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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요리솜씨

요리를 잘해야 축구가 산다

신문선 SBS축구해설위원의 버섯생불고기

  • 글·최영재 기자 (cyj@donga.com) 사진·김용해 기자 (sun@donga.com)

요리를 잘해야 축구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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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섯생불고기는 샤브샤브와 한국식 불고기를 반쯤 섞어놓은 일종의 퓨전요리다. 불고기보다는 물이 많고, 샤브샤브보다는 물이 적다. 또 양념에 재운 고기 대신 생고기를 쓰는 점이 특이하다.
요리를 잘해야 축구가 산다

신문선해설위원 가족

그가 하는 축구 해설을 듣다보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축구공이 골문 근처에만 와도 손을 움켜쥐고 안절부절 못하고, 골이라도 들어가면 자리를 박차고 통렬하게 함성을 지른다. 공공 장소에서도 주위 눈치볼 것 없이 곁에 있는 사람과 어깨를 얼싸안고 펄쩍펄쩍 뛰게 된다. 친한 사람이고 잘 모르는 사람이고 그 순간만큼은 안면몰수다. 이처럼 그는 세치 혀로 점잖은 사람들의 체면을 일거에 구겨버린다. 물론 한 30초 정도 계속되는 폭풍과 환희의 순간이 지나면 조금 계면쩍어진다. 하지만 그는 틈을 주지 않는다. 곧 개그맨 같은 엉뚱한 표현과 속사포처럼 쏘아대는 재담으로 배꼽을 쥐게 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토록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순간은 그리 많지 않다. 그것이 축구해설가 신문선(44)의 마력이다.

월드컵을 한 달 남짓 남겨두고, 그는 이미 월드컵을 치르고 있다. 극도의 긴장 속에서 축구경기와 관련 없는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컨디션 조절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런 긴장은 경기를 앞두고 있는 국가대표 축구선수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사람이 계속 긴장 속에서만 살 수는 없는 법. 적당하게 풀어주어야만 골문 앞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가족이다. 가족보다 더 편안하고 지친 심신에 활력을 주는 존재는 세상에 없다. 신위원도 마찬가지다. 온 기력을 월드컵에 쏟고 있는 지금, 그의 유일한 안식처는 가족이다. 가족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나누어 먹는 시간이 그에게 최고의 휴식이다.

그가 가장 좋아하고 가족과 함께 즐기는 음식이 버섯생불고기. 버섯생불고기는 샤브샤브와 한국식 불고기를 반쯤 섞어놓은 일종의 퓨전요리다. 불고기보다는 물이 많고, 샤브샤브보다는 물이 적다. 또 양념에 재운 고기를 쓰지 않고 생고기를 쓰는 점이 특이하다.

요리를 잘해야 축구가 산다

쌍둥이 아들 키우는 재미는 신문선 부부에게 가장 큰 낙이다(왼쪽부터 승무 승민 아내 이송우씨)

생고기는 양념에 재우는 고기보다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 육질이 더 좋아야 하는 것이다. 육류는 도살 후 바로 강직현상이 일어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고기 자체의 효소작용으로 연하고 맛이 좋아진다. 쇠고기의 숙성 기간은 4∼7℃에서는 10일 전후, 2℃에서는 2주일 정도 걸린다. 그러므로 신선하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신문선 위원식으로 버섯생불고기를 만들려면 이처럼 숙성이 잘된 소 볼기살인 우둔살을 차돌박이처럼 얇게 썬 것을 구입한다.

이 요리의 핵심은 육수다. 육수는 5인분 기준으로 진간장 1컵, 물 5컵 반, 황설탕·물엿·백설탕 각각 1스푼, 배와 양파·사과를 갈아 섞어서 1컵, 마늘·생강·참기름·후추·조미료 적당량을 잘 저어서 만든다.

버섯은 표고버섯과 느타리버섯, 팽이버섯을 준비하는데, 표고와 팽이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느타리버섯은 손으로 죽죽 찢어놓는다. 다음은 채소 재료. 샤브샤브 요리처럼 쪽파와 미나리, 양파, 당근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준비한다. 재료 준비가 끝나면 육수를 팔팔 끓인다. 육수가 끓으면 가족들이 둘러앉아 고기, 야채, 버섯 순으로 조금씩 넣어서 익혀 건져 먹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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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최영재 기자 (cyj@donga.com) 사진·김용해 기자 (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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