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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요리솜씨

‘평등부부’가 함께 만드는 건강음식

유재건 의원의 도토리묵밥

  • 글·최영재 기자 (cyj@donga.com) 사진·김용해 기자 (sun@donga.com)

‘평등부부’가 함께 만드는 건강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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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을 것이 없던 옛날, 뒷산에만 올라가도 지천으로 널려 있는 도토리(떡갈나무 열매)는 훌륭한 구황 식품이었다. 굶주림을 이기는 음식이던 도토리묵이 최근에는 더할 나위 없는 건강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도토리에 함유된 아콘산은 인체 내부의 중금속 및 유해물질을 흡수, 배출하는 작용을 한다.
‘평등부부’가 함께 만드는 건강음식
타고난 신사. 유재건 의원(민주당)의 첫인상이다. 그는 항상 공손하고 진지하다. 억지나 허세, 거드름 따위는 그와 어울리지 않는다. 유의원은 1937년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서 출생했다. 예부터 서울 사람의 기질을 말할 때 목소리는 나긋나긋하고 행동거지가 예의바르고, 음식은 담백하고 싱겁게 먹고, 도량형이 정확하다고 했다. 유의원이 딱 그 경우다. 이는 그가 보좌진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는 보좌진을 수족으로 부리지 않는다. 아랫사람이지만 항상 존중하고 부를 때도 높임말을 쓴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가급적 스스로 처리한다. 대표적인 예가 전화 받기다. 국회의원 명단이 나와 있는 국회수첩에서 유재건 의원을 찾아 휴대전화를 걸어 보라. 수행비서가 받으려니 생각하면 오산이다. 본인이 직접 전화를 받는다.

유의원의 이런 태도는 가정생활로 연결된다. 유의원과 부인 김성수씨는 1994년 ‘여성신문’이 선정한 ‘평등부부상’을 받은 적이 있다. ‘평등부부상’은 민주적인 그의 가정 분위기를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다.

“민주적 가정에선 가족 구성원들이 민주적으로 가정 일에 참여하고 책임을 집니다. 구성원의 인격을 존중하고 재주와 취미를 인정하며 가족 공동체 의식을 갖는 가정이 민주 가정입니다. “

유재건 의원 부부의 평등 문화는 내력이 있다. 두 사람은 1968년 3월7일 서울 명동 YMCA 강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때 두 사람은 부부 동시 입장을 결행했다. 신랑은 주례를 맡았던 당시 연세대 총장 박대선 목사의 손을 잡고 옆문으로 입장했고, 신부는 친정 아버지 손을 잡고 입장했다. 당시로서는 엄청난 파격인 이 결혼식에서 많은 하객들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유재건 의원은 가정에서 시작된 민주주의가 사회와 국가로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대화와 토론,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행동, 타협 등 세 가지다. 따라서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가족의 계획을 서로 의논하고 토론하고 절충한다. 이렇게 살다보니 이 부부는 신혼시절부터 대화가 많아 새벽 3시, 4시를 넘기기 일쑤였다.

유의원은 집안 일에서 어느 남편보다 솜씨가 좋다. 그의 주특기는 다림질. 집에 들어오면 TV를 켜놓고 땀을 뻘뻘 흘리며 다림질을 한다. 자신의 와이셔츠는 물론이고 부인 블라우스까지 내놓으라고 성화를 낸다.

이 가사노동은 결혼 초기의 소신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미국 생활 20년이 큰 몫을 했다. 미국 가정에서는 진공청소기 돌리기가 남자 몫이다. 한국과는 사뭇 양상이 다른 미국에서 그는 요리와 설거지, 정원손질 등 집안 일이 몸에 배었다. 1990년 귀국했지만, 오랜 버릇 덕분에 부부는 집안 일을 나누어서 하고 있다. 집에 손님을 초청하면 유의원은 태연하게 앞치마를 맨다. 유의원 집은 최근 손님이 찾아올 때를 대비해 고정 메뉴를 개발했다. 이름하여 도토리묵밥인데 누구라도 서울 성북구 돈암동 한신아파트 109동 1702호 유재건 의원집에 가면 이 음식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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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최영재 기자 (cyj@donga.com) 사진·김용해 기자 (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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