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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도 읽기 좋은 청소년용 ‘과학자 시리즈’

  • 표정훈 < 출판칼럼니스트 >

성인도 읽기 좋은 청소년용 ‘과학자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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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라는 범주는 산업혁명을 거친 뒤에야 본격적으로 자리잡았다. 대부분의 전통사회에서는 15∼16세 이상이 되면 농경과 전쟁에서 한 사람 몫을 충분히 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각 사회 나름의 통과의례를 거쳐 유년에서 성년으로 곧바로 진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책의 경우, 조선의 사대부 집안 자제들이 공부해야 할 텍스트에는 연령 제한이 사실상 없었다. 텍스트의 심도에 따른 단계와 각자의 능력에 따른 진도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천자문’‘동몽선습’ ‘명심보감’ ‘소학’ 등이 기초 텍스트라면 사서오경(四書五經)이 고급 단계의 심화된 텍스트였던 것.

오늘날에는 전세계적으로 청소년 도서가 특화돼 있다. 그러나 우리 도서 시장은 그렇지 못하다. 반복적인 문제풀이 연습과 암기, 학원 수강 등이 필수적인 대입 전략이라는 현실 속에서 청소년들은 참고서 소비자 이상이 못된다. 대부분의 서점 매장에는 청소년만을 위한 별도 코너가 없으며, 있다고 해도 참고서 코너에 지나지 않는다.

과학자 시리즈물 출간 붐

이런 상황에서 최근 출간된 두 종의 시리즈가 눈길을 끈다. 바다출판사에서 나온 ‘옥스퍼드 과학자 시리즈’(전 5권)와 지호출판사에서 나온 ‘발명가와 과학자 시리즈’(전 5권)가 그것이다. 바다출판사의 시리즈는 ‘E=mc²과 아인슈타인’ ‘진화론과 다윈’ ‘라듐의 발견과 마리 퀴리’ ‘위대한 발명과 에디슨’ ‘만유인력과 뉴턴’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호출판사의 시리즈는 ‘파괴를 위한 과학 무기: 불화살에서 핵탄두 미사일까지’ ‘생의 암호를 풀다 유전자: 진화론에서 DNA 지도까지’ ‘더 멀리 더 가까이 통신: 봉화에서 인터넷까지’ ‘세균과의 전쟁 질병: 천연두에서 에이즈까지’ ‘목숨을 건 도전 비행: 열기구에서 우주선까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상 두 시리즈는 자연과학을 주제로 한다는 점 이외에, 원서가 9∼12세 연령층을 대상으로 출간되었다는 공통점도 지닌다. 9∼12세면 우리나라 학제에서 대략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 정도에 해당한다. 번역서를 출간한 두 출판사 측은 이 시리즈를 중학생 이상을 염두에 두고 펴냈다고 한다. 분명하게 청소년용 도서로 설정한 것이다. 원서가 9∼12세용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왜 청소년용, 이른바 1318용이 되느냐고 의아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사정을 말하면 이렇다.

외국 도서 시장에서 10대 중후반(young adult) 연령층이나 9∼12세 연령층 용으로 분류되는 책은 우리나라에서는 그 내용 수준에서 성인 독자들까지 포괄하기에 손색이 없다. 외국의 청소년용 도서가 우리나라에서는 성인용으로 독자 연령층이 한 단계 높아지는 것이 흔한 일이다.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회 일반의 전반적인 교양 수준의 차이 때문이기도 하고, 청소년 독자층이 소화할 수 있는 지식의 범위와 수준의 차이 때문이기도 하다. 위에서 언급한 시리즈 역시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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