말미암아 인도-파키스탄 정부 사이의 평화협상 움직임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4년 1년 동안 전세계에서 사망자 1000명 이상을 낸 유혈투쟁은 19건이다. 이에 비해 2005년에는 16개 지역에서 모두 17건의 유혈투쟁이 벌어졌다. 그것들은 모두 ‘내전’의 성격을 지녔다. ‘국가간 전쟁’은 하나도 없었다. 또 다른 특징은 2005년엔 아시아에서 유혈투쟁이 가장 많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1991년 소련의 해체와 더불어 동서 냉전이 막을 내린 뒤 1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유혈투쟁은 모두 57건.

    냉전이 막을 내리면서 여러 지역의 유혈투쟁에서 ‘종교’가 핵심요소로 떠올랐다. 근년에, 특히 2001년 9·11테러 뒤 급진 이슬람 세력은 테러와 폭력의 뿌리로 여겨져왔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슬람주의를 비롯한 종교적 극단주의의 성장 속에서 ‘문명충돌론’을 펴기도 했다.

    최근의 연구는 무슬림 사회가 다른 세계와 관계를 맺는 것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세계화(globalization)의 결과로서 일어난 이슬람 세계의 변화와 내부의 투쟁은 전통적인 이슬람 사회와는 반대되는, 새롭고 역동적이고 폭력적인 운동을 촉진해왔다.

    유엔 자원의 75%, 아프리카로

    다국적 평화유지 활동의 규모는 근년 들어 매우 커졌다. 2005년의 경우 28만 9500명의 군인과 17만5000명의 민간인이 전세계 58개 지역에서 활동 중이다(이라크에서 활동하는 18만4000명의 군민 포함). 1948∼89년의 40년 동안 겨우 40건의 평화유지 활동이 벌어진 사실과 커다란 대조를 이룬다. 임무가 늘어나고 성격이 복잡해지면서 유엔과 다른 국제기구들은 능력을 시험받는 상황이다. 유엔의 위임을 받은 아프리카연합(AU)을 비롯한 지역기구들의 평화유지 활동도 37건(2005년 기준)에 이른다. 이는 냉전이 막을 내린 뒤로 가장 많은 숫자다.

    지난 10년 동안 유엔은 주로 아프리카 유혈분쟁에 개입해왔다. 2005년에도 국제사회는 아프리카에 평화를 뿌리내리기 위해 커다란 노력을 기울였다. 2005년 말 현재 유엔 자원의 75%가 아프리카에 쏟아부어졌다. 분쟁지역에 파견된 유엔 인력 가운데 절반가량이 아프리카 사람이다. 그럼에도 아프리카는 낙후된 지역으로 남아 있다. 행정부의 허약함과 더불어 불균등한 경제발전을 둘러싼 갈등(코트디부아르, 라이베리아, 짐바브웨 등)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2005년 아프리카 대륙에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 가운데는 성공한 경우도 있지만(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실패한 것도 있다(코트디부아르, 콩고, 수단). 독재자 찰스 테일러가 반군의 공세에 밀려 물러난 라이베리아에서 유엔은 과도기의 혼란을 막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시에라리온에서도 유엔 평화유지 활동은 효과적이었다. 유엔은 1991년부터 10년 넘게 내전에 시달려온 시에라리온에서 6년에 걸쳐 평화유지 활동을 펼쳤고 21세기 들어 이 나라를 안정시켰다.

    그러나 2005년의 경우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두 나라를 빼고는 아프리카에서 유엔 평화유지 활동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아프리카 대륙의 평화는 아직 숙제로 남아 있다. 코트디부아르의 되풀이된 유혈사태는 정상적인 유엔 활동을 막았다. 콩고민주공화국도 사정은 거의 비슷하다. 콩고에서 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국제사회는 군 병력을 보내 치안유지에 나서줄 것을 유럽연합(EU)에 요청한 상태다.

    아프리카에서 평화유지 활동이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 수단 다르푸르 지역이다. AU 평화유지군이 파견돼 있지만 적절한 장비를 갖추지 못한 데다 훈련도 엉성한 상태다. 이 지역을 위기에서 구해낼 책임을 맡기기엔 힘이 모자란다. 유엔은 AU 평화유지군을 유엔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 전환하는 방안, 또는 이들의 활동에 필요한 장비를 유엔 예산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미국, 세계 군비 지출의 48% 차지

    지난 40년 동안 국방비 지출 통계는 정치적 맥락에서 다뤄져왔다. 여기에는 두 가지 큰 변화가 있다.

    냉전시대엔 강대국들이 얼마만큼의 국방비를 지출했는지에 관심이 쏠렸다면, 탈(脫)냉전시대엔 제3세계(이를테면 이슬람 국가들을 비롯한 반미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 규모가 주요 관찰대상이 됐다. 또 다른 변화는 유엔이 국방비 관련 자료를 사용하는 목적이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군축(軍縮)에 초점을 맞췄다면, 요즘엔 각국이 발표하는 국방비의 정확성 여부를 밝히는 투명성 쪽으로 옮겨갔다.

    이런 변화는 군축이 곧 사회경제 개발로 이어진다는 논리가 힘을 잃었기 때문에 빚어졌다. 반면, 서로 투명성을 높임으로써 지역안보와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인식이 국제사회에 널리 퍼져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한 국가의 국방비 규모로 군사력의 크기를 재는 것은 잘못된 판단을 낳을 수 있다. 국방비가 늘었다고 해서 안보환경이 반드시 좋아진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안보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국가보다는 시민사회를 이루는 각각의 개인에 초점을 맞춘 이른바 인간안보(human security) 개념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인간안보 분야에서는 한 국가의 국방예산 규모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2005년 전세계 국방비 지출은 1조10억달러(2003년 화폐 기준)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물가상승률과 환율 변화를 고려해 지금의 화폐기준으로 환산하면 1조118억달러 규모다. 이 같은 국방비 지출은 전세계 총생산(GDP)의 2.5% 수준이며, 인구 1인당 평균 173달러를 부담한 셈이다. 2005년 전세계 국방비 지출은 전년에 견주어 3.5% 늘어났고, 지난 10년(1996∼2005) 동안 34%나 증가했다.

    이처럼 전세계 국방비가 늘어난 것은 미국의 국방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세계 국방비 지출 흐름에 결정적인 변수가 되는 것은 미국 국방비다. 2005년 전세계 국방비 증가액의 80%는 미국 몫이다.

    소수 국가가 세계 국방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상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계속 나타나고 있다. 국방비 지출 상위 15개국이 전세계 국방비 지출의 84%를 차지한다. 미국의 국방비 지출규모는 단연 으뜸으로, 전세계 국방비의 48%에 이른다. 그 다음이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 순으로 각각 전세계 국방비 지출의 4~5%를 차지한다.

    미국의 국방비 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군사작전 때문이다. 미국은 2002~2005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을 벌였다. 규모는 작지만, 태풍 카트리나와 리타도 미국의 국방비 지출 증가에 한몫했다. 대부분의 미 국방비는 정규예산뿐 아니라 추가경정예산을 통해서도 증액됐다.

    펜타곤의 정규예산에다 추가경정예산을 더하는 이 같은 지출방식은 미국에서 국방비 집행의 주도권이 의회에서 대통령으로 옮아갔음을 말해준다(미국의 지나친 국방비 지출은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국방비 지출은 미국 경제에 단기적으로는 플러스 효과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역자 주).

    광물과 화석연료의 시장가격이 오른 것도 전세계 국방비 지출이 늘어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아제르바이젠 등은 석유와 가스 수출로 많은 돈을 벌어들였고, 이들 국가는 그 자금으로 자국의 국방비를 쉽게 충당했다. 칠레와 페루의 국방비 지출 증가도 풍부한 광물을 수출해 많은 외화를 벌어들인 덕분이다.

    신흥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는 중국과 인도가 군사 부문에 돈을 많이 쓰는 것도 전세계 국방비 지출증가에 큰 몫을 했다. 그렇지만 중국의 국방비는 아직까지는 미국 국방비에 크게 못 미친다. 중국과 인도의 국방비 지출 증가율은 두 국가의 경제성장률에 비례한다.

    1990년대 이래로 전세계 100대 군수(軍需)기업의 매출은 꾸준한 증가 추세다. 1990년 100대 군수기업의 매출액은 전세계 군수기업 총 매출액의 22%를 차지했지만, 2003년엔 44%로 늘어났다. 2004년 한 해 동안 100대 군수기업의 매출액은 15% 늘어났다. 이들 100대 기업의 총매출액은 2680억달러에 달한다. 대부분이 미국과 서유럽 기업으로, 미국 기업이 40개(100대 기업 총 매출액의 63.3%를 차지)이며 서유럽 기업이 36개(총 매출액의 29.4%)다.

    러시아 수출 무기 43% 중국行

    1990년대보다는 느린 속도이지만, 군수기업들 사이의 인수합병 또는 제휴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2005년에 이뤄진 인수합병 또는 제휴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것은 대체로 20억달러 안팎 규모다. 미국 내 군수기업끼리 손을 잡은 분야는 정보기술(IT)과 군 용역 서비스 분야다. 영국 군수기업들은 수익성 높은 미국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미국 군수기업들과 손잡고 있다. 이렇듯 군수산업은 갈수록 집중화하고 국제화하는 추세다.

    기술 부문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민간기술이 무기체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IT와 전자산업 분야의 민간기업들은 국방 분야의 주요 계약자로 떠올랐다. 미국이 2001년 이래로 벌여온 테러와의 전쟁은 이런 흐름을 더욱 재촉했다.

    하향 곡선을 그리던 국제 무기거래액은 2003년 들어 다시 오르막길로 접어들었다. 2001년의 전세계 무기거래 총액은 270억~340억달러로 추정됐다. 2004년 전세계 무기거래 총액은 440억~530억달러로 이는 전세계 무역 총액의 0.5∼0.6%에 해당한다.

    최근 5년(2001∼2005) 동안의 무기 수출국 ‘빅5’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순이다. 러시아와 미국은 각기 전세계 무기 거래액의 30%쯤을 차지하며, 유럽연합이 매출액 3위다. 2005년의 경우 무기수출국 빅5는 전세계 무기 거래액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2001~2005년 러시아가 수출한 무기의 43%는 중국으로, 25%는 인도로 향했다. 중국과 인도의 경제력이 커짐에 따라 두 나라는 전세계 무기 수출국의 중요한 고객이 됐다.

    미국의 정책은 일본과 더불어 인도를 전략적 파트너로 삼아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이 인도에 수출하는 주요 무기의 양은 얼마 되지 않지만, 미국은 인도와 공동으로 무기개발을 추진하고 인도에 기술을 이전할 계획도 갖고 있다.

    최근 5년 사이(2001~2005) 미국산 무기의 최대 수입국은 그리스이고 그 다음은 이스라엘, 영국, 이집트 순이다. 기존의 무기 수입국들을 그대로 붙잡아두면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려는 무기 수출국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미국이나 유엔 등의 무기 금수(embargo) 제재를 받지 않는 나라는 ‘열린 시장’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모든 국가는 무기 수출에 관련된 정확한 자료를 유엔에 밝히도록 돼 있지만, 일부 국가는 이 조항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려는 듯하다. 무기 수출 자료를 살피는 유엔 전문가들은 전세계 무기 수출액과 수입액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있음을 지적해왔다. 무기 수출에서 한 국가의 상업적 실용주의가 득세한다면, 어떤 무기가 얼마만큼 수출됐는지를 제대로 밝히려는 정치적 의지가 줄어들게 마련이다.

    5대 강국, 핵무기 3만여 개 보유

    2005년에도 핵무기의 개발 및 보유를 막으려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는 안팎에서 도전에 부딪혔다. 1968년 출범한 NPT 체제는 핵무기의 확산을 막으려는 국제적 노력의 법적인 바탕이다.

    이 조약에 가입한 비핵 국가들은 핵무기를 개발 보유하지 못하게 돼 있으며, 미국·프랑스·영국·중국·러시아 5대 핵 보유국은 핵 군축의 의무를 지닌다(비핵국가들은 ‘NPT 체제가 핵보유국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불평등 조약’이라는 비판을 제기해왔다. 한편으로 핵보유 국가들은 핵 군축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신형 핵무기 개발 움직임마저 보여 논란을 빚었다.-역자 주).

    핵 비확산과 군축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NPT 평가회의는 5년마다 한 번씩 열린다. 2005년 5월 제7차 회의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렸지만, 각국 대표들은 핵심 주제들에 대해 아무런 실질적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각국 대표들은 평가회의의 의제를 무엇으로 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데만 회의기간 4주 가운데 3주를 보냈다. 핵 비확산에 무게를 둘 것인지, 아니면 핵 군축에 무게를 둘 것인지를 놓고 입씨름하며 시간을 허비했다. 그 결과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문제, 기존 핵보유국들의 핵 군축 문제 등 실질적 문제들을 논의할 시간이 모자랐다.

    2006년 초 확인된 바로는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5개국이 실전에 배치한 핵무기는 모두 1만2300개다. 그렇지만 이들 5개 핵 보유국가가 예비로 비축하고 있는 비활성 핵탄두(warhead)까지 모두 합치면 3만2300개에 이른다. 이들 5대 핵 보유국가 가운데 영국을 뺀 나머지 국가들은 기존 핵무기를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핵무기의 현대화 계획도 추진 중이다(미국과 러시아는 2002년 ‘전략핵무기 감축조약(SORT)’에 서명, 2012년 말까지 실전에 배치된 전략핵탄두 숫자를 각각 2200개 이하로 감축하기로 합의했지만, 감축작업 속도가 매우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역자 주).

    NPT 체제에 가입하지 않은 채 핵무기를 개발해 보유한 국가들인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도 문제다. 이들 3개국은 핵탄두 숫자를 늘려 나가는 것은 물론이고, 핵탄두를 실어 나를, 사정거리가 훨씬 먼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으로 보인다.

    2005년의 현안은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움직임에서 비롯된 국제적 긴장 완화였다. 북한 핵 위기를 풀려는 6자회담이 지지부진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란의 핵개발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보리 회의도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미국도 화학무기 폐기에 소극적

    생화학무기 개발 억제 또한 지구촌 평화를 위해 중요한 사안이다. 1972년 출범한 생물무기협약(BTWC)은 미생물, 생약품, 독극물을 주원료로 한 무기나 그 운반시설을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용하지 말자는 국제적인 합의다. BTWC는 공식적인 확인이나 승낙 없이는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해선 안 된다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2005년 BTWC 회원 국가들은 연례회의를 열어 “생물과학을 적대적으로 사용할 경우 BTWC 체제가 위험에 빠진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BTWC 국제회의는 2006년 말 다시 열릴 예정이다.

    화학무기의 경우 1997년 화학무기협약(CWC)이 발효될 당시 화학무기를 지닌 국가는 미국, 러시아, 인도, 리비아, 알바니아 등이었다. CWC 회원국들은 늦어도 오는 2012년까지 지구상의 모든 화학무기를 폐기한다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화학무기를 보유한 국가들 대부분은 그런 데드라인을 지키려고 서두르지 않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2대 화학무기 보유국이다. 그러나 2005년 말까지 미국은 자국이 보유한 3만1000t의 화학무기 가운데 36%를, 러시아는 4만t의 화학무기 가운데 4%를 각각 폐기했을 따름이다. 최근엔 비국가 테러집단이 생화학무기를 이용해 테러를 벌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래식 무기’의 감축도 유럽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만한 성과가 없다. 유럽은 재래식 무기 감축의 본보기다. 유럽은 투명성, 신뢰를 바탕으로 하여 재래식 무기 감축작업을 안정적으로 펼쳐왔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볼 때 재래식 무기 감축 노력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추진한 군축협상은 지난 10년 동안 눈에 띄는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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