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호

인터넷 소설, 안방극장 접수하다!

  • 글: 박하영 ‘월간 PC사랑’ 기자 hanny@ilovepc.co.kr

    입력2003-07-30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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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소설, 안방극장 접수하다!
    드라마 하면 아줌마를 먼저 떠올리는 것도 이젠 옛날 얘기다. 요즘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MBC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의 시청자는 10대부터 30대까지의 젊은 세대. 특히 혼전동거 문화를 다룬 이 드라마를 기성세대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요즘 애들은 동거를 어떻게 생각하나’ ‘나도 한번 살아보고 결혼할 걸’ 등의 갖가지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는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인터넷에서 인기를 끈 소설이 원작이라는 점, 특히 그동안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했던 영화들이 흥행에 실패한 적이 없었던 만큼 TV 드라마로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심리 등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 연출자 김사현 PD는 “동거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다룬 데다 인터넷 인기 소설의 줄거리를 더욱 재미있게 각색했기 때문에 시청률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이미 ‘흥행 보증 수표’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인터넷 소설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흥행에 성공하면서부터. 이 영화는 CF 모델의 이미지가 강했던 전지현을 일약 스타 여배우로 만들었고, ‘망가져야 잘나간다’는 신드롬마저 생겼다. 올해 상반기 최대 흥행작인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와 핑클의 이효리가 1억5000만원의 개런티를 받고 출연을 결정해 화제를 모은 영화 ‘삼수생의 사랑 이야기’ 역시 인터넷 소설이 원작.

    출판, 방송계에도 인터넷 소설 바람이 거세다. ‘옥탑방 고양이’의 원작자인 김유리(27)씨는 주인공이 결혼하는 과정을 담은 ‘옥탑방 고양이3’을 책으로 낼 예정이다. 재벌 3세와 평범한 여성과의 사랑을 그린 MBC 드라마 ‘1%의 어떤 것’도 인터넷 소설이 원작이다.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가 원작과는 많이 다르게 각색된 것과 달리 ‘1%의 어떤 것’은 원작소설의 인물과 내용을 드라마에 그대로 옮겨놓았다. 그뿐 아니라 원작자가 직접 극본을 맡아 드라마에서 원작의 맛이 더욱 묻어나고 있다.



    인터넷 소설은 자기 주변의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인터넷 세대에 익숙한 구어체 문장으로 쓰고 온갖 엽기발랄한 표정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해 오프라인 소설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재미를 준다. ‘인터넷 소설 독자는 네티즌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상업성이 무궁무진하다.

    ‘옥탑방 고양이’의 작가 김씨는 “학벌과 경력이 없어도 재능만 있으면 누구나 인터넷 소설을 쓸 수 있다”면서 “독자들이 바로바로 답글을 달아주기 때문에 글 쓰는 재미도 남다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 소설의 인기가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는 요즘 세태의 반영”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쉽게 풀어나간 만큼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인터넷 소설만의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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