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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아르빌 현지 교민들의 하소연

“재건사업 황금시장 외면, 특정업체만 활보”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이라크 아르빌 현지 교민들의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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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는 돈 버는 일엔 관심 없고, 돈 쓰는 데만 신경”
  • 교민 출입은 막으면서 삼미건설·수자원공사 직원은 제지 안 해
  • 자이툰 부대 보급차량, 테러에 무방비?
  • 중국, 터키, 이탈리아, 네덜란드가 재건사업 싹쓸이
  • 파병 반대했던 국회의원들 “이젠 국익 차원에서 고려를…”
이라크 아르빌 현지 교민들의 하소연

아르빌 시티센터 내 신도시 건설을 알리는 광고판. 한국기업엔 ‘그림의 떡’이다.

한국의 자이툰 부대가 주둔하는 이라크 아르빌 지역에 가까워지자 군용 비행기는 갑자기 요동을 쳤다. 군 관계자는 “적군의 미사일이 우리를 겨누고 있을지 몰라 레이더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전술비행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그제야 전쟁터에 온 것을 실감했다.

그러나 아르빌에 도착해 시내를 둘러보면서 상공에서 느꼈던 불안함은 말끔하게 사라졌다. 한국인이라는 것을 확인한 주민들은 손을 흔들며 반가워했고, 학교 운동장에서 만난 아이들은 더없이 평화스러워 보였다. 안 교수는 “방문자를 위해 일부러 연출하려고 해도 그렇게까지 할 수는 없다”며 “더구나 곳곳에 공사현장이 있어 전쟁터란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르빌에 체류하다가 귀국한 A씨는 좀더 다양한 현지 소식을 전해주었다. 아르빌은 전통적으로 쿠르드족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쿠르드족에게 못살게 굴었던 사담 후세인이 제거되자 곳곳에서 재건 바람이 불고 있다. 후세인의 탄압을 피해 외국으로 도피했던 수많은 쿠르드족 주민이 고향으로 돌아오기 위해 그동안 번 돈을 집 짓는 데 쓰고 있다. 이래저래 공사가 많다는 얘기였다.

중국, 터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은 이런 수요를 보고 일찌감치 진출했다. 아르빌의 통신사업은 중국 기업이 맡았다. 아르빌 위쪽 다후크 지역의 석유시추공사 현장에는 네덜란드 기업이 들어가 있다. 터키와 이탈리아 기업들은 아르빌 시내 도로공사를 벌이고 있다. 아르빌에서 남동쪽으로 수백 km 떨어진 술라이마니아주(州)에선 오래전부터 한국 기업의 진출을 요청했지만, 우리 쪽에서 응답하지 않아 다른 나라에 기회가 돌아갔다. 안인해 교수가 목격한 공사현장에 한국인은 없었다.

한국 기업이 이라크에 진출해 ‘오일 머니’를 벌어들이지 않는 것은 우리 정부의 통제 때문이다. 2004년 김선일씨가 이라크 내 테러단체에 피살당하자 정부는 모든 민간인의 이라크 출입을 막았다. 이런 사건이 이어지면 여론이 자이툰 부대의 철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한미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감안한 것이다.

누군 붙잡고, 누군 내버려두고…

그러나 몇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첫째, 안전이 문제라면 왜 다른 나라 기업들은 자유롭게 진출하고 있냐는 것이다. 둘째, 자이툰 부대에서도 한국 기업의 진출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당시 정승조 자이툰 부대 사단장은 아르빌을 방문한 기자단에게 “한국 기업의 진출이 저조해 파병효과를 누리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셋째, 정부가 민간기업의 진출을 막고 있다지만, 삼미건설은 자이툰 부대 안팎을 자유롭게 다니며 KOICA(한국국제협력단)에서 발주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아르빌의 한 주민은 “정부가 돈 쓰는 일에만 관심이 있고, 돈 버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렇듯 납득하기 어려운 정부의 통제에 현지 교포 사업가들은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누군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두고, 누구는 반찬거리 사러 나갈 때도 군의 통제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 중 현지 주민 한 사람과 연락이 닿았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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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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