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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작가 필립 K.딕 & 윌리엄 깁슨 다시 보기

메시지 분명한 선구적 몽상가

  • 박상준 SF칼럼니스트

SF작가 필립 K.딕 & 윌리엄 깁슨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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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한 지 20년이 지난 미국의 SF작가 한 명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생전에 SF문학계에서조차도 대가로 추앙받지 못했다. 수십편이 넘는 장편소설을 발표했지만 선뜻 “이것이다”고 꼽을 수 있는 대표작도 마땅찮다. 그러나 그는 최근 들어 포스트모던 문화담론의 선구자로 각광받고 있다. 동시에 SF영화 사상 걸작고전으로 남을 몇몇 작품의 원작자로도 조명받고 있다. 이번에 개봉된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원작자로서 그의 이름을 다시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발표했던 소설만큼이나 혼란과 모호함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았던 작가. 그는 필립 K. 딕이다.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딕은 우리 문학계에도 간접적이나마 영향을 끼쳤다. 1987년 복거일이 발표한 소설 ‘비명을 찾아서’는 ‘대체역사’라는, 당시로서는 무척 생소한 설정 기법을 채택하여 독자들과 평단 양쪽으로부터 상당히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1980년대 중반의 한반도는 1945년에 일제식민지 치하에서 독립하지 못한 채 ‘대일본제국’의 한 부속영토로 남아있는 ‘조선’이다.

복거일은 이 소설 서문에서 “대체역사는 서양 SF문학계에서 예전부터 즐겨 다루던 제재다”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그 분야의 몇몇 대표작을 언급하였다. 그중에 필립 딕의 ‘높은 성의 사나이’도 있는데, 이 작품은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와 설정이 매우 비슷하다. 2차대전 당시 미국이 독일군에 패해서 식민지로 전락했다는 가정 아래 이야기가 벌어진다.

필립 딕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은 1982년에 발표된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다. 딕이 작고한 바로 그해에 발표된 이 영화는 시한부 생명의 인조인간이 삶을 더 늘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과정을 묘사한다. 이 작품은 인간 그 자체의 정체성까지 고민하게 하는 걸작이지만 스필버그 감독의 ‘E.T.’와 개봉 시기가 겹쳐 관심을 끌지 못한 채 잊혀졌다. ‘블레이드 러너’가 이른바 ‘저주받은 걸작’으로 불리게 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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