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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北 코앞까지 다가선 中 철도굴기(鐵道崛起)

동아시아 판도 바꾸는 고속철도

  • 안병민 | 한국교통연구원 유라시아북한인프라연구소장 speyer1959@naver.com

北 코앞까지 다가선 中 철도굴기(鐵道崛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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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철도는 국가 권력 싣고 달린다”
  • ● 北 나진항이 일대일로 동쪽 끝
  • ● 선양-단둥-평양 발해만 경제권
  • ● 南 주도권 확보 더 멀어져
北 코앞까지 다가선 中 철도굴기(鐵道崛起)

나진-하산 철도. 동아일보

동아시아에서 철도는 2개의 얼굴로 등장했다. 경외(敬畏)와 두려움이 그것이다. 한반도의 마지막 왕조 조선, 중국의 마지막 왕조 청(淸), 그리고 일본은 철도라는 수송수단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동아시아에 등장한 괴물

北 코앞까지 다가선 中 철도굴기(鐵道崛起)

북한 나진항. 동아일보

중국에 철도가 소개된 시기는 1820년대다. 영국 상인이 베이징 외곽에 영국 문물을 과시하고자 500m 구간에 철도를 부설했는데, 이 철도는 부설 직후 청 조정에 의해 강제 철거됐다고 한다. 중국 최초의 상업용 철도는 1876년 개통된 상하이(上海)~쑹창(淞長) 노선이다. 이 철도는 바다에 수장됐다. 운행 도중 행인이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중국인들이 가뜩이나 철도에 반감이 크던 터라 이 사고를 계기로 철도를 해체해 수장했다.
청 조정이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1880년대 이후 철도 건설이 본격화했다. 실소를 자아내는 해프닝도 많았다. 증기기관차 기적소리가 무덤 속 황제를 놀라게 한다는 이유에서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고, 노새와 말이 화물열차를 끄는 진풍경도 나타났다. 청 황실의 실권자이던 자희태후(서태후)는 중국 황실의 기맥(氣脈)을 상하게 한다는 이유로 철도 건설을 강하게 반대했다.
일본에서는 1872년 도쿄와 요코하마를 잇는 철도가 개통됐다. 일본은 신중하게 철도 건설 계획을 수립했다. 건설자금을 해외로부터 무분별하게 동원한 인도와 아프리카가 열강의 식민지가 된 전례를 봤기 때문이다. 철도 건설 사업의 책임자는 을사늑약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다. 이토는 영국 은행에서 융자받은 정식 차입금으로 철도 건설비용을 충당했다. 이토는 서구 열강이 기획한, 철도를 통한 식민지화 전략을 숙지했으며 그 같은 전략을 훗날 한반도에 그대로 적용했다.
일본에서도 철도 건설에 대한 반대 세력이 적지 않았다. 메이지 유신의 주역 사이고 다카모리, 오쿠보 도시미치 등도 반대파에 속했다. 이들은 특히 자신들의 출신지역 영주 저택 근처로 철도 노선이 통과하는 데 반대했다. 그 결과 일본 최초의 철도는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건설됐다.
그렇다면 조선의 눈에 비친 철도는 어떠했을까. 1877년 일본에 수신사로 파견된 김기수가 철도를 목격한 최초의 조선인으로 추정된다. 그는 ‘불을 내뿜는 수레’라는 뜻에서 열차에 ‘화륜거(火輪車)’라는 이름을 붙였다. 열차가 달리는 모습을 ‘우레와 번개처럼 달리고 바람과 비같이 날뛴다’고 묘사했다. ‘독립신문’은 1899년 9월 한반도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 개통식을 소개하면서 화륜거를 이렇게 소개했다.
‘화륜거 구르는 소리는 우레 같아 천지가 진동하고 기관거에 굴뚝 연기는 반공에 솟아오르더라. 수레 속에 앉아 영창으로 내다보니 산천초목이 모두 활동해 닫는 것 같고 나는 새도 미처 따르지 못하더라.’
경인선 개통 이후 한반도에서도 철도가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매김했다. 동아시아에서 철도의 등장은 기존의 시공(時空) 개념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대사건이다. 



궤간(軌間)의 정치학

철도는 2개의 레일 위로 차량을 운행하는 운송수단이다. 레일 2개 사이의 폭을 전문용어로 궤간(軌間, gauge)이라고 한다. 두 레일의 폭은 나라마다 다르기 일쑤다. 궤간의 종류는 사철(私鐵)까지 포함하면 100개가 넘는다. 편의를 위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레일 폭 1435㎜를 표준궤로 정했다. 이보다 폭이 넓은 철도를 광궤, 좁은 철도를 협궤라고 한다.
동아시아의 경우 한국·북한·중국은 표준궤(1435㎜), 러시아는 광궤(1520㎜), 일본은 협궤(1067㎜)를 주로 사용한다. 특기할 것은 러시아 극동 사할린 철도는 일본과 같은 협궤, 일본 고속철도 신칸센은 표준궤 방식을 쓴다는 점이다. 또한 북한의 두만강-나진 구간은 러시아 광궤와 북한 표준궤 열차가 같이 다닐 수 있는 복합궤도(표준궤+광궤) 방식을 적용했다.
궤간이 다른 국가 간 물류 이동을 위해서는 기차 바퀴를 교환하는 대차교환 방식, 혹은 환적 방식 등을 활용해야 한다. 인접국 철도가 어떤 궤간으로 건설됐느냐에 따라 직접 연결이 가능하거나 불가능하다. 따라서 국가의 철도 궤간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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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민 | 한국교통연구원 유라시아북한인프라연구소장 speyer195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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