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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취재

고리 1호기 계속운전 논란 속에 둘러본 일본 원전

“한국 원자력은 일본을 절대 따라잡지 못할 것”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고리 1호기 계속운전 논란 속에 둘러본 일본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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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묘한 곳에 원전단지 세운 일본
  • 임계 사고 일어나도 갈 길은 간다
  • 국익 위해 앞장선 일본 자치단체장
  • “원전 폐로(廢爐)는 수조원을 땅에 묻는 것”
  • 계속운전 : 한국은 요란, 일본은 조용
고리 1호기 계속운전 논란 속에 둘러본 일본 원전

다카하마 원자력 본부. 오른쪽은 섬에 건설된 1호기와 2호기, 왼쪽에 보이는 것이 반도에 지은 3호기와 4호기다. 원자로 사이에 바다를 복개한 작업공간이 있다.

한국에는 전기만 생산하는 여섯 개의 발전(發電)회사와 이 회사로부터 전기를 구입해 공급하는 한 개의 전력회사(한국전력)가 있다. 2001년까지 ‘한국전력’이라는 단일회사였으나, 김대중 정부에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이유로 일곱 개 회사로 쪼개놓았다. 한국(남한)은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큰 섬 없이 육지로 이어지는 영토인지라, 오랫동안 단일 전력회사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일본은 다르다. 일본은 혼슈(本州), 규슈(九州), 홋카이도(北海道), 시코쿠(四國), 이렇게 네 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섬마다 별도로 전력회사를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개항기 때 일본에 진출한 서방 세력은 일본이 하나로 뭉치는 것을 방해하려고, 도쿄(東京)를 중심으로 한 간토(關東)지역과 오사카(大阪)를 핵으로 한 간사이(關西)지역에 각각의 전력회사를 세우게 했다. 그로 인해 ‘본토’로 불리는 혼슈 지역에만 일곱 개의 전력회사가 생겨나, 일본은 도합 열 개의 전력회사를 갖게 되었다.

전력회사가 많으면 지역간 ‘전기 장벽’이 생겨난다. 전기 주파수에는 크게 50사이클과 60사이클이 있다. 한국은 60사이클의 전기만 생산하나 일본은 그렇지 않다. 간토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도쿄전력은 50사이클의 전기를 생산하나, 간사이전력은 60사이클의 전기를 생산한다. 따라서 도쿄에서 오래 살다 오사카로 이사한 사람은 50사이클을 60사이클로 바꿔주는 변환기가 있어야, 가전제품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간사이전력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2000여만 간사이 주민에게 전기를 공급한다. 일본에는 모두 54기의 원전이 있는데, 이 가운데 11기를 간사이전력이 운영한다. 간사이전력은 동해에 접한 후쿠이(福井)현의 다카하마(高浜)정에 4기, 오이(大飯)정에 4기, 미하마(美浜)정에 3기의 원자로를 운영하고 있다.

섬과 반도 사이 바다 복개한 공간 활용

1월30일 기자는 다카하마 원전본부를 찾아갔다. 이 원전본부는 독특한 곳에 위치해 있다. 오른쪽으로는 해상국립공원인 와가사(若狹)만에, 왼쪽으로는 우치우라(內浦)만에 접한 작은 반도가, ‘산속의 깊은 계곡’ 같은 형태의 바다를 놓고 섬을 마주한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폭이 5m도 되지 않을 것 같은 ‘바다계곡’ 건너의 바위섬은 울창한 숲을 이고 있다.

이 바다계곡엔 트러스 다리가 걸려 있는데, 다리 앞에서 왼쪽으로 돌면 다카하마 원전본부의 입구가 나온다. 원전 진입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자 반도와 섬 사이의 간격이 넓어졌다. 바다계곡을 꼭짓점 삼아 V자 형태로 벌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넓은 바다가 들어와 있는 것이다. 다카하마 원전본부는 V자 계곡의 양쪽, 그러니까 반도와 섬의 바위 해변을 깎아 만든 공간에 들어서 있다.

섬 쪽으로 1호기와 2호기가, 반도 쪽에 3호기와 4호기가 들어서 있고 그 바다 위를 복개해 마당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도와 섬을 만든 암반이 ‘녹색’을 벗고 V자의 바다로 뛰어드는 공간을 깎아내 원전을 세우고, 그 사이의 바다는 원자로에서 나온 증기를 식혀 다시 물로 만들어주는 ‘냉각수의 통로’로, 그리고 그 위는 복개해 작업마당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놀라운 공간 활용에 “세상에!”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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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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