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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 싶은 음반, 듣고 싶은 노래

길 샤함과 외란 쇨셔‘두 대의 악기를 위한 슈베르트’

  • 글: 전원경 동아일보 주간동아 기자 winnie@donga.com

길 샤함과 외란 쇨셔‘두 대의 악기를 위한 슈베르트’

길 샤함과 외란 쇨셔‘두 대의 악기를 위한 슈베르트’
음반매장에 가보면 이제 클래식 음악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슬픈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로 나온 음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음반매장의 클래식 코너를 차지하고 있는 음반은 대부분 ‘팝페라’이거나 ‘뉴에이지’ 음악, 또는 국적 불명의 ‘일렉트로닉 클래식’이다. 달리는 차 안에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반은 많지만, 늦은 밤 조용히 앉아 음악의 심연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음반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과 기타리스트 외란 쇨셔가 듀오로 연주한 ‘두 대의 악기를 위한 슈베르트(Schubert for Two)’도 엄밀히 말하면 정통 클래식 음반의 범주에서는 약간 벗어나 있다. 여기 수록된 14곡의 슈베르트 곡들은 대부분 바이올린과 피아노, 또는 성악가를 위해 작곡된 원곡을 바이올린과 기타의 2중주곡으로 편곡한 것이다. 유일하게 ‘15개의 독일무곡 D365’만이 슈베르트 자신이 직접 바이올린과 플루트, 기타를 위해 편곡한 곡이다.

그러나 ‘악흥의 순간’’아르페지오네 소나타’ 등은 바이올린과 기타를 별로 낯설어하지 않는 것 같다. 샤함과 쇨셔가 구사하는 능수능란한 테크닉의 덕이 크지만, 그보다도 샤함과 쇨셔 모두 슈베르트 음악을 노래할 줄 알기 때문인 듯싶다.

사실 슈베르트 음악은 본질적으로 ‘노래’다. 수많은 예술가곡을 남긴 그의 음악적 천성은 소나타나 실내악, 심지어 교향곡을 작곡할 때조차 노래와 같은 자연스러움을 잊지 않았다. 두 연주자는 바로 이런 부분을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10대 중반에 이미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로 떠오른 길 샤함은 31세이던 2002년에 녹음한 이 음반에서 더욱 원숙해진 음악성을 보여준다. 그는 평소의 화려한 연주스타일을 지양하고 보다 실내악에 가까운, 문학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두 연주자의 숨소리까지 들리는 ‘세레나데’ D957과 가을 분위기가 물씬한 ‘고귀한 왈츠’ D969는 듣는 이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명연(名演)이다.

신동아 2003년 9월 호

글: 전원경 동아일보 주간동아 기자 winn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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