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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요리솜씨

강지원 변호사의 탕평채

파벌 당쟁도 숨죽인 기묘한 조화

  • 글: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사진: 김용해 기자 sun@donga.com

강지원 변호사의 탕평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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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 변호사의 탕평채

강 변호사와 부인 김 판사는 요즘 주말부부다. 그래서인지 함께 장보는 것도 새롭고 즐겁다.

요리 중간 중간, 탕평채라는 이름에서 시작된 강 변호사의 이야기가 무겁다못해 버겁다. 부인 김 판사 덕에 자주 먹어보긴 했지만 그가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만들기는 이번이 처음이란다.

먼저 야채 다듬어 데치기. 숙주나물은 머리와 꼬리를 떼고, 미나리는 다듬어 씻은 후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데쳐낸다. 그리고 물기를 짠 다음 3∼4cm 길이로 썬다. 고추는 반 갈라 씨를 털어낸 다음 가늘게 채썬다. 달걀도 노른자와 흰자로 분리해 지단을 부쳐 가늘게 채썬다. 쇠고기는 다지듯 가늘게 채썰어 양념장에 쟀다가 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센불에 바싹 볶는다. 쇠고기는 기름이 적어 담백하고 고소한 채끝살이나 안심이 좋다.

탕평채의 주재료인 청포묵은 가장자리 더껑이를 포를 뜨듯이 살짝 저며낸 다음 길이 4∼5cm, 너비 1cm, 두께 0.5cm 정도로 얇게 썬다. 양념장은 참기름과 식초, 진간장, 깨소금, 설탕(또는 꿀가루)을 적당한 배율로 섞어 만든다.

재료가 다 준비되면 청포묵을 접시에 가지런히 담고, 그 위에 지단과 미나리, 숙주, 고추, 쇠고기를 보기 좋게 올려놓은 후 김 가루와 양념장을 적당히 뿌려 먹으면 된다. 취향에 따라 버무려 먹어도 맛은 그대로다.

부드럽고 매끈한 묵의 감촉이 입 안에서 미끄러지듯 느껴지면서 아삭아삭 씹히는 야채에 새콤달콤한 양념장, 그리고 쇠고기와 김 가루가 어울려 더할 수 없이 담백한 맛을 낸다. 영양도 그만이다. 청포묵의 탄수화물과 지단과 고기의 단백질, 김·미나리·숙주의 비타민과 무기질을 고르게 섭취할 수 있다. 특히 청포묵의 재료인 녹두는 필수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소화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몸에 쌓인 노폐물 해독작용도 한다.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사회 곳곳에서 투쟁과 대립이 넘쳐나고 검찰의 정치비자금 수사로 정국이 혼란한 이때, 모든 이들에게 한번쯤 권하고 싶은 음식이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영입대상으로 자주 오르내리는 인물 중 한 사람이 바로 강 변호사다. 그의 화두이자 과제인 탕평을 정치권에서 펼쳐보고 싶을 법도 하다. 강 변호사는 이에 대해 “20여년 전부터 정치권으로부터 여러 차례 제의가 있었다. 청소년 관련법을 통과시키는 과정이 너무 힘들고 어려워 순간적으로 충동을 느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정치는 내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정치에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강 변호사는 얼마 전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언론에 영입대상으로 자주 오르내리는 것과 관련해 “(언론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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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사진: 김용해 기자 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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