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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춘 전 합참 정보본부장이 본 북한 미사일 발사

“미사일 수출로 달러 챙기는 군부 강경파, 北 주도권 장악”

  • 정리·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박승춘 전 합참 정보본부장이 본 북한 미사일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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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승춘 예비역 중장은 33년 군 생활 대부분을 대북정보 분야에서 보낸 베테랑 북한군사 전문가다. 정보병과를 대표하는 실무형 군인이던 그는 병과 최고위 보직인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 겸 합동참모본부 정보참모본부장을 지내고 2004년 전역했다. 7월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분석해달라는 ‘신동아’의 기고 요청에 박 전 본부장은 “나설 상황이 아니다”며 난색을 표했다. 대신 기사 작성을 돕는 비공식 인터뷰라면 고려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막상 그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오히려 그의 전문적인 식견을 일관된 흐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가치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 인터뷰 전체를 글의 형식으로 정리한다. 박 전 본부장의 양해를 구한다.
박승춘 전 합참 정보본부장이 본 북한 미사일 발사
7월5일 새벽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사(射)거리 500km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스커드C와 사거리 1300km의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노동, 장거리인 대포동 2호를 한꺼번에 발사했다는 사실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스커드 미사일과 노동 미사일은 강원도 안변군 깃대령에서 발사됐고, 대포동 2호는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발사됐다. 북한이 이렇듯 각기 다른 종류의 미사일을 한꺼번에 발사한 것은 각각의 미사일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관련 국가들에 동시에 전달하려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번 미사일 발사에는 눈앞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당면목표와 장차를 생각하는 근본적인 목적이 한꺼번에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면목적은 많은 이가 분석한 바와 같이 북미 관계와 관련 깊다. 중동문제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백악관과 여론을 돌려 주목받음으로써 직접대화를 유도하려는 목적이다. 미국 시각으로 7월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춘 발사일정에서도 “날 좀 봐달라”는 의도가 담겨 있음을 쉽게 추론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주변국에 대한 무력시위, 특히 한반도 전쟁을 상정한 위협 성격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북한은 여전히 한반도의 무력통일 전략을 유지하고 있고, 그것만이 실질적으로 유일한 통일방법이라는 인식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를 위한 북한의 움직임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는 게 정설이다. 하나는 인민군 차원의 군사력 확충이고, 또 하나는 남한 내부의 여건조성이며, 마지막 하나는 여건이 조성되어 남침했을 때 미국의 개입을 차단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다.

6·25전쟁 직전 트루먼 행정부가 이른바 ‘애치슨 라인’을 발표하자, 북한은 미국이 한반도 전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고 남침을 감행했다. 그 예상은 빗나갔고 결국 무력통일은 실패했다. 이는 북한 처지에서는 매우 뼈아픈 경험이었을 것이다. 전쟁 이후 북한은 패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그에 입각해 꾸준히 전력증강 사업을 벌였다.

패전의 주요원인이 미군의 참전이었던 만큼, 전력증강 역시 상당부분 향후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졌을 때 미국의 개입을 차단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진행됐다. 예를 들어, 남한이 아직 잠수함을 한 대도 보유하기 전에 북한이 수십 척의 잠수함을 확보한 것은 미군의 전시증원병력이 부산을 통해 한반도로 건너오는 것을 해상에서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미사일에도 마찬가지 의미가 있다. 스커드 미사일로 남한 전역을 커버하고, 노동 미사일과 대포동 1호로 일본 및 오키나와 지역까지 감당하며, 대포동 2호로 미국 알래스카까지 억제력을 갖겠다는 의지다. 이 또한 미국의 전쟁개입을 막는다는 목표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향후 언젠가 미군이 남한에서 철수한 상황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미군이 오키나와 기지를 통해 개입하려 할 때 미사일 공격으로 저지하겠다는 시나리오다. 개전초기 한반도로 이동 중인 미군이 경유지에서 미사일 공격으로 해를 입는다면 미국 내 참전반대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의 요구에 따라 미군이 철수한 이후 상황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국 국민이 우리를 원치 않는다고 해서 나왔는데, 이제 와 아군기지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감수하면서까지 참전할 이유가 있는가”라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한국과 사이도 안 좋은데 도쿄로 미사일이 날아오는 상황을 각오하면서 개입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나오게 될 것이다. 북한 미사일에 얽혀 있는 ‘군사적 메시지’는 이렇게 읽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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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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