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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어지럼증의 허실

  • 글: 송병호 미래이비인후과 원장

고속철 어지럼증의 허실

고속철 어지럼증의 허실

고속철 역방향 좌석의 어지럼증은 일종의 멀미 현상이다.

바캉스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사람들은 여행계획을 세우느라 바빠진다. 휴가철마다 꽉 막히는 도로를 생각하면 골치가 아프지만, 지난 4월 개통된 고속철이 있으니 피서 계획은 일사천리. 하지만 ‘고속철 어지럼증 사건’이 신문지면을 장식했던 만큼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 고속철 역방향 좌석에서 어지럼증을 호소하던 사람이 쓰러져 사망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승합차의 역방향 좌석이나 뒤로 가는 놀이기구를 타고 이상이 없었다면 고속철 역방향 좌석에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역방향 진행시 느끼는 어지러움은 일종의 멀미증상일 뿐 특정 교통편에서 나타나는 건강 위협은 아니다.

멀미와 어지럼증은 감각기관의 ‘감각충돌’ 때문에 생긴다. 평소에는 귀와 눈을 통해 들어온 자극이 중추신경에서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평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차를 타면 차체의 흔들림 때문에 눈으로 들어오는 움직임과 귀의 평형기관에서 감지되는 움직임이 일치하지 않게 되는 것. 이 두 감각이 충돌하면서 중추신경계에 혼란을 일으켜 멀미증상과 어지러움이 나타난다. 요컨대 버스에서 어지러움을 느끼는 사람이면 고속철 역방향 좌석뿐 아니라 그 어떤 교통수단에서도 같은 증상을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고속철에서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멀미예방책으로 해결가능하다. 평소 멀미를 하는 사람은 차를 타기 전 멀미예방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역방향 좌석은 정방향에 익숙한 평형기관에 혼란을 줘 멀미를 일으키므로 가능한 한 피한다. 또 독서를 피하고 머리를 똑바로 들어준다. 머리를 숙이면 귀의 평형감각이 한쪽으로 쏠려 어지럼증이 심해질 수 있다. 시선은 가까운 곳의 빨리 움직이는 물체보다 먼 곳의 움직임이 덜한 물체에 둔다. 이런 조치에도 어지럼증이 계속되면 아예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 게 낫다.

일시적 감각충돌로 생기는 멀미나 어지럼증은 습관화되면 증상이 사라진다. 원양어선 선원들이 배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하는 것도 습관화 덕분이다. 단 시속 300km라는 고속철의 가공할 속도는 평소 접하기 힘든 자극이므로 승객에게 일종의 공포감을 줄 수 있다. 사람에 따라 공포심 때문에 어지러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는 익숙해지면 사라지는 증상이니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갑자기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어지러움이 느껴진다면, 귓속에 이상이 없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좌석에서 일어나고 앉을 때, 고개를 돌리거나 끄덕일 때 몸을 가누기 힘들 만큼 어지러움이 심하면 ‘양성돌발성체위성 어지러움’으로 인한 증상일 확률이 크다. 이는 일종의 자세 치료인 ‘이석(耳石) 정복술’로 90% 이상 완치가능하다.

신동아 2004년 7월 호

글: 송병호 미래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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