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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자치구 르포 下

중앙亞 일대(一帶) 엮어 경제·정치 ‘두 토끼’ 몰이

  • 카슈가르=모종혁 | 중국전문 칼럼니스트

중앙亞 일대(一帶) 엮어 경제·정치 ‘두 토끼’ 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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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돈, 사람 빨아들이는 블랙홀 ‘국제변경합작구’
  • ● 호르고스 인구 9만 중 2만은 2~3년 내 유입
  • ● 8개국 국경 맞댄 신장에 ‘제복 안 입은 군사조직’
  • ● 우루무치 1인당 GDP 7만4000위안(中 평균 4만9000위안)
중앙亞 일대(一帶) 엮어 경제·정치 ‘두 토끼’ 몰이

버스를 통째로 빌려서 온 카자흐스탄 상인들이 귀국 준비를 하고 있다.

“날마다 국경을 넘어 몰려오는 카자흐스탄인들 덕분에 장사가 아주 잘되죠.”

중국 신장(新疆)자치구 서북단에 위치한 호르고스시의 국제변경합작구(國際邊境合作區). 규모가 가장 큰 중야(中亞)면세센터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무라티-라디나 부부는 소수민족인 카자흐족(哈薩克族)이다. 카자흐족은 몽골과 터키 혈통의 혼혈이다. 2010년 현재 전체 인구는 146만 명으로 중국 소수민족 중 17번째로 많다. 신장에만 사는데, 주로 알타이(阿勒泰)산맥과 톈산(天山)산맥 북부에 거주한다.

카자흐족은 카자흐스탄 주류 민족과 뿌리가 같다. 무라티는 “카자흐스탄의 표준어와 카자흐족의 언어는 95% 이상 같아 두 민족 간 의사소통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무라티가 다루는 품목은 트렁크에서 손가방까지 다채롭다. 가격도 20위안(약 3400원)대부터 600위안(약 10만2000원)까지 다양하다. 무라티는 “카자흐스탄에서도 가방을 생산하지만 중국처럼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가격이 비싸다”고 했다.



하루 방문객 1만60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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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품 전문 매장 한국성에는 한족과 위구르족이 쉴 새 없이 방문한다.

가방가게 옆에선 아내 라디나가 의류를 판다. 라디나는 “여름철 카자흐스탄 남성들은 스포츠웨어를, 여성들은 캐주얼웨어를 선호한다. 활동하기 편하고 빨래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제변경합작구에서 히잡을 쓴 카자흐스탄 여성은 라디나 말고는 보기 힘들었다.

호르고스 국제변경합작구는 2012년 4월 문을 열었다. 총면적 528㏊ 중 343㏊는 중국 땅, 185㏊는 카자흐스탄 땅이다. 국경선이 합작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셈. 이 때문에 상인과 방문객 모두 여권을 소지해야 이 지역에 들어갈 수 있다.

2004년 9월 중국과 카자흐스탄 정부는 국제변경구 설립 협정을 체결했다. 취지는 △양국 간 국경무역 및 경제협력 활성화 △수출 지향의 산업체계 발전 △외국인 투자와 관광객 유치 촉진. 중국 주도로 240억 위안(약 4조800억 원)을 투자해 부지를 닦고 비즈니스센터, 면세센터, 부대시설 등을 세웠다.

뒤이어 두 나라는 특별조치를 시행했다. 먼저 모든 이에게 국제변경합작구 내에서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했다. 투자기업에 대해서는 최장 10년간 토지사용료를 면제하고 각종 세제지원 혜택을 줬다. 또한 중국과 카자흐스탄 국민은 30일간 무비자로 출입이 가능하게 했다. 지난 8월 이곳을 방문했을 때 만난 카자흐스탄인 멘디달니는 “지난해 6월부터 한 달에 한 번꼴로 호르고스에 와서 각종 휴대전화 액세서리를 사간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번호판을 탄 차량도 쉽게 볼 수 있다. 가깝게는 자르켄트(Zharkent)에서, 멀게는 알마티(Almaty)에서까지 달려와 국경을 넘는다. 멘디달니도 알마티에서 왔다. 그는 “매일 밤 알마티에서 출발하는 침대버스를 타면 아침에 호르고스에 도착한다”면서 “세관 검색이 까다롭지만 가져가는 물품의 중량이나 종류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주차장 한쪽에서는 버스를 통째로 빌려서 국제변경구를 방문한 상인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의 짐을 카자흐스탄 내 각 도시로 보내주는 택배회사들도 성업 중이다.



‘도시 속의 도시’

지난 3월 호르고스 시정부가 발표한 통계공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변경구를 찾은 방문객은 366만 명에 달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개방하다 올해 6월 1일부터 개방시간을 14시간으로 늘렸다. 그 뒤 하루 평균 방문객이 1만6000명으로 늘어, 올해 상반기에는 2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국제변경구를 통해 카자흐스탄으로 직수출된 화물은 1463만8400건에 달했다. 덕분에 호르고스의 대외무역액은 120억 달러(약 13조7200억 원)에 이르렀다. 2010년 30억 달러의 4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중국산 제품은 제조업이 취약한 카자흐스탄에서 인기가 높다. 의류, 생활용품, 전자제품, 기계부품 등 온갖 상품이 국경을 넘어간다. 국제변경구 관계자는 “올 초까지 26개 기업이 투자를 마쳤거나 진행 중이고 3200개 상점이 입주했다”면서 “1~2년 내에 24시간 입출입이 가능해지면 입주하는 상점과 방문객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르고스 시정부는 여권이 없는 중국인에게 임시통행증도 발급한다. 숙박까지 가능한 24시간 입출입체제가 가동되면 국제변경구는 독립적인 도시 기능을 갖추게 된다.

‘도시 속의 도시’ 국제변경구 덕분에 호르고스는 변경(邊境)이면서도 연해지방 못지않게 성장했다. 인구는 ‘생산건설병단’과 가족을 포함해 8만7000명인데, 이 가운데 2만여 명은 일자리를 찾아 최근 2~3년간 유입된 외지인들이다. 한족이 71.7%를 차지하는 데 반해 원주민인 카자흐족은 9.7%에 불과하다. 지역내총생산(GRDP)은 34억6300만 위안(약 5900억 원)을 달성했다. 1인당 GDP는 3만9995위안(약 680만 원)으로, 신장 전체 평균(4만34위안)과 맞먹는다.

이런 눈부신 성장세에 기대를 걸고 조선족 대건국(代建國) 씨도 호르고스로 이주했다. 대씨는 대륙 반대편 헤이룽장(黑龍江)성이 고향이다. 2년 전 쥐펑(聚豊)무역회사에서 한국 상품 전문점을 관리할 매니저를 구하는 광고를 보고 하얼빈(哈爾濱)에서 찾아왔다. 그가 일하는 쥐펑 매장은 한국에서 직수입한 각종 상품을 판매한다.

“하얼빈에서 우루무치(烏魯木齊)까지 여객기로 7시간 반, 우루무치에서 호르고스까지 기차로 11시간 반 걸려 왔다. 지난해 8월에 문을 연 매장이 성황이라 선택에 후회는 없다. 구매자의 90% 이상은 중국인으로 화장품이 가장 많이 팔리며, 전기밥솥과 주방기기도 판매량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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