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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코뚜레 꿴 중국 느슨히 잡되 끊지 않는다

중국의 한반도 기미(羈靡)정책

  • 장량(張良) | 중국청년정치학원 객좌교수 · 정치학박사

남북한 코뚜레 꿴 중국 느슨히 잡되 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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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不統不亂’ 원칙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의 원칙은 ‘안정과 현상유지(不統不亂)’인데, 주변에서 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 지속적으로 국가를 발전시키겠다는 현실적 이해관계가 그 배경에 있다. 중국이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 보여준 태도도 이러한 시각에서 해석해야 한다. 3대 세습을 지원해 북한의 안정을 도모하면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국의 국익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 것이다.

중국은 김정은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하려 그의 이복형 김정남의 생활을 지원한다고 한다. 당나라는 망명해온 발해 무왕의 동생 대문예(大門藝)를 이용해 발해를, 신라 문무왕의 동생 김인문(金仁問)을 이용해 신라를 견제했다. 원나라도 요동의 심양왕과 개경의 고려국왕 사이를 이간하는 방법으로 고려를 견제했다.

중국 처지에서 볼 때, 미국의 영향 아래에 있는 한국이 북한을 접수하면 150만 명 이상의 재중동포가 거주하고 한반도와 역사적 연결고리도 있는 만주지역이 상시 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현재로선 중국이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을 받아들일 리 없다는 뜻이다.

시진핑의 국내외 상황에 대한 인식이나 태도도 덩샤오핑적 현실주의, 즉 도광양회(韜光養晦, 실력을 숨기고 때를 기다림), 겸허저조(謙虛低調, 겸허하고 낮은 자세를 견지), 유소작위(有所作爲, 해야 할 일은 적극 나섬)가 정한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다. 베이징의 대외정책은 중국이 처한 지정학적 위치와 경제·사회적 상황, 역사적 경험 및 해당 시점의 국제정세에 따라 결정된다. 시진핑 역시 대미 협조와 갈등의 이원구조 속에서 한반도의 안정을 우선시하면서, 미일 세력에 대해 대응하는 차원에서 대한반도 정책을 입안하고 있다.



시진핑이 한국을 먼저 방문한 반면 북·중 정상회담이 아직 없다는 사실 등 북한을 대하는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져 보이는 것은 급부상한 중국의 자신감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중관계 증진과 관련한 북한의 반발은 통제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철저히 국익의 관점에서 북한을 바라보는 것이다.

2008년 5월 중국 외무성이 이명박 정부의 미국 일변도 외교에 대해 쌓인 불만을 ‘한미동맹은 냉전의 유물’이라는 말로 표출한 적이 있다. 베이징, 톈진, 상하이, 다롄 등 중국의 정치·경제 중심지를 타격할 수 있는 전략요충에 위치한 한국의 행보가 중국으로서는 그만큼 신경이 쓰이는 것이다.

“한국이 핵공격 받을 수도”

‘대륙의 붉은 별’ 저자인 미국 기자 에드가 스노가 확인한 바와 같이 마오쩌둥은 한국을 중국의 속국으로 인식했다. 장제스의 인식도 같았다. 이 같은 인식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반도 등 인근 지역에 대한 중국의 정책을 요약하면 분할과 지배(Divide · Rule), 다시 말해 코뚜레 꿰기라고 하겠다. 1992년 한중 수교도 한국을 이용해 북한을 견제하는 기미(羈靡, 고삐를 느슨하게 잡되 끈은 끊지 않음)정책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면 북한에서 김정은 아닌 그 누가 집권해도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국력이 증강할수록, 서태평양으로 동진하려 할수록 한반도 남쪽에 위치한 한국의 지정학적 가치는 높아진다. 한국은 서태평양으로 향하는 데 길잡이가 되면서 중국인에게 유리한 국제 규범 및 제도를 주장할 때 그것에 대한 지지와 정당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안정과 통일을 위해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그런데 중국과 가까워지려면 미국과의 관계도 굳건히 해야 한다. 강대국 미국의 힘을 빌려 중국에 대한 레버리지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둘의 조화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한·중 간에는 △북핵을 포함한 북한 문제 △고대사 문제 △이어도를 포함한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선 획정 문제 등 난제가 겹겹이 쌓여 있다.

미국 군산(軍産)복합체의 이해관계와도 밀접히 관련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 문제 또한 난제다. 인줘(尹卓) 인민해방군 해군 소장은 2014년 8월 CCTV와의 인터뷰에서 “사드의 주요 공략 대상은 중국과 러시아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이다.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이는 한중관계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이 제3국의 선제 핵공격을 받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인국’과 ‘염석진’의 길

우리가 중국과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가정해보자. 대처 능력을 갖췄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동맹세력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동맹국이나 우호세력의 지원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대가가 수반된다. 동맹이나 우호관계에도 강자의 논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은 러시아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동맹국 영국이 강력하게 반대했는데도 영국군의 트라이던트 핵미사일 배치 정보를 러시아에 넘겨줬다.

동맹이란 것이 이렇기에 우리도 동맹국 미국에 대가를 요구할 때는 확실하게 해야 한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사드의 한국 배치를 원한다면 반대급부로 △사용 후 핵연료의 안전한 재처리와 보관을 포함한 핵연료주기(Nuclear Fuel Cycle) 완성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스텔스 기술 등 안보와 경제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제공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10월 3일 베이징의 한 영화관에서 중국인 100여 명과 함께 중국어 자막이 깔린 영화 ‘암살’을 봤다. 일제에 항거한 애국자들의 활약을 잘 묘사한 듯했다. 함께 관람한 중국인들의 반응도 매우 좋았다. 다만 같은 민족끼리 죽이고 죽는 내용이 나와 씁쓸하기도 했다. ‘강인국’ 같은 부일파(附日派)들과 ‘염석진’ 같은 변절자들은 조선이라는 나라가 멸망하지 않았다면 삶을 그렇게 살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 속 ‘영감’의 말이 떠오른다.

“조선이라는 나라가 어디 있어. 모두 다 일본인 되고, 중국인, 미국인, 멕시코인이 됐는데….”

중국의 초고속 굴기(굴起)와 일본 우익 정치 엘리트들의 거국적 대응이 몰고 올 어두운 그림자가 한층 짙어진다. 대통령과 안보실장, 외교장관, 국방장관 등 우리 외교안보 최고위 인사들은 불과 70년 전까지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였으며, 앞으로 다시 인근 외세의 침략 아래 놓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을까. ‘암살’을 본 우리 관객들은? 절대 양보할 수 없거나, 반드시 이뤄야 할 핵심이익(core interest)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보호하고, 달성할지 우리는 생각하고 있는가.

중국의 골칫거리 소수민족

위구르인, 중동 · 아프리카 이슬람 세력과 연계 시도


남북한 코뚜레 꿴 중국 느슨히 잡되 끊지 않는다

지난해 4월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올라온 사진. 신장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의 평화롭던 시장이 테러로 전쟁터처럼 변했다.

변경 소수민족 문제는 중국의 골칫거리다.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가 특히 심각하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원주민 대다수가 이슬람교를 믿는 터키계 위구르인이다. 위구르인은 우루무치(烏魯木齊), 쿠카(庫車), 야르칸드(莎車), 카슈가르(喀什) 등 신장 곳곳에서 수백여 차례 반중(反中) 소요를 일으켰다. 지금도 위구르인의 소요가 이어지고 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가 중국의 안보와 통합을 위협하는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신장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타지키스탄 등 이슬람 국가들과 접경해 극단주의 단체인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탈레반 등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8월 17일 태국 방콕 에라완 사원 폭탄테러 사건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위구르인은 중동-아프리카 지역 이슬람 세력과의 연계를 시도하고 있다.

티베트(吐蕃) 문제도 있다. 시진핑은 부주석 시절이던 2011년 7월 티베트 라싸의 포탈라궁 앞에서 개최된 이른바 ‘티베트의 평화적 해방’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티베트가 ‘평화적으로 해방’된 후 티베트 주민의 생활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강조했다.

중국은 1951년 인민해방군을 티베트에 진주시켰다. 이후 티베트 영역의 상당 부분을 분할해 칭하이(靑海)성, 쓰촨(四川)성, 윈난(雲南)성 등에 통합했다. 티베트 영역을 대폭 축소한 것. 인도 다름살라에 소재한 달라이 라마 등 티베트 망명 세력은 자치를 요구한다. 주목할 점은 쓰촨성과 칭하이성에 거주하는 150만~200만 명의 티베트인이 티베트 자치구의 티베트인보다 훨씬 민족주의적이며 중국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것이다. 쓰촨성 서북부 간즈 티베트인 자치주와 아바 티베트·강족(羌族) 자치주 등에 위치한 라마 사원을 중심으로 2011년 10월 이래 승려의 분신 등 티베트인의 저항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티베트의 배후에 자리한 인도를 겨냥해 서북부 고원지대 칭하이성에 사거리 1700㎞의 둥펑(DF) 21-C 탄도미사일을 배치했으며 신장과 티베트의 안정과 통합, 장기적으로는 위구르인, 티베트인의 중국에 대한 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고산과 협곡, 사막 등 격오지(隔奧地)에 발전소를 짓고, 전신주를 세우며, TV를 무료로 공급해 한족이 주도한 중국의 발전상을 홍보한다. 2006년 7월 칭하이성 성도인 시닝(西寧)과 티베트 자치구 수도 라싸를 연결하는 고산철도를 개통한 것도 티베트와 외부 세계 간 교통을 원활하게 해 티베트를 내지화(內地化)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소수민족 문제는 아니지만, 홍콩의 민주화와 관련된 사안도 베이징의 골칫거리이자 향후 불안정의 뇌관이 될 수 있다.


신동아 201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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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량(張良) | 중국청년정치학원 객좌교수 · 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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