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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만 잘 먹어도 잔병 안걸린다

생태공동체운동가 황대권씨의 ‘녹색 건강법’

  • 글: 박윤희 자유기고가 gogh1028@hanmail.net

야생초만 잘 먹어도 잔병 안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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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발간된 ‘야생초 편지’란 책이 화제다.
  • 간첩으로 몰린 양심수 황대권씨가 출소 후 생태공동체운동가로 거듭나기까지의 극적인 사연도 그렇거니와 책에 실린 그만의 독특한 건강비결 또한 눈길을 끈다. 그가 말하는 생태주의적 삶과 야생초 잘 먹어 건강 지키는 법.
야생초만  잘  먹어도 잔병 안걸린다
1985년 6월.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뉴욕 소재 사회과학대학원(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황대권씨는 부모님을 뵙기 위해 잠시 서울 본가를 찾았다. 부모님 집에서 머물던 어느 날 새벽, 깊은 잠에 빠져드는 그의 귓전에 ‘우당탕’ 하는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미처 방안의 불을 켜기도 전, 구둣발로 들이닥친 건장한 장정 서넛이 마치 짐승을 포획하듯 그의 목과 팔을 꺾은 뒤 안기부 지하밀실로 끌고 갔다.

감옥에서 눈뜬 자연요법

그후로 60일간 간첩임을 인정하라는 강요와 함께 잔인한 매질과 고문이 밤낮없이 계속됐다. 결국 그는 ‘조작된 간첩’이 되어 13년 2개월 동안 감옥에 갇혀 있어야 했다. 이른바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체포 당시 그는 결혼한 지 10개월 된 아내와 갓 태어난 아기를 둔 서른 살의 가장이었지만, 반공 이데올로기의 번성을 위해 ‘야생초’처럼 삶의 뿌리를 솎음질당했다.

최근 황대권(47)씨는 ‘야생초 편지’(도솔)란 책을 펴냈다. 이 책을 보면 그가 13년 2개월이라는 물리적 시간을 어떻게 견뎌냈는지 알 수 있다. ‘야생초 편지’엔 그가 감옥에서 직접 키운 꿀풀, 아기똥풀, 왕고들빼기, 괭이밥 등 야생초 이야기가 막내동생에게 보내는 편지글 형태로 묶여있다. 미대 지망생이던 그가 직접 그린 야생초 세밀화도 군데군데에 실려 지난(至難)했던 감옥생활을 짐작하게 해준다.

“체질적으로 기관지가 약했어요. 1년에 서너 차례 감기에 걸렸고요. 허리도 좀 약했죠. 그러다 안기부에서 고문을 받으면서 몸이 완전히 망가졌고, 감옥생활을 오래 하면서 만성기관지염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요통·치통도 견딜 수 없을 만큼 심해지고요. 양약을 먹다 지쳐 만성기관지염을 고쳐보려고 풀을 뜯어먹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야생초에 흠뻑 반하게 된 겁니다.”

감옥 안의 생활·의료환경이 열악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 수인(囚人)들은 늘 기관지염, 비염 등 지병을 달고 산다. 줄곧 한 평 남짓한 독방에서 생활하던 황씨가 언젠가 10여 명의 수인들과 함께 생활한 적이 있다. 그때 공동으로 쓰는 담요의 먼지 때문에 기관지염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새벽녘이면 기침이 너무 심해 잠을 못 이루고 심한 경우 탈진까지 할 정도였다.

교도소 경비교도대에 약을 신청했지만 기관지 환자나 무좀·배탈환자 모두에게 똑같은 약을 처방하는 무성의함만 되풀이됐다. 그는 감옥 안에서 어금니가 8개나 빠졌다. 이가 아파 죽을 지경이어도 치료 한번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러다 ‘내 몸은 내가 고쳐야겠다’는 몸의 신호가 ‘자연요법’에 눈뜨게 만들었다.

재소자들에겐 ‘출역’시간이란 게 주어진다. 출역은 재소자 갱생훈련의 하나로 목공·봉제·원예 등 기술을 익히게 하는 일종의 강제노동이다. 그러나 일반 재소자들과 달리 황씨 같은 양심수에겐 출역 의무를 지우지 않는다. 공연히 출역 나가서 ‘간첩활동’을 하며 주변 재소자들을 ‘포섭’할까봐 아예 접촉할 기회를 차단하는 것이다.

그런데 황씨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서 원예부 출역을 자청했다. 교도소를 장식하는 국화·팬지·수국 등 식물을 관리하면서 교도소 담벼락에 핀 야생초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매일 풀이 얼마나 자랐는지, 꽃이 얼마나 커졌는지 관찰하다가 급기야 교도소 안에 자기만의 꽃밭을 만들기 시작했다. 교도소 여기저기에 피어난 야생초를 한 곳에 옮겨심기도 하고 먼저 출소한 동료나 친하게 지내는 교도관들로부터 씨앗을 구해 심기도 했다.

야생초가 낫게 해준 만성질환

그렇게 해서 가꾸게 된 야생초가 냉이, 제비꽃, 씀바귀, 방가지똥, 지칭개, 명아주 등 100가지가 넘었다. 풀에게 애정을 쏟는 만큼 풀과 ‘교감’도 깊어졌다. 그는 그 교감을 그림으로도 옮겼다.

그러면서 각종 식물도감을 구해 야생초의 생리·생태를 공부하고, 식용·약용 등 야생초의 효과적인 활용방법을 터득해나갔다. 그가 감옥 안에서 읽은 야생초, 자연요법, 동양의학에 관한 전문서적만 해도 큰 책장으로 4개 분량이나 된다.

“책을 통해 도라지, 선인장, 알로에가 기관지염에 좋다는 걸 알았어요. 도라지는 대전교도소에 있을 때 직접 재배해서 먹기 시작했고, 선인장은 원예부 출역을 나가면서 교도소에서 키우던 선인장 화분에서 얻었지요. 선인장은 사막지대 사람들의 귀중한 음료수 원천이기도 한데 가시를 제거하고 날로 씹어 먹었어요. 하지만 약효를 보기엔 수량이 턱없이 모자랐어요.”

야생초가 대안이었다. 그는 특별히 어떤 풀이라고 할 것도 없이 괭이밥, 쇠비름, 참비름, 질경이, 명아주 등 각종 야생초를 뜯어먹었다. 그래서 감옥 안에서 얻은 그의 별명은 ‘토끼.’ 화단에 난 것을 날로 뜯어먹기도 했지만 야생초를 주재료로 한 ‘야생초차’ ‘들풀모듬’ ‘모듬풀 물김치’ ‘십전대보잼’ ‘모듬 야생초무침’ 등 야생초 요리를 만들어 먹었다.

“야생초를 1년 넘게 먹으니까 만성기관지염, 요통, 치통이 깨끗이 낫더군요.”

그는 건강을 위해 감옥 안에서 야생초를 직접 길러 먹을 뿐만 아니라 ‘요료법(尿療法)’ ‘도인술’ ‘명상’ 등을 병행했다. 특히 그는 오줌은 사람이 구할 수 있는 ‘최상의 생수’라고 강조한다.

“요료법은 몸의 자연치유력을 증진하는 자연요법입니다. 오줌엔 자기 몸에 생긴 병을 치료하는 물질이 들어 있거든요. 전 아침에 일어나면 제 첫 오줌을 받아 마시고, 망가진 잇몸과 치아를 내버려둘 수 없어 오줌으로 양치도 했어요. 감옥에서 그것말고는 병을 낫게 할 별다른 대안이 없었거든요. 요료법을 실시하는 한 일본 사람은 집에서 오줌을 한 모금 입에 머금고는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가서야 뱉어낸다고 합니다.”

실제 암에 걸린 한 장기수가 옥중에서 요료법으로 병을 완치한 사례도 있다는데, 황씨 말에 따르면 요료법은 건강유지와 피로회복 특히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그는 요료법에 관한 지식을 주로 일본에서 발행한 전문서적에서 얻었는데, ‘오줌은 혈액이 신장에서 걸러져 요관을 통해 방광에 머물렀다 배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혈액보다 더 깨끗한 것이다. 피를 뽑아 놓아두면 빨간 부분이 가라앉고 노란 물이 맑게 고이는데, 이게 오줌이라 생각해도 크게 틀린 것은 아니다’라는 내용에 공감했다고 한다.

그래서 매일 아침 요료법을 실시한 후 차게 식힌 ‘쑥차’ 한 컵을 들이켜고 나면 “매번 몸 안에 새로운 생기가 충전되는 듯한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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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윤희 자유기고가 gogh10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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