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하종대 전문기자의 중국 미래권력 심층해부 ⑥

비서방(秘書幇)이 간다! 권력 정점 치닫는 ‘王참모’들

링지화 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판공청 주임, 왕후닝 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 하종대│동아일보 국제부 차장, 전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비서방(秘書幇)이 간다! 권력 정점 치닫는 ‘王참모’들

1/7
  • 최고지도자를 그림자처럼 보좌해온 최측근 막료와 핵심 이론가, 링지화와 왕후닝.
  • 주군(主君)을 빛내기 위해 주군 뒤에 꼭꼭 숨어 정교한 밑그림을 그려온 두 ‘王비서’가 18기 지도부 출범을 2년 앞두고 대륙의 주목을 받고 있다.
  • ‘일벌레’와 ‘꾀주머니’의 오랜 도광양회(韜光養晦)는 드디어 결실을 보게 될 것인가.
비서방(秘書幇)이 간다! 권력 정점 치닫는 ‘王참모’들

링지화(왼쪽) 왕후닝(오른쪽)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참모장(幕僚長)’과 ‘중난하이(中南海)의 제1 브레인(智囊頭)’. 각각 링지화(令計劃·54)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판공청 주임과 왕후닝(王?寧·55)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을 이르는 말이다. 링 주임은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가 주임을 맡고 있는 중앙기구편제위원회 위원 겸 중앙기구편제위원회판공실 부주임도 맡고 있다.

1956년 10월과 1955년 10월생으로 꼭 한 살 차이인 두 사람은 적잖은 공통점을 지녔다. 우선 후 주석의 최측근(身邊人)으로 ‘비서방(秘書幇)’이라는 별칭이 따라붙는다. 비서방이란 당 최고지도자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직책을 오래 맡아온 사람을 통칭하는 말로, 상하이방(上海幇)이나 중국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출신의 퇀파이(團派)처럼 계파의식이 뚜렷한 것은 아니다. 서로 모셔온 주군이 다르고 정치적 성향이나 지향도 다르기 때문이다.

링 주임은 후 주석을 15년 넘게 보좌해온 정치참모다. 후 주석의 ‘수석막료’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왕 주임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브레인으로 발탁돼 후 주석에 이르기까지 2대에 걸쳐 정책 브레인으로 뛰고 있다.

후 주석의 ‘정치 연출’은 이들 두 사람에 의해 이뤄진다고 할 수 있다. 왕 주임은 후 주석의 두뇌와 정책을, 링 주임은 후 주석의 모든 일상사를 책임진다. ‘얼런주안(二人轉)’은 2명의 배우가 가무와 재담으로 관객을 웃기는, 중국 동북지역의 전통 만담극이다. 링 주임과 왕 주임을 얼런주안 배우로 일컫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지방 제후’ 무경험이 약점

또 하나의 공통점은 2012년 10월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구성될 제18기 중앙위원회의 제1차 전체회의에서 당과 국가의 최고지도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링 주임은 9인으로 구성된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링 주임을 상무위원으로 가장 강력하게 미는 사람은 후진타오 주석이다. 홍콩 언론과 중국 정치에 정통한 학자들에 따르면 후 주석은 지난해 10월 열린 제17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링 주임을 중앙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올리려 했다가 다른 계파의 반대에 부딪혀 실패했다. 장쩌민 전 주석이 당 총서기 시절 자신의 책사이자 최고 정치참모인 쩡칭훙(曾慶紅)을 5차례나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밀었으나 실패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당시 후 주석은 링 서기를 후보위원으로 선출할 수 없다면 시진핑(習近平·57) 국가부주석의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선출안도 안건으로 올리지 말자고 제안해 관철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시 부주석이 스스로 준비가 덜 됐다며 고사했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중국의 정치권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일축한다.

왕 주임 역시 2년 뒤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링 주임처럼 9인의 상무위원회에 진입하진 못하더라도 25인의 정치국 위원에는 무난히 뽑힐 것으로 보인다. 왕 주임은 특히 차세대 지도부를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장 전 주석과 후 주석에게서 모두 신임을 받고 있어 호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링 주임과 왕 주임은 약점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지방 제후’ 즉 지방의 당 서기나 성장(省長)을 해본 경험이 전혀 없다. 심지어 지방 정부에서 관료로 일해본 경험도 극히 짧거나(링 주임) 아예 없다(왕 주임). 이는 국가대사를 논의하고 나아가 국가를 이끌어가는 당 중앙정치국 이상의 국가영도자가 되기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1/7
하종대│동아일보 국제부 차장, 전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목록 닫기

비서방(秘書幇)이 간다! 권력 정점 치닫는 ‘王참모’들

댓글 창 닫기

2018/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