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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등훈련기 T-50, 왜 수출 늦어지나

UAE는 국익 위해 늦추고 싱가포르는 국익 위해 서둔다

  •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한국 고등훈련기 T-50, 왜 수출 늦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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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간기업에 조종사 양성 넘긴 민간재정 주도 방식
  • 경쟁 유도해 국익 극대화한 싱가포르의 무기도입 전략
  • 에이전트 고용하지 않는 록히드마틴의 전통
  • 고등훈련기 도입을 국가발전 계기로 삼으려는 UAE
  • 싱가포르와 UAE에서 이기면 유럽과 미국에서도 절대 유리
  • F-5 대체 위해 T-50을 저가 전투기 F-50으로 개조하라
한국 고등훈련기 T-50, 왜 수출 늦어지나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미국의 록히드마틴과 공동 개발한 고등훈련기 T-50의 수출이 늦어지고 있다. 지난 연말 결론이 날 줄 알았던 UAE(아랍에미리트연방)의 고등훈련기 기종 결정이 순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왜 T-50의 수출 문제는 시원스럽지 못한 것일까. 한국이 전투기급 항공기를 수출하는 것은 아직도 요원한 이야기인가.

기자는 T-50 개발 과정을 취재해 ‘T-50, 이렇게 만들었다’(지식산업사, 2006년)는 제목의 단행본을 낸 적이 있다. 때문에 T-50에 대해서는 남다른 관심이 있어, T-50 수출 진행이 더딘 이유가 매우 궁금해 취재를 해보았다. 예상한 대로 T-50의 수출은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T-50은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희망도 찾을 수 있었다.

어쩌면 우리는 싱가포르에서 ‘T-50이 채택됐거나, 채택되지 않았다’는 뉴스를 먼저 들을지도 모른다. UAE는 무기 도입 절차가 확정된 나라가 아니라 여러 변수를 지켜보면서 기다려야 하지만, 싱가포르는 무기 도입 절차가 정착된 나라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아직 고등훈련기를 도입한다는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고등훈련기를 도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

싱가포르에서 먼저 결정될 수도

한국은 무기 도입 절차가 확립돼 있는 나라에 속한다. 한국은 120대의 KF-16 전투기를 도입한 KFX 사업과 40대의 F-15K를 수입하는 FX 사업을 통해 무기 도입 절차를 구축했다. 이전에는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정치권이 도입할 무기를 결정했다. 정리해서 말하면 UAE는 KFX와 FX 사업 직전의 한국 단계에 와 있고, 싱가포르는 한국을 넘어선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기 도입 절차가 확립돼 있지 않다고 해서 UAE를 우습게 봤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 ‘명확한 절차가 있느냐 없느냐’는 그 나라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지, ‘쉬우냐’ ‘어려우냐’를 결정하는 요소는 아니기 때문이다. 무기 도입 절차는 나라마다 시대마다 다르다. 눈부시게 진화하는 무기 도입 절차를 알지 못하면 한국은 T-50을 수출할 수 없다. 싱가포르와 UAE 사례를 중심으로 무쌍하게 변화하는 무기 수출시장을 살펴보며, T-50의 수출 가능성을 정밀 검증해본다.

2006년 싱가포르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9320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3만8410달러) 다음으로 잘산다(산유국 제외). 그래서인지 모든 일을 깨끗하고 투명하게, 그리고 첨단 방식으로 처리한다. 싱가포르가 채택한 첨단무기 도입 기법을 이해하지 못하면 T-50 수출은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싱가포르는 서울(605㎢)보다는 조금 넓고 부산(765㎢)보다는 조금 작은 699㎢의 영토를 갖고 있다. 이렇게 좁은 땅에 423만명의 국민과 100만명 넘는 외국인이 살고 있다.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의 일부로 있다가 1965년 독립했다. 말레이시아와는 육지로 연결돼 있고 남쪽은 바다에 면해 있는데 ‘코앞’이라고 할 수 있는 30㎞쯤 떨어진 곳에 휴양지인 인도네시아의 빈탄 섬과 바탐 섬이 있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싱가포르는 영공이 아주 좁다. 싱가포르 공군기는 이륙하는 즉시 기수를 꺾어 싱가포르 상공만 뱅뱅 돌아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영공을 침범하지 않는다. 싱가포르 공군은 이러한 지정학적 조건에서 그들의 방어 전략을 세워야 했다.

현재 서울에 있는 공항은 김포공항 하나뿐이다. 한국의 관문인 인천공항은 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의 영종도에 있고, 대통령 전용기가 뜨고 내리는 서울공항은 경기도 성남시에 있다. 서울공항은 K-16 또는 성남기지로 불리는 공군기지다. 하지만 전투기가 배치돼 있지 않다. 수송기와 정찰기 등 특수 목적기로 구성된 15혼성비행단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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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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