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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전기는 한 시대의 축소판

  • 글: 표정훈 출판칼럼니스트 medius@naver.com

연예인 전기는 한 시대의 축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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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전기는 한 시대의 축소판
전기만큼 잘못되기 쉬운 장르도 없을 것이다. 객관성을 상실한 전기, 예컨대 찬사 일변도이거나 심지어 해당 인물을 신화화하는 전기도 드물지 않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 그러니까 집필자가 해당 인물을 악의적으로 깎아내리는 전기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유명 인물에 관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지니고 있는 통념을 걷어내고 해당 인물의 진면목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전기, 그런 전기를 만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청소년문화와 함께 성장한 제임스 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전기 가운데 최근 들어 외국 유명 연예인의 삶을 다룬 전기가 국내에도 많이 소개됐다. 연예인의 전기라고 해서 정치인, 사상가, 유명 역사인물들의 전기에 비해 수준이 떨어질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연예인의 삶을 통해 대중문화, 나아가 한 시대 전체를 조망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완성도 높은 전기물도 많다.

우선 매력적인 반항아 이미지로 전세계 팬들의 기억 속에 생생히 살아 있는 제임스 딘의 전기를 보자. 영화와 록 음악 분야에서 유명인물들의 전기를 발표한 바 있는 전기작가 데이빗 달튼은, ‘제임스 딘 불멸의 자이언트’(미다스북스)를 통해 우리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제임스 딘을 충실하게 전해준다.

흔히 제임스 딘이 반항아 이미지 하나로 어느 날 갑자기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달튼에 따르면 제임스 딘은 고등학교 및 대학(UCLA) 아마추어 연극무대에서 출발해 TV와 브로드웨이 무대를 거친 착실한 연기파 배우였다. 배우의 본질인 다채로운 인생을 경험하기 위해 책과 그림을 비롯한 여러 예술장르에 집착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저자는 제임스 딘의 삶과 대중적 인기를 미국의 역사와 문화라는 보다 큰 맥락에서 파악한다.

아홉 살 때 어머니를 잃은 소년은 독실한 퀘이커 교도인 고모부 집으로 옮겨가고 다시 작은 농촌에서 도시로 나간다. 제임스 딘의 그러한 삶의 역정은 신세계를 향해 가는 미국의 고된 여정을 보여준다. 낡은 것과 새로운 것, 낭만주의와 청교도주의, 영적 유토피아를 향한 꿈과 물질적인 엘도라도. 이렇게 상반된 가치와 이상을 향한 아메리카 드림의 분열적 요소를 제임스 딘의 삶이 함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임스 딘 신드롬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그가 스타덤에 오른 시기는 제2차 세계대전 뒤 물질적 풍요 속에서 청소년들이 독립적 문화 소비군으로 등장하던 시기와 일치한다. 제임스 딘은 당시 10대들의 복장에 권위를 부여했고, 이로 인해 얼굴 없는 존재였던 청소년들에게 얼굴을 갖게 했다는 것이 저자의 해석이다.

“시작부터 난 불량소녀였다”

제임스 딘이 추억 속의 스타라면 마돈나는 현재진행형 스타다. 비틀스와 엘비스 프레슬리보다 더 많은 팝차트 1위곡과 16편의 영화출연, 앨범 14장, 5번의 콘서트 투어, 1억장이 넘는 앨범 판매, 다채로운 남성편력 등과 같은 기록들만으로 마돈나를 재단하는 건 금물이다. 앤드루 모튼의 ‘Madonna, Sexual Life: 울지마, 울지마, 울지마’(나무와 숲)는 1958년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마돈나 루지 베로니카 치코네가 하나의 문화적 상징이자 마돈나산업으로까지 떠오른 과정을 담고 있다.

미시건대학을 중퇴한 뒤 싱글 앨범을 냈지만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던 마돈나는 1983년 대타로 잡지 인터뷰를 한다. 인기 팝그룹이 인터뷰 약속을 펑크내는 바람에 기회를 잡은 마돈나는 “시작부터 난 불량소녀였다”며 거침없이 혹은 과장되게 자신의 어린 시절과 성생활을 털어놓으며 주목을 받는다.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자신을 부각시키는 기질을 엿볼 수 있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마돈나의 성공비결이 애정결핍과 질문 덕분이었다고 설명한 대목이다.

다섯 살 때 어머니가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마돈나는 아버지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아버지가 퇴근해 돌아오면 제일 먼저 달려가 무릎에 앉아 종알거리거나 노래하고 춤을 췄다. 또 서른 살에 죽은 어머니처럼 자신도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1분 1초도 낭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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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표정훈 출판칼럼니스트 medi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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