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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중국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중국의 새로운 사회주의 탐색’

  • 글: 조영남/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중국정치 yncho@snu.ac.kr

중국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중국의 새로운 사회주의 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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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중국의 새로운 사회주의 탐색’

‘중국의 새로운 사회주의 탐색’ 이희옥 지음/ 창비/ 316쪽/ 1만3000원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필자 같은 새내기 중국 연구자가 20년 동안 중국문제에 매달려온 선배학자의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은 더할 수 없는 기쁨이다.

저자는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을 관통하는 핵심에 사회주의 이념의 변화가 있음을 놓치지 않는 통찰력을 보여주었다. 또한 그 변화과정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 중국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에 있으며 앞으로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그리고 ‘현재’ ‘한국에서’ 중국을 연구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눈부시게 변화하는 중국, 국내외로 무수히 쏟아지는 연구성과를 따라잡기에도 바쁜 일상에서 국내 연구자들은 종종 이런 문제의식을 잃기 쉽다. 그러나 진정 ‘한국적 중국담론 형성’을 꿈꾸는 학자라면 당연히 고민해야 할 화두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첫째, 개혁 이전과 개혁 초기 중국 사회주의 이념에 대한 분석이다. 여기서는 먼저 중국혁명과 사회주의 건설과정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가 중국의 전통적 이념과 결합하여 ‘중국식 사회주의(마오쩌둥〔毛澤東〕 사상)’로 변화하는 것을 검토했다(2장). 이어 개혁 초기 마오쩌둥 사상과 유산을 극복하고 개혁의 논리적 기초를 마련하는 과정에 벌어졌던 이념논쟁을 살펴보았다(3장).

둘째, 4장과 5장에서는 본격적으로 덩샤오핑(鄧小平) 이론의 형성과 발전과정을 다뤘다. 덩샤오핑의 개혁이론은 1987년 제13차 당대회에서 공식 채택된 ‘사회주의 초급단계론’과 1992년 제14차 당대회에서 공식 채택된 ‘사회주의 시장경제론’으로 변화한다. 간단히 말해 여기서는 중국 개혁사회주의 이론이 어떤 논쟁과 어려움을 겪으며 변화했는지를 보여준다.

셋째, 1990년대 들어 나타난 중국의 이념적 분화, 즉 자유주의·보수주의·신좌파의 핵심주장을 비교 검토했다. 이와 함께 장쩌민(江澤民)으로 대표되는 ‘제3세대’ 중국 지도자들의 ‘삼개대표이론(三個代表理論)’을 살펴보고(6장), 중국 사회주의의 성격과 중국 민주화 문제 등을 분석하면서 주요 논의를 정리했다(제7장).

넷째, 저자는 ‘우리식의 비판적인 중국 연구’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검토 위에서 ‘한국적 중국 담론’을 생산하기 위해 학제간 연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과거로부터 자유로운 중국은 없다

‘중국의 새로운 사회주의 탐색’은 우리가 개혁시기 중국 문제를 분석할 때 간과하기 쉬운 이념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지난 20여년의 개혁·개방정책을 통해 중국은 ‘중국 특색의 자본주의’ 사회로 변화했다. 현상적으로 나타난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을 보았을 때 이 말은 타당하다. 그러나 정치적 측면으로 눈을 돌리면, 또 좀더 깊이 중국의 사회경제적 측면을 살펴보면 중국은 여전히 사회주의 사회다. 중국 사회주의 이념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부터 살펴보는 것이 중국 연구에 필수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개혁시기 중국 사회주의 이념을 ‘통시적’으로 분석했다는 것이다. 어느 사회든 과거로부터 자유로운 현재는 없다. 중국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개혁사회주의 이념은 과거 중국의 전통사상, 그리고 마오쩌둥 사상 및 유산과 끊임없이 대결하며 변용되는 과정에서 형성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통시적 분석 없이 개혁사회주의 이념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저자는 중국 역사와 사상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기초로 이를 잘 소화했다.

이밖에도 저자는 중국을 분석할 때 주의해야 하는 몇 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예를 들어 현재 중국 연구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거대 담론’의 빈곤이다. 세부 문제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에 매달리다 보니 중국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을 놓쳐버렸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때로 ‘전문가 바보’가 되기도 하고, 막상 현재의 중국은 어떠한가에 대한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중국 문제에서 학제간 연구의 필요성 또한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유기적으로 결합된 현실을 쪼개서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중국 연구도 마찬가지다. 지역 연구로 중국을 분석할 때는 역사, 철학, 정치, 경제 등 각 영역에서 세부 문제를 나누어 분석하는 것과 이것을 종합하여 전체를 이해하려는 학제적 연구가 필수불가결하다. 특히 인문학과 사회과학이 서로 분리되어 있고, 특정분과 학문의 시각에서 중국의 한정된 문제만을 고립적으로 연구하는 경향이 강한 한국의 현실에서 학제간 연구는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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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영남/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중국정치 yncho@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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