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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자로 본 중국 | 산둥성

태산에 올라 천하가 작음을 알다

魯 - 호방하고 의리 있는 이웃

  • 글 · 사진 김용한 | 중국연구가 yonghankim789@gmail.com

태산에 올라 천하가 작음을 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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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혜자원이 풍부한 산둥은 예부터 공자, 강태공, 제갈량 등 걸출한 인재를 많이 배출했다. 산둥인은 호방하고 의리가 있어 ‘친구 삼기 좋은 사람’으로 통한다. 이런 산둥과 한국은 고조선 때부터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
태산에 올라 천하가 작음을 알다
“바닷물이 짜다는 말이 사실이네!”산둥성 칭다오의 바닷가에서 중국 소녀들은 바닷물을 맛보며 즐거워했다. 바닷물이 짜다고 배웠어도 내륙에 사는 중국인들은 바다 볼 일이 없으니 그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직접 확인할 도리가 없다. 저 소녀들은 세상이 얼마나 넓고 신기함으로 가득 차 있는지를 깨달았기에 저토록 즐거워하는 거겠지. 오늘의 첫 경험을 평생 간직하며 더 넓은 세상을 꿈꾸겠지.

어린 소녀들뿐만이 아니다. 칭다오에 놀러온 중국인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바닷물을 발로 차고, 바닷가에서 조개를 캐며 일생에 하기 드문 바다 체험을 즐기고 있었다. 내륙국가 중국의 특성을 엿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바닷가에 사는 중국인들은 산둥이 별로 안 신기할까. 2박3일간 기차를 타고 푸젠에서 산둥까지 온 친구는 “산둥은 온통 평야구나!”라며 감탄했다. 장저우 산골에서 태어나 산이 많은 푸젠에서 자랐기에 산둥의 넓은 평야가 마냥 색다르게 느껴진다고 한다.

중원 평야와 황해 바다가 만나는 곳. 산둥성은 땅과 물의 이점을 활용해 일찍부터 부강함을 자랑하던 곳이다.

東夷의 땅

산둥성의 약칭은 ‘노나라 노(정자는 魯)’ 자다. 우리에겐 공자의 고향으로 친숙한 곳이다. ‘산둥(山東)성’은 태행산(太行山)의 동쪽이라는 의미로 붙은 이름이다. 한족들이 황하 중류, 태행산 서쪽의 중원에 살 때 동쪽에 사는 오랑캐들을 뭉뚱그려 ‘동이(東夷)’라고 불렀다. 산둥 지역은 내이(萊夷) 등 여러 이민족이 살던 동이의 땅이다.

산둥은 주나라 초기 때 중국에 포섭됐다. 주무왕(周武王)은 일등공신 강태공을 제나라의 제후로, 조카를 노나라의 제후로 봉했다. 재능이 뛰어나지만 한 핏줄이 아니라 왕실에 위협이 될지도 모를 강태공을 변방으로 보내 새 영토를 개척하게 하고, 그 중간에 친척을 둬 제를 견제하게 했다.

당시 제 지역은 한족의 미개척지였고 내이의 세력이 강해 기반 닦기가 만만찮았다. 그러나 군략과 내정에 모두 뛰어난 강태공은 성공했다. 사마천이 경제를 논하며 제나라를 첫 사례로 꼽을 만큼 제의 성장은 눈부셨다.

이전에 태공망이 영구(營丘)에 봉해졌을 때, 그곳 땅은 소금기가 많고 백성이 적었다. 그래서 태공망은 부녀자들의 길쌈을 장려해 기술을 높이고, 또한 각지로 생선과 소금을 유통시켰다. 그러자 사람과 물건이 줄을 지어 잇달아 모여들었다. 그리하여 제나라는 천하에 관, 띠, 옷, 신을 공급하였고, 동해와 태산 사이의 제후들은 옷과 관을 바로하고 제나라로 가서 조회하였다.

-사마천 ‘사기’ 중 ‘화식열전’

제나라는 명재상 관중을 만나 전성기를 맞았다. 상인 출신으로 경제에 밝은 관중은 부국강병의 계책을 묻는 제환공에게 명쾌하게 답한다. “농민들의 일할 시간을 빼앗지 않으면 그들은 부유해질 것입니다. 가축을 빼앗지 않으면 소와 양이 번성할 것입니다.” 관중은 일상 영역은 자유방임하고, 당시의 핵심 전략산업인 철과 소금은 국유화해 단시간에 제나라를 천하의 패자로 만들었다. 제나라는 춘추시대 140여 나라 중 ‘베스트 5’인 춘추오패(春秋五覇)였고, 전국시대 전국칠웅(戰國七雄) 중에서도 부강한 나라에 속했다.

한편 노나라는 주왕실과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서 정통성이 강했다. 노나라는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주변 강대국들의 역학관계를 살폈다. 뛰어난 정보력과 대의명분에 입각한 외교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겨 국력 이상의 실력을 발휘했다. 공자는 노나라의 역량을 학문적으로 체계화했다. 공자의 육예(六藝)인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는 정치외교, 문화예술, 국방, 행정, 경제 등을 총괄하는 실용학문이었다.

태산에 올라 천하가 작음을 알다

우리 귀에 익은 태산(泰山)은 산둥성에 자리하고 있다. 높이는 1532m로 백두산, 한라산보다 한참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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