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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요리솜씨

강지원 변호사의 탕평채

파벌 당쟁도 숨죽인 기묘한 조화

  • 글: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사진: 김용해 기자 sun@donga.com

강지원 변호사의 탕평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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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후기, 영조가 극심한 당쟁을 뿌리뽑기 위해 대신들과 함께 ‘탕평책’을 논하는 자리에 올려진 음식이라 하여 그 이름이 붙었다는 ‘탕평채’. 쓸어버릴 탕(蕩), 평평할 평(平) 하여 탕평. ‘어느 쪽에도 치우침이 없다’는 의미와 ‘소탕해 평정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탕평채는 그 이름만큼이나 영양학적으로도 균형과 조화가 완벽하다.
강지원 변호사의 탕평채
“뜻도 좋고 담백한 맛도 그만이지요.” 탕평채는 ‘청소년 지킴이’로 잘 알려진 강지원(姜智遠·54) 변호사의 집에서 회식이 있을 때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골메뉴다. 같은 법조인인 부인 김영란(47·대전고법 부장판사)씨가 손님들을 위해 개발한 음식이다.

“접대 음식으로 무엇이 좋을지 고민하다가 배운 거예요. 다행히 손님들이 무척 좋아하더군요. 한번은 부장판사 부부를 식사에 초대한 적이 있는데 유난히 탕평채를 좋아하시고 잘 드시더라구요.”

강 변호사도 탕평채를 무척 좋아한다. 맛도 맛이지만 음식 이름에 담긴 뜻 때문이다. ‘탕평’은 요즘 강 변호사에게 화두이자 과제. 핵폐기장 건설을 둘러싼 민관갈등, 진보와 보수간의 이념갈등, 노사갈등 등 투쟁과 대립으로 치닫는 사회를 지켜보면서 그의 마음속으로 파고 들어온 단어들이 중화(中和), 조화(調和), 상생(相生), 탕평 같은 것들이다. 따져보면 모두 일맥 상통한다. 청소년 문제에만 매달렸던 강 변호사가 이처럼 사회 전반의 문제에까지 고민의 폭을 넓히게 된 것은 시사프로그램을 맡으면서부터다. 그는 2003년 7월14일부터 KBS 제1라디오에서 ‘안녕하십니까 강지원입니다’를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다.

“처음 (프로그램 진행) 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거절했어요. 시사문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지만 청소년들을 위해 할 일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그러다 청소년지킴이 운동의 연장선이라는 생각에 ‘한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맡게 됐어요. 결과적으로는 잘했다고 생각해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청소년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욱 절감했거든요.”

강 변호사가 맡은 프로그램은 사회의 이슈를 쫓아 대담이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다. 갈등의 양측을 불러내 토론을 하고, 그 과정에서 나름의 해법을 모색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치의 양보 없이 일방적인 주장만 되풀이하다 무의미하게 끝나는 경우가 태반이다. 해법을 찾기는커녕 감정싸움으로 치달을 때도 종종 있다.

강 변호사는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전국민이 갈라져 서로 싸우고 헐뜯는 것이 조선후기 사색당파 때보다 더 심각한 것 같다”며 그 해법을 청소년에게서 찾았다. “오랜 세월 고정관념에 매몰된 기성세대가 쉽게 변할까요? 청소년기부터 다양성에 대한 공부, 다른 입장과 견해를 존중하고 때로는 받아들일 줄 아는 관용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들이 사회의 주역이 될 때쯤이면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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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사진: 김용해 기자 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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