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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예술에 나타난 섹스와 죽음

“섹스는 위대한 행위예술, 죽음은 몸의 해체와 순환”

  • 문범강 < 화가·미 조지타운대 교수 >

예술에 나타난 섹스와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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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이 일상과 다른 점은 의식이 열려있다는 점이다. 일상 속 섹스와 죽음은 생명체의 자연스러운 퍼포먼스와 순환현상의 단면이다. 반면 예술에 나타난 그것은 깨어있는 의식이 톡톡 튀는 표출이다.
섹스란 무엇인가. 호모섹슈얼리티, 즉 동성애는 무엇인가. 게이와 레즈비언은 이성을 선호하는 대다수의 사람에게 누구인가.

페미니즘은 여성에게 무슨 의미를 부여하는 것일까. 성전환수술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섹스어필하기 위한 패션, 깡마르고 아름답기를 원하는 현상과 페미니즘의 관계는 어떤 것인가. 그리고 이러한 제반 이슈는 예술에서는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가.

죽음이란 생명체에 가해지는 영원한 종지부를 말하는 것인가. 종교적 차원의 영혼 구제나 영혼 불멸의 논의를 벗어나 생명권 안에서의 죽음의 해석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가. 몸의 부패가 죽음을 재확인하게 만드는 과정이라면, 방부제로 처리한 뒤 전시한 시체에서 죽음을 더 리얼하게 느낄 것인가, 아닌가. 예술에선 죽음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

이 글은 이런 이슈들에 대한 한 예술가의 지적 고찰이다. 동시에 인간의 행위로 나타난 현상과 그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숨은 연출자인 의식에 관한 얘기다. 예술에 나타난 섹스와 죽음을 살펴봄으로써 예술가들이 지닌 열린 의식이 사회 통념을 어떻게 뒤집고 있는지를 볼 것이다. 열린 의식은 살아있는 의식이며 진화의 의식이다. 모든 생명체는 진화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으며 생명체의 진화는 그 생명체가 지니고 있는 의식의 진화가 선행돼야 가능하다.

섹스는 가장 위대한 퍼포먼스(performance·행위예술)다. 섹스는 순환이다. 한 생명체와 또 다른 생명체와의 토털 커뮤니케이션(total communication)이다.

섹스는 토털 커뮤니케이션

토털 커뮤니케이션이란 몸짓과 소리를 포함한 격렬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의 교류가 액션과 리액션(action and reaction)의 지속적인 순환을 통해 이루어지는 총체적 대화를 말한다. 섹스는 생명체 중에서 인간이라는 종(種)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퍼포먼스다. 인간을 제외한 다른 동물이나 곤충에겐 번식의 본능에 충실한 교미가 있을 뿐 토털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은 개입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동물이나 곤충에겐 섹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에게도 토털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지 않는 섹스는 엄밀히 말해 섹스가 아니다. 성폭행을 섹스라 부를 수 없는 이유는 서로 토털 커뮤니케이션이 없는 일방통행의 강압이기 때문이다.

원조교제도 서로 다른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이기에 토털 커뮤니케이션이 완벽할 수 없고 따라서 섹스라 부를 수 없다. 결혼한 부부도 예외일 수 없다. 냉랭한 감정을 지닌 채 몸만 받아 주는 행위라면 그것은 섹스라 부를 수 없다. 섹스는 인간만이 누리는 현란한 퍼포먼스이며 그것은 이미 예술행위이기에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동성애와 이성애는 성적 성향의 차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성향이지 선택이 아니다. 다시 말해 동성애자는 바캉스를 갈 때 해변가를 택할 것인가 산을 택할 것인가 하는 취사선택의 여지를 부여받은 사람들이 아니다. 동성애자들은 필연적으로 이성이 아닌 동성을 사랑하게 돼있는 성향을 타고났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과학이 자기 성향에 더 잘 맞아 과학자가 되었다고 문학하는 사람이 과학자를 나무랄 수 없듯이, 이성만을 사랑하는 사람이 동성만을 사랑하는 사람을 힐난한다면 모순이다. 그것은 성향의 문제지 선택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성에 대한 끌림은 인간의 의지와 판단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 동성을 사랑하는 성향은 땅에 떨어진 씨앗이 적당한 환경이 마련되면 터져나오듯 지극히 자연스런 인간의 한 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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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범강 < 화가·미 조지타운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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