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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우파 풀뿌리 조직 티파티

미국 뒤엎는 ‘우파 반란’을 꿈꾼다

  • 공종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ong@donga.com│

미국의 우파 풀뿌리 조직 티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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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적으로 혁명, 반체제 시위는 좌파의 몫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 사회에선 극단적인 우파 시각을 가지고 반정부, 기존체제 부정을 표방하는 풀뿌리 운동이 급부상하고 있다. 티파티(Tea Party) 운동이다. 기존 정치권에 대해 극도의 반감을 가지고 있는 티파티는 올해 말 예정된 미국의 중간선거 판도까지 뒤흔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2월18일 오전 10시 텍사스주 오스틴 상공을 경비행기 한 대가 낮게 날고 있었다. 건물 위를 아슬아슬하게 저공비행하던 이 비행기는 미 연방국세청(IRS) 7층짜리 청사 2층으로 돌진했다. 화염이 순식간에 건물을 뒤덮었고 검은 연기기둥이 하늘로 치솟았다. 9·11테러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이 사고로 경비행기를 조종했던 조지프 앤드루 스택(53)과 건물에서 일하던 직원 2명이 사망했다.

‘가미카제’ 식으로 비행기를 몬 스택은 그 직전에 미리 인터넷에 “IRS와의 분쟁으로 4만달러와 10년 세월을 날렸다. 빅 브러더(Big Brother) 국세청 인간들아. 이제 다른 걸 시도해보자. 내 살점을 가져가라. 그리고 잘 자라”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설립했지만 과세 당국과의 마찰로 2000년과 2004년 영업을 정지당했고 세금을 체납한 상태였다.

그가 티파티 활동에 직접 연루됐다는 증거는 없다. 그렇지만 그가 거론한 조세 저항은 요즘 상당수 미국인이 느끼고 있는 반정부 정서 중 하나다. 티파티(Tea Party)는 1773년 보스턴 항구에서 미국의 식민지 주민들이 영국의 과도한 세금 징수에 항의해 차(茶) 상자를 바다에 버린 ‘보스턴 티파티 사건’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 사건은 미국 독립전쟁에 불을 댕긴 사건이다. ‘Tea’는 ‘Taxed Enough Already(이미 세금을 충분히 냈다)’의 약자이기도 하다.

티파티는 첫 전국 총회에서 연방 상·하원 선거에서 ‘작은 정부와 낮은 세금’ 공약을 내거는 후보의 당선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보스턴 차사건이 발생한 지 226년이 지난 2009년을 기점으로 미국에서 티파티 운동이 활기를 띠게 된 데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적자를 무릅쓰고 7870억달러의 경기부양자금을 투입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런데 이 운동은 시간이 지나가면서 의료보험 개혁 등 정부의 역할 강화에 반대하는 움직임과 결합되면서 이제는 조세저항 차원을 넘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해체, 연방정부 역할 규제 등으로 어젠다를 계속 확장하면서 ‘과격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경제위기로 직장을 잃는 등 피해를 당한 계층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인터넷을 통해 조직화되고 연방정부의 역할 자체를 부정하는 극단적인 성향의 이데올로기와 결합하면서 이제는 위험스러운 주장도 거침없이 내놓고 있다.

“오바마는 실제로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 자격이 없다” “오바마는 사회주의자다” “정부로부터 우리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들 중 일부는 ‘9·11테러 배후에는 미국 정부가 있다’는 식의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을 믿기도 한다.

풀뿌리 조직을 통해 세를 확산시키고 있는 티파티는 연방 세금신고 마감일을 기해 전국 500여 개 도시 및 타운에서 동시 다발적 집회를 갖고 정부의 막대한 재정지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로 했으며, 수도인 워싱턴에서 대규모 시위를 개최하면서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미국판 낙천 낙선운동

이들은 기존 공화당에 대해서도 불신을 감추지 않는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취임 후 정부의 역할을 확대해 민주주의 후퇴를 가져왔다”고 비난하는 한편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에 대해선 “진정한 보수주의자가 아닌 가짜 보수”라며 낙선운동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민주 공화 양당체제하에서는 희망이 없는 만큼 ‘제3의 정당’을 출범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티파티는 정치행동위원회를 구성해 올 11월 중간선거에서 최소 20명의 지지후보를 당선시키기로 방침을 정하는 등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돌입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1000만달러의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방안을 현재 추진 중이다. 이들은 또 어떻게 하면 많은 참여자를 모을 수 있을지에 대해 세미나를 하는 등 전략적인 면모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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