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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사랑·외도…인류 最古의 주제

  • 글: 표정훈 출판칼럼니스트 medius@naver.com

性·사랑·외도…인류 最古의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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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사랑·외도…인류 最古의 주제
올해는 킨제이 보고서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앨프리드 킨제이 박사가 ‘여성의 성적 행동’을 발간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1953년 당시 킨제이 보고서는 출간되자마자 12개국어로 번역되고 한 달 만에 25만부가 팔렸다. 동성애, 자위, 혼외정사, 매매춘, 오르가슴 등 그때까지 금기시되던 주제들을 공공연히 다룸으로써 사회적 파장도 매우 컸다. 흥미로운 건 킨제이 박사가 5년 먼저 낸 ‘남성의 성적 행동’은 별 반응을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정상·비정상 따질 수 없는 성생활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나 ‘현대인의 성생활: 21세기판 킨제이 보고서’(이마고)가 나왔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의 자닌 모쉬-라보가 프랑스 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1999년부터 2001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프랑스에 거주하는 140명을 대상으로 행한 인터뷰 결과를 담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사람들의 성관계 횟수나 오르가슴 도달 여부 같은 걸 알고자 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굳이 그런 사항이 궁금하다면 1992년에 행해진 다른 조사 결과가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 사람들의 첫 성경험 연령은 평균적으로 남성 17세, 여성 18세. 평생 성 파트너는 남성이 11.3명, 여성은 3.4명. 오르가슴을 경험한 비율은 남성 88.8%, 여성 74.6%. 구강성교 경험은 남성 79%, 여성 66%였다. 한 달 평균 성교 횟수는 남성 8회, 여성 7회라고 한다.

모쉬-라보의 책은 양적 연구보다 질적 연구에 가깝다. 예컨대 대다수 여성이 30대 중반이 돼서야 성적 쾌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17∼19세 사이에 이뤄진 프랑스 여성들의 첫경험은 쾌감은커녕 공포와 고통이며, 남성에게 성과 관련해 일생 동안 가장 큰 사건은 자위행위를 알게 된 때라고 한다. 성 파트너와 헤어지고 만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별 특징도 흥미롭다.

이 책엔 3000명 정도의 여성과 관계를 가진 남성 스트립댄서, 3명의 아이가 있는 여성과 동거중인 레즈비언 음악가, 세 아이의 아버지로서 여자로 성전환해 가족과 함께 사는 32세 컴퓨터 기술자 등 상식적으론 이해되지 않는 사례들도 나온다. 개인의 성생활은 너무도 복잡하고 다양한 것이어서 정상과 비정상을 정의할 수 없다는 게 저자의 요지다.

이런 요지에서 필자는 두 가지를 깨달았다. 하나는 숫자가 적다고 해서 양성애자, 동성애자, 성전환자, 여장남자, 남장여자 등을 비정상으로 치부하지 말자는 사회적 깨달음이다. 다른 하나는 내 나름의 성적 취향을 놓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려 들지 말자는 사적인 깨달음이다. 남들이 ‘하는 걸’ 이상하게 볼 필요도, 그렇다고 내가 ‘하는 게’ 이상하지 않나 움츠러들 필요도 없다.

애인의 체취 없애는 법

그런데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사랑인 일이 있다. 이른바 바람 피우는 일이다. 지난해 말 한국성과학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우자 이외의 상대와 외도를 해본 비율은 78%에 달했다. 배우자 외에 지속적인 성관계 상대가 있느냐는 질문엔 15%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래서일까. 번역서지만 불륜 아닌 사랑을 원하는, 혹은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을 위한 실전 가이드까지 등장했다. 자비네 에르트만과 볼프 슈라이버가 쓴 ‘리스크 없이 바람 피우기: 바람남녀 실전 노하우’(북키앙)란 책이다.

책 제목이 이러니만큼 저자가 궁금하다. 대기업 비서로 근무중인 에르트만은 두 아이의 엄마로 결혼한 지 8년 된 주부이며, 남편 몰래 5년째 바람을 피우는 중이다. 대기업 임원인 슈라이버는 결혼한 지 13년째인 남성으로 세 아이를 두었고, 3년 전부터 아내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다. 부인은 의심 많고 똑똑하지만 단 한 번도 슈라이버의 외도에 관한 결정적 단서를 잡지 못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애인으로 적당할까? 연애상대가 자신에게 흠뻑 빠진 경우는 조심해야 한다. 처음부터 세컨드 역할에 만족하지 않고, 정식 파트너 자리를 탐낸다면 이미 위험수위라는 것. 이럴 땐 도망치는 게 상책이란 게 저자들의 충고다. 그러면 헤어지고 싶을 때는? 상대가 복수의 칼을 갈지 않게 늘 사랑스럽고 자상하게 대해야 한다. 상대를 단지 이용만 했다는 느낌을 줘선 안 된다. 그러면서 점차 응하는 횟수를 줄이고 직설적으로 헤어지자고 말하지 않는다. 애인이 스스로 헤어지자고 할 때까지 침착하게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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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표정훈 출판칼럼니스트 medi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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