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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엔 대형 호재 한반도 군사충돌 위험 고조

‘유가(油價) 전쟁’의 정치·경제학

  • 윤성학 | 고려대 러시아CIS연구소 교수 dima7@naver.com

한국 경제엔 대형 호재 한반도 군사충돌 위험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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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低)유가. 남의 나라 일 같겠지만, 한반도 정치·경제 판도를 바꿀 수도 있는 큰 변화다. 일각에선 ‘3차 석유전쟁’이라고 한다.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던 유가는 2015년 60달러 이하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에너지가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한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진리. 저유가는 한국과 주변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 경제엔 대형 호재 한반도 군사충돌 위험 고조

최근 6개월 새 국제유가는 반토막 났다.

가격을 매개로 한 석유전쟁은 이번이 세 번째다. 1차 석유전쟁은 1974년 4차 중동전쟁으로 촉발됐다. 미국 등 서방이 이스라엘을 지원하자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산유국들은 석유 수출을 중단했다. 석유 가격은 배럴당 3달러에서 12달러로 급등해 오일쇼크를 일으켰다.

2차 석유전쟁은 유가 인하였다. 1986년 사우디는 북해의 신규 유전에 대항해 산유량을 하루 20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로 5배 늘렸고 가격을 배럴당 10~20달러로 크게 낮췄다. 이후 세계 정치 경제는 극적으로 바뀌었다. 저유가로 소련이 붕괴됐다.

반면 한국, 대만 등 공업화를 추진한 개발도상국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한국 역사상 최대 호황기로 불리는 ‘3저 시대’는 바로 영국과 사우디 간 석유전쟁의 결과로 발생한 것이다. 값싼 연료에 기반을 둔 물류이동 활성화는 국가 간 분업화를 촉진하고 글로벌 시대를 이끌었다.

이번에 시작된 미국과 사우디의 3차 석유전쟁도 전 세계적 지각변동을 초래할 것이다. 특히 한국에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3차 석유전쟁’

저유가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공급 과다에 있다. 2010년부터 원유 탐사에서 큰 성과가 나왔다. 경제성이 없다고 여겨지던 육상 유전들의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이어 바닷속 사할린 유전, 브라질 심해유전에서 기름이 올라왔다. 2012년부터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셰일가스, 셰일원유, 샌드석유가 본격 생산됐다. 가장 주목되는 것이 미국의 셰일원유다. 생산량이 2013년 하루 384만 배럴로 급증했다. 시장으로 쏟아진 원유가 덤핑 처리되는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원유업계에서는 하루 평균 200만 배럴 정도의 원유가 떠돈다는 정보가 전해졌다. 2014년 초부터 선물시장에서 눈치 빠른 투기자본이 빠져나갔다. 한때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던 유가는 60달러까지 폭락했다.

가격이 떨어져도 새로 시장에 진입한 업자들은 생산을 중단할 수 없다. 이미 투자한 원금의 이자라도 벌기 위해선 한계생산비용 이하라도 유전을 닫아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석유산업은 만만치 않은 자본집약적 산업이다. 늘 부채에 시달리는 원유 생산업체들은 즉각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면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생산량을 계속 늘리려 한다.

미국 정유업계는 유가 하락에도 2015년 산유량을 42년 만에 최대치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규 유전 개발은 주춤하겠지만 이미 파놓은 유전들은 상황이 다르다. 산유국들은 저유가를 감당하기 위해 생산량 증대라는 극단적 카드마저 불사한다. 세계 최대 석유생산국인 사우디도 ‘갈 데까지 가보자’며 덤핑 경쟁에 동참했다.

그렇다면 유가가 얼마까지 떨어져야 공급이 줄어들까. 아무도 그 수치를 모른다. 따라서 사우디와 전체 에너지업계는 치킨게임을 멈출 수 없다. 지난해 6월 유가가 고점 대비 50% 가까이 폭락했을 때도 미국 정유업계는 감산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미국 셰일석유 생산단가는 배럴당 60~70달러에 집중돼 있다. 최근 생산성이 향상돼 배럴당 40~50달러에도 버틸 수 있다고 한다. 이 경우 증산이 불가피하다. 손실을 생산 증가로 덮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부는 2015년 5월 미국의 산유량이 하루 평균 942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1972년 이후 최대치다.

사우디는 60달러 수준에서도 원유가 계속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50달러, 40달러, 최악의 경우 20달러에도 원유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경우 인위적 담합만 없다면 저유가는 1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 ‘에너지는 유한하다. 생산하는 데 드는 에너지 양과 생산되는 에너지 양이 비슷해지는 시점이 온다’는 에너지 피크 이론은 낡은 이론이 됐다. 투기세력이 섣불리 덤벼들 수도 없는 상황이다.

유가 하락의 또 다른 원인은 석유 수요가 늘지 않은 데에 있다. 지난해 세계 원유소비량 증가율은 1.1%였다. 2015년엔 1%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를 많이 쓰는 나라 중 미국만 경기가 회복 중이다. 일본과 유럽은 디플레이션을 겪고 중국도 고성장 국면에서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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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학 | 고려대 러시아CIS연구소 교수 dima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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