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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맛따라

눈 덮인 귀틀집 사이로 밤새 까마귀 울고

오대산 방아다리 약수에서 부연동 오지마을까지

  • 글: 황일도 기자 사진: 김용해 기자

눈 덮인 귀틀집 사이로 밤새 까마귀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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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대산은 겨울이 제격이다. 허리까지 차오르는 눈길을 뚫고 만나는 알싸한 약수에서부터, 교교한 달빛을 받아 빛나는 산사(山寺)의 처마 끝이나 허름한 귀틀집 뜨끈한 아랫목에서 만나는 찐 감자에 이르기까지….오대산을 제대로 보려면 역시 눈 덮인 진고갯길을 넘어야 한다.
눈 덮인 귀틀집 사이로 밤새 까마귀 울고

켜켜이 쌓인 오대산의 눈 내린 능선. 부연동 마을로 들어가는 전후치 고개 중턱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출발할 때는 잔뜩 찌푸렸던 날씨가 강원도에 들어서자 활짝 갰다. 시원하게 뻗은 영동고속도로의 소실점에서부터 늠름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겨울산을 바라보니 매연에 찌들었던 정신이 버쩍 든다. 비로봉, 호령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산의 다섯 봉우리가 연꽃처럼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있으니 그 이름 또한 오대산(五臺山)이다.

영동고속도로를 통해 오대산을 찾는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길은 진부IC. 다른 한편으론 속사IC를 통해 31번 국도를 따라 1.5km 달리다 8번 국도로 들어가면 산속 깊은 모퉁이에서 ‘오대산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신약수와 방아다리 약수를 만날 수 있다. 철분과 탄산이 많아 녹맛이 나면서도 톡 쏘는 것이 이들 약수의 특징. 방아다리 약수로 들어가는 빼곡한 전나무 숲길 산책도 놓칠 수 없는 보너스다.

아침 일찍 나선 길이니 벌써 배가 고파온다. 8번 국도를 타고 진부면을 향해 내려오는 길에서 만나는 강원도 음식의 대표주자는 역시 산채정식. 봄에 캐 정성껏 갈무리해둔 나물들이 한겨울에도 금방 캐낸 듯 푸릇해 제아무리 고기를 즐기는 사람도 장조림에는 거의 손이 가지 않는다. 1년이 다 되도록 신선한 나물 맛의 비결은 ‘식당의 명운이 걸린 비밀’이란다. “솜씨가 좋은 이는 식당마다 스카우트 경쟁도 치열하다”며 주방 아주머니가 웃어보인다.

오대산을 관통하는 6번 국도를 달리다 446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향하는 곳은 월정사, 상원사, 적멸보궁으로 이어지는 겨울 산사(山寺). 앞산 건넛산이 죄다 오대산이니 상원사가 위치해 있는 곳은 연꽃의 한가운데. 길은 멀리 명개리 계곡까지 닿는다지만, 눈이 왔다 하면 한 발씩 쌓이는 산길이 상원사까지만 이어져도 감지덕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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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일도 기자 사진: 김용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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