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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수도 건설’ 대야망 한반도 대기오염 핵폭탄?

7500조 원대 중국 메갈로폴리스 ‘징진지(京津冀) 프로젝트’ 현장

  • 홍순도 | 아시아경제 베이징 특파원 mhhong1@daum.net

‘세계의 수도 건설’ 대야망 한반도 대기오염 핵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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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개발예정지 ‘중국판 엘도라도’ 特需
  • ● 한국 기업들도 낙수효과 기대
  • ● 시진핑, 베이징 공기에 진저리 났다?
  • ● 베이징 대기오염 공장, 남쪽 허베이로 몰아낼 듯
‘세계의 수도 건설’ 대야망 한반도 대기오염 핵폭탄?

베이징의 실리콘밸리 중관춘.



요즘 중국의 수도 베이징 인근에 사는 1억 명 이상의 중국인은 너나없이 ‘징진지(京津冀) 일체화’라는 말을 입에 올리고 다닌다. 중국 사회 거의 모든 분야에서 단연 초미의 화제가 되고 있다.

징진지는 베이징(北京)의 ‘징(京)’, 톈진(天津)의 ‘진(津)’, 허베이(河北)성을 뜻하는 지저우(冀州)의 ‘지(冀)’를 합친 단어다. 징진지 일체화는 이들 세 지역을 하나로 통합해 지구촌 유일무이의 거대한 수도권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초거대도시)를 탄생시키려는 중국 정부의 프로젝트라고 보면 된다. 일부 인사들은 “징진지를 언젠가 세계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시진핑 정부의 야망이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징진지 일체화가 어느 정도 대단한 구상인지 감이 잘 오지 않을 수 있다. 중국 최고 싱크탱크 사회과학원의 도시경쟁력연구센터 주임 니펑페이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전 세계에는 6대 메갈로폴리스가 있다. 미국의 뉴욕을 중심으로 한 대서양 연해 및 시카고 일대의 북미 5대호 지역, 일본 도쿄의 태평양 연해 지역, 영국의 런던 일대, 프랑스의 파리 일대, 중국 상하이의 창(長)강 삼각주 일대가 이에 해당한다. 모두 웬만한 국가의 인구에 해당하는 시민을 아우른다. 또 그만한 면적도 자랑한다.

그러나 징진지 일체화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규모는 창강 삼각주 일대를 제외한 그것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인구 2억 명을 아우르는 창강 삼각주보다는 못하나 그래도 인구 1억 명의 웬만한 중견 대국을 능가하는 메갈로폴리스가 될 예정이다. 이런 거대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 사회과학원은 일찌감치 유럽연합(EU)의 통합 모델을 깊이 연구했다. 결론은 ‘충분히 만들 수 있고 만들어야 한다’는 쪽으로 나왔다.”

“실제 규모는 1경8000조 원”

징진지의 인구는 1억1000만 명에 달한다. 면적은 21만6000㎢로 한반도 전체와 비슷하다. 이 정도면 도시가 아니라 국가라고 해야 한다. 경제적으로도 전체 GDP가 1조 달러를 넘는다. 한국 전체 GDP(1조4300억 달러)를 바짝 추격하는 수준이다. 웬만한 동남아 국가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제도적, 정치적 추동력이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도 징진지 일체화 프로젝트를 주목하게 만든다. 4월 말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주재로 열린 당 중앙정치국 회의는 ‘징진지 협동발전 계획 요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르면 향후 6년 동안 이 프로젝트에 무려 42조 위안, 우리 돈으로 7560조 원에 달하는 중앙 정부 예산을 투입한다.

7560조 원! 한국 정부 1년 예산의 거의 20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다. 허베이성 탕산(唐山)시 차오페이뎬(曹妃甸)구의 양제 구장은 “징진지 일체화 사업 규모가 42조 위안에 ‘불과’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인프라(infrastructure·사회간접자본) 건설에 투입되는 금액이다. 실제로 각종 산업과 연계한 투자 효과까지 감안하면 이 사업에 들어갈 자본의 규모는 100조 위안(약 1경80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1경8000조 원! 중국은 역시 스케일이 다르다. 양제 구장은 “실제로 100조 위안 정도의 예산이 투입되지 않으면 사업은 용두사미가 될 수도 있다. 밝히기는 어려우나 탕산시의 한 구(區)에 지나지 않는 우리 구에도 상당한 규모의 예산이 배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가 균형 발전’에 초점

이 사업은 옛날부터 찔끔찔끔 논의돼왔으나 누구도 엄두를 내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2월, 집권 3년차의 시 주석이 직접 제안하고 나서면서 급물살을 탔다. 그가 총서기 3연임 제한으로 완전히 퇴진하는 2022년 3월까지 프로젝트가 이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기초 사업의 완성 시점은 2021년 4월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이 프로젝트의 총 책임자에 당 권력 서열 7위인 장가오리 정치국 상무위원 겸 상무부총리를 임명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중국 당국이 거국적 차원으로 이 프로젝트를 밀어붙이는 데는 몇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첫째, 베이징의 대기오염이 극심하다. 어떤 때엔 맑은 날인데도 하늘이 잘 안 보일 정도이고 이상한 냄새도 난다.

베이징 도심 주변의 굴뚝 공장들이 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징진지 프로젝트는 이 공장들을 베이징 남쪽 허베이성으로 이전시키는 대신 엄청난 자금을 투입해 허베이성을 개발하려 한다. 이렇게 하면 베이징의 악명 높은 대기오염이 줄어들지 않겠나 기대한다. 공장 200여 개를 이전하려 한다. 공기는 최고권력자나 서민이나 똑같이 누린다. “베이징에 사는 시 주석과 중국 권부가 나쁜 공기에 진저리가 나서 이 프로젝트를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외교가에서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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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 아시아경제 베이징 특파원 mhhong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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