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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향좌 우향우’ 광풍 속 아웃사이더 돌풍

미국 대선 어디로?

  • 김영준 |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원

‘좌향좌 우향우’ 광풍 속 아웃사이더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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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열 받은 진보진영

둘째는 보수와 진보 간의 대립 격화다. 퓨리서치 조사 중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에게 상대 정당에 대한 호감도를 묻는 항목의 결과를 보면, 공화당에 대해 ‘매우 비호감(very unfavorable)’이라고 답한 민주당 지지자의 비율은 1994년 16%, 2004년 29%, 2014년 38%로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민주당에 대해 ‘매우 비호감’이라 답한 공화당 지지자의 비율도 1994년 17%, 2004년 21%, 2014년 43%로 치솟았다. 더욱이 2014년 조사 대상 민주당 지지자 중 27%와 공화당 지지자 중 36%가 각각 ‘상대 정당 때문에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a threat to the nation's well-being)’라고 응답했다.
최근 로이터가 시장조사업체 입소스(Ipsos)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 지지자 중 87%, 샌더스 지지자 중 54%가 ‘현재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와 샌더스 돌풍은 이 같은 정치적 중도층의 감소와 양극화, 상대에 대한 혐오 증가 현상이 중첩된 미국 정치 지형 변화의 산물로 볼 수 있다. 즉, 기존의 미국 정치 지형으로 보면 아웃사이더여야 할 트럼프와 샌더스가 정치 지형의 양극화로 인해 두 그룹으로 나뉜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인사이더가 된 것이다.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하는 이유는 뭘까. 진보진영 좌경화의 중심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있다. 오바마 집권기에 일어난 변화에 대한 불만으로 진보층이 더욱 좌경화한 것이다. 물론 진보층이 ‘오바마 행정부가 한 일이 없다’고 비판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미국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 이전 시기에 비해 큰 폭의 변화가 일었다.
오바마 집권기에 정치·사회적 영향이 컸던 변화로는 ‘오바마 케어’로 알려진 의료보험 개혁, 동성결혼 합법화, 동성애자임을 공개하는 사람의 군 복무를 금지하는 이른바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 정책 폐지, 동일노동 동일임금 입법화 등을 꼽을 수 있다. 국제적으로는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통한 중국 견제, 이란 핵 합의, 쿠바와의 외교 정상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설립 등이 있다.
이런 변화에도 진보진영의 불만이 큰 까닭은 오바마 행정부 아래서 일어난 변화가 정치적 산물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이뤄졌다거나, 변화의 정도가 미진한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다. 동성결혼 합법화는 연방대법원을 통해 사법적으로 이뤄진 것이며, ‘Don′t Ask, Don′t Tell’ 정책은 폐지됐으나 만족스러운 후속 정책이 나오지 못했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안 역시 입법화는 됐지만 여성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 마련은 미진하다.
진보진영의 불만이 큰 또 다른 이슈는 흑인 인권이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 등장으로 흑인 인권 개선에 대한 기대치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으나 비무장 흑인들이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시민운동이 시작될 만큼 흑인 인권 개선을 실감할 만한 변화는 없었다.



상대적 빈곤 + 절대적 빈곤

진보진영이 가장 분노하는 부분은 역설적으로 오바마 행정부가 최고 업적으로 여기는 경제다. 객관적인 지표들을 보면 오바마 재임 중 미국 경제가 회복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으나 문제는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다. 시사월간지 ‘워싱턴 먼슬리’(Washington Monthly)는 연방준비은행 샌프란시스코 지부에서 발간된 자료를 분석한 보도에서 “최근의 빈부 격차는 세대의 문제까지 중첩돼 청년층이 노년층보다 더 빈곤해지면서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가 심화했을 뿐 아니라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한다.
이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가장이 25~34세인 ‘청년층 가정’의 중위 수입(median income)과 가장이 65~74세인 ‘노년층 가정’의 중위 수입 비교다. 이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와 청장년층 가정의 중위 수입과 노년층 가정의 중위 수입 간 격차가 급속히 줄어들더니 급기야 2009년부터는 노년층의 수입이 청년층의 수입을 앞질렀고, 이후 그 격차가 계속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부의 분배 메커니즘 문제도 있다. 미국 의회 예산처는 ‘1979~2009년 하위 80% 가계의 소득은 계속 하락한 반면 상위 1% 가계의 소득은 2배 이상 증가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제이콥 해커 예일대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금융규제 해제가 경제 전반의 불안정성을 초래했고, 낙수효과(trickle-down)가 아니라 역낙수효과(trickle-up)를 불러일으켰다”며 소수의 부유층이 부를 독과점하며 중산층 및 빈곤층과의 격차가 벌어져가는 현상의 주범으로 ‘탐욕적 금융업’을 지목했다.
비록 오바마 취임 이전 시기에 비해 경제가 나아졌다고는 하나 체감할 정도는 아니며, 그나마 그 혜택도 경제적 상위계층이 상당 부분을 흡수하는 구조가 심화하면서 민주당 지지 기반인 청장년층, 노동자 계층은 상대적 빈곤뿐 아니라 절대적 빈곤까지 겪어야 했다는 것이다.
한편 보수층이 우경화한 데에는 공화당 내부 변화의 영향이 크다. 9·11 테러 이후 반(反)이슬람 및 반이민자 정서가 높아진 상황에서 흑인 대통령의 등장으로 전통적 비주류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높아졌다. 이에 보수층은 비주류들을 포용하기보다 반오바마 공세를 통한 전통 지지층의 결속을 택했다. 그러한 선택의 중심에는 반이민, 총기 소유권 보호, 세금 인하, 정부 기능 축소 등을 주장하는 극우 정치조직 ‘티파티(Tea Party)’가 있다. 티파티는 보수적 부유층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사라 페일린, 테드 크루즈, 마르코 루비오, 폴 라이언 등 유망한 정치인들을 발굴·후원하는 방식으로 공화당 우경화를 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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