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Global Asia - 신동아 특약

일본의 새로운 힘, ‘선택과 집중’을 주목하라

서양 경제학자가 쓴 ‘일본 쇠퇴론’ 반박

  • 글·울리카 샤다│UC샌디에이고 태평양지역연구대학원 교수│번역·강찬구│동아시아재단 간사│

일본의 새로운 힘, ‘선택과 집중’을 주목하라

2/3
전략적 변화

일본의 새로운 힘, ‘선택과 집중’을 주목하라

카메라 필름이라는 전통 생산제품의 쇠퇴를 새로운 사업부문 개척으로 넘어선 일본 후지필름의 FPD 패널 공장.

흔히 일본의 1990년대는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린다. 실제로 이 무렵의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달았고 일본의 주요 기업들은 과격한 변화를 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변화를 주저하던 기업들조차 부실채권 위기, 특히 2002년 금융개혁 프로그램을 통해 은행들이 부진한 기업들을 재편하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함에 따라 변화의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은행들이 대출을 받은 기업을 압박해 부진한 사업 부문을 정리하도록 함으로써 손실을 메우려는 상황에서, 일부 기업들은 고수익성 구조로 복귀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선지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덩치 큰 기업들은 군살을 줄였고 분리된 사업부문은 당연히 집중력을 높일 수 있었다.

이렇듯 새로운 기업자산 시장이 발전하는 동시에, 1998년 외환법 개정을 통해 일본 내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가 사라졌다. 1995년부터 2010년까지 15년 동안 도쿄 주식거래소 내 외국인 주식 보유율은 8%에서 28%로 증가했다. 이전의 대다수 얌전했던 주주와 달리 새로 등장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기업의 수익과 사업모델의 건전성을 눈여겨보며 고수익을 창출하는 데 기업 활동의 초점을 맞추도록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 잭 웰치는 제너럴일렉트릭의 전략을 한마디로 표현한 바 있다. “1등이 아니면 2등이 되라, 아니면 고치든지, 매각하든지, 폐쇄하라”는 문장이었다. 이것이야말로 1990년대 말 일본 최대 기업의 총수들이 따랐던 모토다. 21세기 초반 일본 재계가 내세운 가장 두드러진 구호는 바로 ‘선택과 집중’이었다.

비핵심 자회사들은 문을 닫게 하고,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매각하고, 경쟁사들로부터 분리된 기업들을 인수해 핵심사업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과정에서, 일본 기업들은 넘기 어려운 상법상의 규제 장벽에 직면하게 된다. 이 때문에 1998년과 2006년 사이 일본은 매년 상법을 개정해가며 기업재편과 구조조정을 가능케 했다. 근로기준법 같은 관련법령 또한 개정됐다. 2006년에는 신(新)기업법이 구(舊)상법을 대신했고, 2007년에는 회계제도 개혁을 위한 일본판 사베인스-옥슬리 법(Sarbanes-Oxley Act)을 제정해 기업경영에 부여해준 자유에 걸맞게 주주들의 권리도 확장했다. 지난 10년 동안 일본이 기업 활동을 위해 개선해온 법령 정비를 주시하지 못했던 이들은 이러한 새로운 제도가 어떤 환경적 변화를 불러일으켰는지 인식하지 못할 것이다.



지배구조에 관한 이러한 법률 개정과 변화, 그에 따른 경영 인센티브의 확대는 일본 기업들이 기존의 전략을 버리고 새로운 흐름에 동참하게 되는 변곡점으로 작동했다. 당장 니케이500 지수에 상장돼 있는 기업 가운데 75% 내외가 일부 기존 사업 부문을 접거나 여타 사업 부문을 인수, 통합하거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의 방식으로 최소 한 번 이상의 구조개편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수치는 미국과 비교해보면 더욱 극적이다. 1980년대 미국 대륙에 불어닥친 구조개편 열풍의 와중에는 ‘포천’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 중 절반 정도만이 회사 규모를 줄인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그만큼 일본의 ‘선택과 집중’ 물결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일본의 신(新)리더십

이제까지 살펴본 전략적 위치 재조정을 통해 일본 기업들은 두 가지 방식으로 새로운 기술적 변화를 이끌어냈다. 첫째, 대기업들은 나아갈 방향을 다시 설정했다. 한 예로 파나소닉은 헤어드라이어와 반도체시장에서 발을 뺐다. 현재의 파나소닉은 ‘삶을 위한 아이디어(ideas for life)’라는 슬로건 아래 고급 가전제품 등 4개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

2/3
글·울리카 샤다│UC샌디에이고 태평양지역연구대학원 교수│번역·강찬구│동아시아재단 간사│
목록 닫기

일본의 새로운 힘, ‘선택과 집중’을 주목하라

댓글 창 닫기

2019/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