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해외이슈

미 의회조사국의 ‘글로벌 금융위기 : 외교 및 무역정책 영향’ 보고서

“글로벌 금융위기, 정치 불안정과 안보위기 낳을 수 있어”

  • 번역·김재영│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redfoot@donga.com│

미 의회조사국의 ‘글로벌 금융위기 : 외교 및 무역정책 영향’ 보고서

1/3
  • 경제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했다. 수조달러가 사라지고 수천만명이 실업자로 내몰리면서 정치적 불안정과 안보 위기를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위기가 개발도상국을 덮치면 사회 불안과 민주주의 위협, 심지어 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서구에 대한 감정 악화 등 외교정책상의 도전도 나타나고 있다. 서구식 시장자본주의 모델에 의문이 제기되고 국가자본주의와 무역보호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극단주의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도 위기에서 파생된 새로운 도전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외교 및 무역정책에 미치는 내용을 분석한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를 소개한다.‘편집자’
미 의회조사국의 ‘글로벌 금융위기 : 외교 및 무역정책 영향’ 보고서
3월 IMF는 올해 세계경제가 60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1.0~-0.5%)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주: 4월 IMF는 성장률 전망치를 -1.3%로 하향 조정했다). 4년 연속 감소했던 실업자수도 지난해 세계 전체로 1400만명 증가했다. 위기가 계속되면 세계 실업자 수는 올해 말까지 3800만명 이상 더 늘 수도 있다.

상품과 서비스의 수출로 벌어들이는 외화는 수입결제와 외채상환의 수단이다. 무역수지 적자는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이는 정부 기업 가계의 채무비용을 증가시킨다. 원자재 및 농산물 수출 감소와 가격 하락은 저개발국 빈민들의 소득을 갉아먹는다. 올해 2월 선진국과 신흥시장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일본은 49%) 감소했고, 개발도상국은 수출이 3분의 1 이상 감소했다. 국제무역 감소는 경제를 위축시키고 실업률을 높이며 많은 사람을 빈곤으로 몰아넣는다. 위기가 확산되면 저개발국의 취약한 금융제도, 통화, 주식시장을 덮치게 된다. 이는 미국의 외교정책, 궁극적으로 미국 안보에 역효과를 줄 수 있다.

데니스 블레어 미 국가정보국장은 “테러보다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국가 불안정이 단기적으로 미국의 주된 안보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기가 지속되면 사회불안이 발생하고 몇몇 국가에서는 정권의 존립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체로 금융위기는 △정치적 리더십, 정권, 폭력과 테러, 국제관계의 변화 △경제철학의 변화와 국가자본주의 및 보호주의 등장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과 미국에 대한 태도 변화 △초국가적 금융 및 경제기구의 강화 △빈곤 증가 △원조, 외교, 국방 예산 감소 등을 가져온다.

정치적 리더십, 정권, 폭력과 테러

실업, 파산, 소득 감소 등 경제위기로 벼랑에 내몰린 사람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불만이 팽배하고 있다. 종종 그 칼끝은 지배세력으로 향하며 투표를 통해 정권이 교체되는 등 정치적 격변이 발생할 수 있다.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는 이를 ‘격변의 축(Axis of Upheaval)’이라고 불렀다.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국가부도의 위기에까지 몰린 아이슬란드에서 대중시위가 이어지자 게이르 하르데 당시 총리는 1월 사임을 발표했다(※주: 4월에는 아이슬란드에서 처음으로 좌파 정부가 등장했다). 라트비아 헝가리 체코 등에서 줄줄이 정권교체가 이어졌다. 일본에서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에서도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그리스 프랑스 영국 아일랜드 태국 아이티 중국 등 세계 각지에서 불만이 폭발했다. 불만이 증가하면 극단주의 운동이 힘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청년실업자들이 쉽게 종교적 극단주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정권교체로 새로 등장한 정부는 민족주의 감정에 휘둘리기 쉽다.

민족주의가 발호하고 경제상황이 악화하면서 국민은 정부를 마지막 피난처로 여길 수 있다. 이에 편승해 권위주의 정권은 겉으로는 위기에 대처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2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대통령 연임제한을 철폐하는 국민투표로 장기집권에 성공했다. 또 미국 메이저 식품업체 카길의 공장을 몰수해 국유화했다.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러시아는 경제위기에 따른 유가 하락과 수요 감소로 큰 타격을 입었다. 주가 폭락, 통화가치 하락, 외환보유고 감소가 이어졌다. 1998년 이래 줄곧 재정흑자를 기록해왔지만 올해는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상황이 악화되면 민족주의와 국가자본주의가 부상한다. 위기를 핑계로 정치가 경제에 개입하고 경제개혁에 역행하는 반동적 조치들이 추진된다.

불안정, 폭력과 테러의 증가

금융위기가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으로 확산되면서 많은 국가가 외부원조에 의존하고 있다. 전략적 정치적 역학관계에 따라 외부원조가 국가의 생사여탈권을 쥐기도 한다. 지난해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2월 추가 지원을 거절당한 뒤 경제위기가 심화되자 IMF가 요구한 엄격한 조건을 받아들였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내분을 겪기도 했다. 4월 러시아 석유회사는 헝가리 국영 에너지기업의 지분 21%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를 기화로 러시아가 동유럽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외부와의 줄다리기를 통해 이익을 얻기도 한다. 벨로루시는 IMF와 러시아에 동시에 지원을 요청했다. 벨로루시가 동구와 서구 사이에서 ‘입찰 경쟁’을 붙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위기 과정에서 중국의 부상으로 파워의 동진(東進)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양대국 체제(G2)가 도래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중국은 풍부한 현금을 이용해 광물과 원자재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다. 중국은 2월 원유 공급을 늘리는 조건으로 러시아 원유회사에 250억달러를 빌려주는 협상을 타결시켰다. 중국 국영 철강수출입업체인 중국오광(中國五鑛)은 세계 2위의 아연 생산업체인 호주의 오즈 미네랄에 대한 17억달러 규모의 인수합병 계획을 밝혔다. 금융위기에 따른 수요 감소로 현금 확보에 비상이 걸린 기업들은 중국 제안을 고분고분 따르고 있다.
1/3
번역·김재영│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redfoot@donga.com│
목록 닫기

미 의회조사국의 ‘글로벌 금융위기 : 외교 및 무역정책 영향’ 보고서

댓글 창 닫기

2018/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