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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격전장을 가다

두 마리 토끼 쫓는 아베 브레이크가 없다

美와 동맹 강화, 군국주의 회귀

  • 전계완 | 시사평론가, ‘일본, 다시 침략을 준비한다’ 저자 jkw68@daum.net

두 마리 토끼 쫓는 아베 브레이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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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법 개정해 ‘전쟁 가능국’…야당 무능도 한몫
  • ●북한 선제공격론, 제로센 전투기 시험 비행
  • ●아베 “일본이 패망한 게 아니라 미국과 終戰한 것”
두 마리 토끼 쫓는 아베  브레이크가 없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영토, 영공 또는 영해에 들어오면 즉각 요격하라!”

2월 3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은 이렇게 명령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일본은 이 같은 미사일 파괴 명령 이후 요격 장치를 갖춘 이지스함을 동중국해에 배치했지만, 2월 7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뒤 실제 요격에는 나서지 않았다. 위험성을 널리 알리면서 정치적, 외교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었다.

북한의 도발 직후 일본은 북한의 위협을 국내외 정치에 적극 활용했다. 아베 신조 정권은 7월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에서 북한 이슈가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여론을 움직이고 있다. 집단자위권을 통한 안보정책에 한계가 있어 평화헌법 개정을 통한 ‘전쟁 가능국가’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를 흘린다. 헌법을 개정하려면 의원 3분의 2 찬성이 있어야 하기에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을 적극 지지해달라는 것이다.



‘美 2중대’ 벗어나 존재감 과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지만, 이미 군사력 강화라는 고삐가 풀린 상태에서 ‘개헌 절대불가’ 여론을 지켜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3년 만에 찾아오는 이번 참의원 선거(임기 6년으로 3년마다 절반 교체)에선 아베 정권의 경제 실정이 묻히고 북한 도발이 주요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외교적으로도 일본은 유엔의 대북제재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북한으로 출국한 사람의 재입국 금지, 자산동결 대상 확대, 북한 선박 전면 입항 금지 등의 독자 제재에 나섰을 뿐 아니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서 미국보다 먼저 이사국 설득에 팔을 걷어붙이며 마치 안보리 대변인처럼 북한 제재에 앞장섰다. ‘미국의 2중대’ 이미지를 벗어나 일본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북한의 도발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뿐 아니라 아베 정권의 국내외 영향력 확대에 크게 기여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난센스다. ‘동아일보’ 권순활 논설위원은 1월 13일 칼럼에서 “민족을 내세우는 북한의 전체주의 정권이 국수주의자들을 포함한 일본 보수세력의 재무장 숙원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도우미’로 전락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반민족적 행위”라며 탄식했다.

북한 도발을 계기로 일본 정부는 국내적으로 ‘국민 결속’이라는 정치적 효과를 얻었고, 대외적으로는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결실을 봤다. 무엇보다 일본 보수세력의 야망인 군사대국화 빗장을 풀어버렸다. 이제는 노골적으로 군사력 강화를 드러내며 이를 외부에 적극 알리는 상황마저 빚어졌다.


두 마리 토끼 쫓는 아베  브레이크가 없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아베 정권의 군사대국화에 길을 열어주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사진은 일본 주요 TV에서 연일 방송되는 북한 도발 상황 보도.사진제공·전계완

다시 떠오른 가미카제機

두 마리 토끼 쫓는 아베  브레이크가 없다

71년 만에 다시 날아오른 가미카제 전투기. 뉴시스

지난 1월 말 가고시마(鹿兒島)현 가노야(鹿屋) 항공기지에서는 태평양전쟁 때 가미카제(神風) 자살공격기로 사용한 제로센(零戰) 전투기가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도쿄에 본사를 둔 제로엔터프라이즈 재팬이라는 회사가 기획한 행사지만 정부 허가를 받고 공군기지에서 이뤄진 것이라 주변 국가들의 반발을 샀다.

이 비행기는 1970년대 파푸아뉴기니 정글에서 발견된 것으로, 2년 전 미국에서 일본으로 갖고 온 것이다. 주최 측은 “제로센 전투기가 71년 만에 다시 하늘을 날았다”며 “다시 있어서는 안 되는 슬픈 역사를 짊어졌지만 훌륭한 일본 제조업의 모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은 즉각 관영 CCTV를 통해 “제로센 전투기는 살인마로 악명이 높던 일본군의 상징이었다. 일본이 군국주의 부활에 대한 야망을 드러냈다”고 맹비난했다.

일본 정부는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의 유서와 유품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려다 실패한 바 있다. 지금도 가고시마현 미나미규슈(南九州) 시에 특공평화회관을 두고 가미카제가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한 성스러운 부대였다고 대내외에 알리고 있다.
3월 초에는 일본 정부가 이례적으로 미야자키(宮崎)현 뉴타바루(新田原) 항공자위대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곳은 가고시마현 가노야 항공기지에서 100km 떨어진 곳으로, 두 곳은 동중국해와 태평양을 관할하는 일본 공군의 전략적 요충지다. 뉴타바루 기지는 F4 전투기가 상시 대기 중이며,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 분쟁 이후 준전시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가노야 기지엔 ‘잠수함 킬러’로 불리는 해상초계기 P-3C가 배치돼 있는데, 이곳도 언론에 공개됐다. 가노야 기지는 가고시마 오스미 반도에 있는 인구 10만 명의 도시로 1941년 일본군이 진주만 공습을 최종 결정한 가노야 회의가 열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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