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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조주청과 함께 가는 지구촌 여행(96)

카자흐스탄의 수도 알마티

허허벌판에 세운 ‘밤의 도시’

카자흐스탄의 수도 알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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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의 수도 알마티

텐산산맥에 눈이 쌓이면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좋아서 춤을 춘다. 눈녹은 물이 일년내내 흘러 내리기 때문이다.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시내를 벗어나면 막바로 카자흐스탄과의 국경이 가로막는다. 우즈베크에서 발진한 미 전폭기들이 아프가니스탄의 카불을 불바다로 만들고 탈레반 정권이 이에 결사항전을 외칠 때라 각오는 했지만 국경을 통과하는데 2시간이 걸렸다.

그나마 빌린 차 운전기사가 눈치 빠르게 여기저기 돈을 찔러서 지뢰밭 같은 국경을 빠져나와 카자흐스탄 땅을 밟게 된 것이다.

열흘 동안 카자흐스탄을 돌아보겠다는 생각으로 우즈베키스탄에서 닛산제 패트롤카를 빌렸는데, 차주이자 운전기사는 타슈켄트에 자리잡은 국립병원의 현직 외과의사다. “나라에서 너를 공부시켜 줬으니 나라를 위해 일하라”는 국가의 요구에 의사들은 “막일꾼보다 적은 월급으로는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란다.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미국에 군사기지까지 제공한 우즈베키스탄의 대부분 사람들은 이웃나라가 전쟁에 휩싸인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천하태평이지만, 막상 한 블럭 떨어진 카자흐스탄은 더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 수많은 검문소에서 수없이 검문을 당하고 엄청난 달러를 뺏겨가며 무려 16시간 만인 늦은 밤에 이 나라 최대 도시 알마티에 도착했다.

중앙아시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의 팽팽하던 관계는 카스피해 연안에서 석유가 쏟아져나옴으로써 무게 중심이 카자흐스탄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카자흐스탄의 수도 알마티

장날 토끼를 팔러 나온 러시안 소년. 한 마리에 2000원을 호가한다(왼쪽). 카자흐스탄은 이슬람 국가지만 알마티 시내 복판에 금빛 찬란한 러시아정교회 십자가가 하늘을 찌른다.

오일머니가 쏟아져 들어오자 알마티는 흥청거리며 자본주의의 독버섯들이 여기저기 자라기 시작했다.

이 세상의 수많은 도시를 다녀봤지만 알마티 밤거리만큼 창녀들이 우글거리는 도시는 처음이다. 대로에 다닥다닥 늘어서서 술취한 남자들과 흥정을 벌이는 밤꽃들은 러시안에서 키르기스인에 이르기까지 인종도 갖가지다. 싸구려 호텔에 투숙해 식당에 들어섰더니 그곳에도 밤꽃들이 진을 치고 맥주를 마시며 손님낚기에 여념이 없다.

공무원들의 부패도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심하다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이 나라의 검문은 안전을 위한 검문이라기보다 돈을 뺏기 위한 검문으로, 외화 소지 검사가 검문의 전부다. 어이없는 트집을 잡다가는 결국 노골적으로 달러를 요구하는 것이다. 수많은 카지노가 분별없는 사람들을 알거지로 만드는 것도 이 나라의 사회문제다.

알마티는 19세기 중엽 러시아가 이 나라를 지배하며 허허벌판에 세운 도시다. 실크로드의 유적 하나 없이 바둑판 모양의 반듯반듯한 거리에는 러시아의 신흥공업도시 같은 음산함이 서려 있다.

카자흐스탄의 수도 알마티

목동 할아버지의 얼굴은 우리 한국인 얼굴을 판박이한 듯하다(왼쪽). 카자흐스탄은 자동차와 마차가 공존하는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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