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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해변, 드넓은 개펄, 해송(海松)의 향연

나그네 가슴 달뜨게 하는 충남 태안·서산

  • 글: 조성식 기자 사진: 김성남 기자

아름다운 해변, 드넓은 개펄, 해송(海松)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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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태안반도는 국립해안공원이다.
  • 30여 곳의 해수욕장과 40여 곳의 항·포구가 늘어선
  • 이곳엔 사계절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부해 연 100만명 이상의
  • 관광객이 찾아온다. 해변과 개펄의 풍광이 감미롭게 조화를 이루는
  • 태안반도의 속살을 들여다봤다.
아름다운 해변, 드넓은 개펄, 해송(海松)의 향연

개펄은 태안 주민에게 생명의 양식이자 마음의 휴식처다.
태안군 이원면 내리에 있는개펄에서 한 아낙이 바지락을 캐고 있다.

충남 태안군 이원면을 가로지르는 603번 도로를 타고 이원 방조제를 둘러보고 나오던 길이었다. 차를 잠깐 세우고 도로 바로 옆에 있는 비닐하우스에 들어가봤다. 50∼60대로 보이는 여자 두 명과 남자 한 명이 열심히 굴을 까고 있었다(나중에 알게 됐지만 남자의 이름은 손병산, 나이는 예순아홉이다. 한 여자는 손씨의 부인이고 또 다른 여자는 형수다).

손씨가 조새라고 불리는 굴 까는 기구로 굴을 찍어 기자에게 권했다. 입안에 넣자 비릿한 내음과 더불어 새콤달콤한 맛이 혓바닥을 휘어감는다. 그날 아침 바닷가에서 따온 것이라 그런지 싱싱하기가 이를 데 없다.

“소주 한잔 하슈.”

손씨가 슬그머니 일어나 한구석에 있던 소주병을 들고 온다. 수입을 묻자 손씨 부인은 1년에 500만∼600만원 번다고 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부지런히 까면 10∼15㎏의 굴을 모을 수 있다. 한창 때인 10∼11월엔 1㎏에 9000원까지 받지만 봄이 바짝 다가선 요즘은 5000원에 넘긴다고 한다.

“고달퍼유. 그래도 농사 짓는 것보단 낫슈.”

서해안에서 가장 큰 개펄이 펼쳐져 있는 태안은 서울에서 승용차로 약 2시간 반 거리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다 서산나들목에서 빠져나와 32번 국도를 따라 20여㎞ 직진하면 태안 읍내에 닿는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태안반도는 국내에서 유일한 국립해상공원이다. 500㎞가 넘는 해안선을 따라 30여 곳의 해수욕장과 40여 항·포구가 늘어서 있다. 사계절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부해 연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밀국낙지탕은 태안의 별미로 꼽히는 음식이다. 이것을 잘하기로 소문난 곳은 원북면과 이원면. 태안읍에서 승용차로 603번 도로를 타고 15분쯤 달리면 원북이고 원북에서 다시 10분쯤 달리면 이원이다. 마을 어귀엔 콘크리트로 만든 거대한 낙지상이 서 있다. 이름하여 밀국낙지유래비. 낙지상 아랫부분에 밀국낙지탕의 유래와 맛을 소개하는 글이 새겨져 있다.

첫날 저녁, 이원면에 있는 이원식당을 찾아갔다. 4인용 탁자가 40개나 되는, 밀국낙지탕 전문식당이다. 밀국낙지탕의 독특한 맛은 양념과 함께 넣는 박속에서 나온다. 허연 박속은 언뜻 봐선 무와 잘 구분되지 않는데 국물을 시원하게 만드는 구실을 한다. 주인 안국화(여·45)씨는 “박은 쫄깃쫄깃한 성질이 있어 끓는 물에서도 잘 퍼지지 않는다. 뻘낙지에서 우러난 붉은 물이 박속에 스며든다”고 설명했다.

살짝 익은 낙지를 탕에서 끄집어내 먹기 좋게 가위로 듬성듬성 잘랐다. 양념장에 찍어 천천히 입 속에 넣자 뻘낙지 특유의 쫄깃쫄깃하고 연한 감촉이 파도처럼 밀려와 잇몸과 입천장을 마비시킨다. 이심전심의 눈빛을 나눈 취재진은 “아줌마! 소주 한 병”을 외쳤다.

밀국낙지탕의 대미는 밀국이라 불리는 칼국수. 낙지를 다 먹은 후 탕에 밀국을 넣고 5분간 끓이면 시원한 국물이 밀국에 스며든다. 밀국과 함께 국물을 들이켜고 나면, 누워서 배를 두드리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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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기자 사진: 김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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