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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에코도시 ④

영국 브리스톨

산업·무역도시에서 최고의 지속가능 도시로 거듭나다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

영국 브리스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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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브리스톨

현대식 연주회장 콜스턴홀은 옥상에 태양광 집열판이 설치돼 있고, 자연조명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친환경 빌딩이다. 작은 사진은 콜스턴홀의 에너지 사용현황 디스플레이 패널.

스티브의 안내로 1시간30분 남짓 시내 중심가를 돌아보았을 뿐이지만 브리스톨시의 친환경 정책 의지는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브리스톨은 런던에서 서쪽방향으로 169㎞ 떨어져 있는 항구도시다. 중심부에 4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으며, 교외까지 합치면 100만명의 생활권역을 형성하고 있다. 과거에는 무역항으로 이름을 날렸고, 근대에 들어와서는 롤스로이스 에어버스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 등 하이테크 산업 도시로 변모했다. 당연히 산업쓰레기 등 많은 문제를 겪어야 했다.

그런 도시가 2008년 11월 영국 내에서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도시’ 1위에 올랐다. 이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NGO ‘미래 포럼’이 영국 내 25개 주요도시를 대상으로 환경지표를 분석해 나온 결과다. 2007년 3위였던 브리스톨이 선두로 올라선 것은 그만큼 시의회의 친환경 행정이 높은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브리스톨은 또 올해 2월 독일 프라이부르크 등 유럽의 7개 도시와 함께 유럽위원회가 선정한 첫 유럽 환경수도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최종 경선에서 2010년, 2011년 환경수도로 스톡홀름, 함부르크가 각각 지정돼 브리스톨은 비록 그 영광을 놓쳤지만, 이 도시는 2012년 환경수도 지정을 목표로 지속가능한 정책들을 꾸준히 펴나가고 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듣기 위해 브리스톨의 친환경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게리 홉킨스 의원을 만났다.

▼ 브리스톨이 지난해 영국에서 ‘지속가능한 도시’ 1위에 오른 이유는 무엇입니까.



“물과 대기의 질, 시민들의 삶의 질, 시의회의 행정, 산업에서 환경적 측면 등 여러 영역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 친환경적 요소를 비교할 때 브리스톨은 영국의 다른 도시들과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다행스럽게도 브리스톨은 전통적으로 많은 녹지공간을 물려받았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공간을 잘 관리하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 우리가 공원을 운영해온 방식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놀이터부터 도심의 주요 공원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이 원하는 녹지공간이 어떤 것인지 면밀히 관찰하고 있고요. 모든 시민이 녹지공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쓰레기 처리 문제는 브리스톨이 특별히 큰 성과를 거둔 부문입니다.”

쓰레기 분리수거의 측면에선 영ㅁ 도시 대부분이 한국 도시들보다 뒤져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영국에서는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플라스틱 건초 등을 제외하고는 음식물과 기타 쓰레기가 분리되지 않고 한군데에 버려진다. 따라서 많은 지역에서 여전히 쓰레기 매립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브리스톨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우리 도시는 쓰레기를 매립하지 않습니다. 쓰레기 매립은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아니지요. 또 우리는 주 단위의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및 분리수거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이 그동안 자신들이 얼마나 많은 음식 쓰레기를 낭비해왔는지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그 결과 사람들의 식품 구매 패턴에 변화가 생길 정도로요. 낭비를 덜하게 된 거지요. 이런 변화를 거치면서 2007년의 경우 1인당 쓰레기량이 2003년에 비해 18%나 줄었습니다. 이는 유럽의 환경수도 경쟁국이었던 함부르크나 스톡홀름에 비해서도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입니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활기

이밖에도 브리스톨은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에너지원, 즉 태양광 풍력 등을 통한 소규모 전력생산 방식을 지원하고 있다. 용량이 크지는 않지만 조력발전 설비도 갖추고 있다. 교통수단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2005~06년에 스톡홀름과 함부르크보다 낮았다. 함부르크가 2.04t, 스톡홀름이 1.1t이었지만, 브리스톨은 0.84t이었다. 브리스톨은 또 1996년 이래 개별 가정의 에너지 효율을 평균 23%나 개선했다. 이는 모두 시민들에 대한 적절한 교육으로 가능했다는 게 시의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친환경 시책을 효과적으로 펴기 위해 시의회 내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시책을 실천하고 있다. 예컨대 브리스톨 시의회의 건강, 경찰, 소방 담당 등의 분야가 특히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8월 중순 건강담당부서에서는 2010년까지 온실가스 방출량을 10% 줄이자는 ‘텐·텐(10·10) 캠페인’을 시작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풍력발전기 2대를 돌려 시의회 건물 에너지 소비량의 20%를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 브리스톨 시민들의 환경의식은 어느 정도라고 평가하십니까.

“시민들의 환경의식 수준은 영국뿐 아니라 유럽 어느 도시보다 높은 편입니다. 시민들에 대한 꾸준한 환경교육이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브리스톨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경제적 이득을 낼 수 있는 도시라는 설명이 이어진다. 브리스톨의 환경 컨설턴트회사인 ELS의 앨런 베일리 국장의 말이다.

“현재 영국은 대부분 세계적인 금융위기 탓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환경 관련 비즈니스가 살아나고 있는 브리스톨은 다른 지역보다 경제적 어려움을 덜 겪는 편입니다. 많은 이가 브리스톨에 와서 살고 싶어 하거나 관광객들이 넘쳐나는 것도 이 때문이고요. 이는 이곳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큰 이점이 되고 있습니다. 브리스톨은 주요 산업센터, 파이낸셜센터, 상업센터 등을 갖고 있고 그만큼 비즈니스의 기회가 많아 런던 이외에는 가장 소득이 높은 지역 가운데 한 곳입니다. 생산력이 높은데다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기업 운영이 가능한 지역입니다.”

에코도시가 단순히 이미지에 그치지 않고 곧바로 비즈니스 현장으로 연결되는 모델 프로젝트들이 바로 브리스톨이 자랑하는 부분이다. 예컨대 3년 전 출범한 BETS(Bristol Environment Techno-logies and Services)는 주로 브리스톨의 경제권이 미치는 영역 안에서 외부의 투자자를 유치하고 친환경 기술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파트너십 조직이다. 이 틀 안에서 브리스톨대 등 3개 대학과 프로젝트 회사, 환경농장, 컨설턴트업, 풍력발전 개발회사, 해양회사 관계자 등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지난해 BETS는 첫 트레이드 전시회를 성황리에 마쳤고 올해 말엔 지속가능성에 대한 세계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앨런 베일리 국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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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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