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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요리 솜씨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의 레인보우롤

한방명의가 조제한 무지갯빛 환상의 맛

  • 글: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사진: 김용해 기자 sun@donga.com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의 레인보우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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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퓨전시대다. 음식도 마찬가지. 국적은 중요치 않다. 맛있고 보기 좋으면 그만이다. 한국의 식해(食?)가 일본에서 스시(壽司)가 되더니,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롤로 탈바꿈했다.
  • 여기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이 레인보우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했던가.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의 레인보우롤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런데 참 재미없는 삶이었어요.” 한의학, 그 중에서도 한방부인과 한 분야에서만 올해로 만 38년째. 이경섭(李京燮·55) 강남경희한방병원장이 한의학을 접하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할아버지도 의사였고, 작은아버지도 의사였습니다. 할아버지가 저를 특별히 귀여워하셨는데, 왕진 나설 때면 항상 왕진가방을 들고 따라다녔죠. 그래서 어려서부터 의사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1966년 대학에 들어갈 때 지원한 의예과에 떨어져 한의학과에 입학하면서 제 삶의 길이 바뀐 거죠.”

우여곡절 끝에 졸업을 앞둔 본과 4학년 때, 한방부인과 주임교수의 조교로 들어갔다. 그때부터 그의 한의학 외길인생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철저한 실증주의를 추구하는 그의 학문적 성향도 이같은 외길인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흔히 임상결과나 이론을 밖(언론)에 떠들어대는데, 그런 것은 논문으로 발표하면 되는 일이다. 괜히 말로만 할 게 아니다. 확실하게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하고 학문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는게 그가 밝힌 한의학자로서의 원칙이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의 레인보우롤

이원장과 함께 직접 요리를 해보는 레지던트 하지연(왼쪽)씨와 비서 유정민씨.

의사 집안에 한의사의 접목. 어떻게 보면 이것도 ‘퓨전(fusion)’이다. 때문일까. 그의 학문적 연구도 양·한방을 넘나들었다. 이원장은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기 위해 양방을 과감히 도입했다. 그가 저술한 ‘도해임상부인과학’이 그 산물이다. 양방의 책에 나온 여성신체의 해부도를 기초로 한의학과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편저한 것으로, 그는 “학생들이 여성의 해부학적인 모습을 보지 못하고 이론으로만 배워 한계를 느꼈는데 그걸 해결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항상 강의 첫 시간에 ‘한방 여자가 따로 있고, 양방 여자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질병을 고치는 것은 양·한방 똑같다. 병증도 마찬가지다. 해석을 한방으로 하느냐, 양방으로 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러니 양·한방 모두 배워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가르칩니다.”

이원장이 요즘 즐겨 먹는 요리도 퓨전이다. 1990년대 초 미 하버드대학 교환교수 시절, 혼자 지내면서 때마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가 버거웠다. 그래서 이원장이 선택한 것이 김밥. 밥 위에 멸치, 시금치 등 남은 반찬을 올려놓고 김으로 돌돌 말면 간편하면서 맛도 있었다. 한 손에 들고 책을 보며 먹을 수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학회에 참석했다 우연히 맛본 퓨전 일식요리 캘리포니아롤이 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김밥처럼 한입에 먹을 수 있는 데다 맛도 그만이었다. 요즘에는 여기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레인보우롤을 즐긴다. 이원장의 단골 퓨전 일식집은 서울 서초동 ‘아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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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사진: 김용해 기자 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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