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김정일 동선 추적하면 ‘北 도발’ 사전 포착

미사일 발사·핵실험 전후엔 인근에 살다시피 시찰

  • 고재홍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kjh0022@chol.com

김정일 동선 추적하면 ‘北 도발’ 사전 포착

2/5
부대 위치 확인하려면

김정일 동선 추적하면 ‘北 도발’ 사전 포착

김정일 위원장의 851군부대 전방지휘소 방문 소식을 전하는 2006년 3월20일자 ‘로동신문’1면. 이 부대는 2개월 보름 후 미사일 발사시험이 행해진 강원도 안변군에 주둔하는 미사일 부대로 추정되고 있다. 보고를 받는 그의 눈앞에는 무엇이 펼쳐져 있었을까.

이렇듯 가까운 지역에 있는 부대를 한꺼번에 방문하는 특징을 감안하면 특정부대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김정일이 2002년 6월15일 시찰한 부대는 ‘478’이라는 대호를 쓴다. 이 부대는 김일성 주석이 1960년 8월25일 방문할 당시 ‘109’라는 대호를 쓴 부대와 같은 부대다. 북한군 내에서는 ‘붉은기중대운동’이 시작된 곳으로 유명하다. 478군부대는 현재 강원도 창도군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정일이 세 차례 방문한 833군부대의 경우를 보자. 1999년 5월31일 신병훈련소, 2000년 11월22일 지휘부, 2004년 5월9일 관하 직속중대 등 세 차례에 걸친 시찰 당시 앞뒤에 방문했던 장소를 따져 보면 833군부대가 어디에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시찰일자가 공개되지 않은 경우는 넘기가 쉽지 않은 장애물이다. 그러나 ‘로동신문’이나 ‘조선중앙년감’ 등에 게재된 사진이나 부대 시찰을 전후해 이뤄진 비군사부문 현지지도 활동의 일자를 따져보면 게재 시점과 촬영일자 사이에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속 옷차림이나 날씨, 나무의 상태 등도 마찬가지로 게재 시점과 일치한다. 날짜를 공개하지 않은 경우는 교통과 통신이 불편한 산골 깊숙한 지역의 부대여서 사진을 전송하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굳이 보안이나 위장의 의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언론 등에 공개되지 않은 시찰활동의 경우는 알아낼 방법이 없다. 분명 김정일은 지하 핵무기 기지나 핵 관련 부대를 시찰했을 테지만, 이를 공개할 리 없다. 다만 각급 부대 시찰활동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대내 통치에 큰 효용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지하 핵무기 기지 같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무력기관과 군종·병종별 부대시찰은 공개되는 듯하다.



4개의 정형화된 루트

염두에 둬야 할 마지막 단서는 김정일이 부대를 방문할 경우 “적의 동태를 살피”고 “멸적(滅敵)의 신념으로 초소를 지키라”는 당부의 뜻으로 쌍안경과 자동보총을 지급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군사학교나 공군, 비전투부대를 방문할 때는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사진 속 인물들이 쌍안경이나 자동보총을 갖고 있지 않다면 이 역시 해당 부대의 특성을 유추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접근방법을 기초로 1998년부터 2006년까지 김정일 최고사령관의 군부대 시찰 동선을 추적해보면 크게 다음의 몇 가지 라인으로 일반화해 나눌 수 있다. 물론 유추만큼 일부 오차나 왜곡이 있을 수 있지만 큰 틀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닐 것이다.

▲평양 및 인근지역(호위·평방·고사포) → 서남부 내륙지역(620포병·820전차·815기계화) → 서남부 전연 및 해안지역(2군단·4군단·서해함대) → 중동부 전연지역(5군단·1군단) → 동중남부지역(108기계화·806기계화·동해함대)→ 동북부 해안지역(7군단·9군단) → 북중 국경지역(10군단·11군단) 혹은 비행부대 방문 → 평양 귀환

▲평양 및 인근지역 → 서중부 해안지역(3군단·고사포) → 서북부 해안지역 및 내륙지역(8군단·425기계화) → 북중 국경지역(10군단·11군단) → 평양 귀환

▲평양 및 인근지역 → 평남 혹은 황남지역 → 개천1비행사단·황주3비행사단, 항공기 이용 → 동북부 지역 → 평양 귀환

▲평양 → 평남·황남·평북·북부·동중부 전연·동북부 → 평양 귀환

김정일은 이와 같은 군부대 공개시찰 활동을 통해 북한군의 훈련과 보급상태 등 군사 대비태세를 직접 관장하는 기회를 갖는다. 그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북한군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주지시키는 효과도 노린다.

실제로 북한군의 상장급 이상 주요 군사정치 간부들, 즉 인민무력부 부부장들,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및 총참모부 주요 부서장들, 당 무력기관 정치·군사담당 간부들, 총정치국 부국장급, 전연 군단장과 기계화 군단장, 각 군종·병종 사령관, 후방 기계화 군단장, 인민보안성 부상급 인물들은 김정일 최고사령관이 부대를 방문할 경우 해당 부대의 군사정치 책임간부로서 그를 직접 영접한다. 예컨대 오성산 일대를 방어하는 171군부대를 시찰할 때에는 해당 부대의 지휘관인 1군단 1사단장은 물론 1군단장 전재선 차수가 영접하고, 강원도 내평발전소를 시찰할 때에는 건설책임자인 610관리국장 리태일 상장이, 평양 인근의 비행사단을 방문할 때는 공군사령관 오금철 상장이, 597군부대를 방문할 때는 동해함대 사령관 권상호 상장이 영접하는 식이다.

이렇게 확인된 김정일 위원장의 부대 시찰 동선과 북한의 군사행동에는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을까. 이제부터는 두 차례에 걸친 서해상의 교전(1999년 6월과 2002년 6월), 지난해 7월의 미사일 발사, 10월의 핵실험을 전후해 김정일이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그 구체적인 동선을 추적해보기로 하자.

2/5
고재홍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kjh0022@chol.com
목록 닫기

김정일 동선 추적하면 ‘北 도발’ 사전 포착

댓글 창 닫기

2019/08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