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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과학상식

최초의 술, 중국에서 9000년 전 제조

  • 글: 박미용 동아사이언스 기자 pmiyong@donga.com

최초의 술, 중국에서 9000년 전 제조

최초의 술, 중국에서 9000년 전 제조

중국 후난성에서 발견된 청동그릇엔 3000년 전에 빚은 술이 담겨 있다.

한해가 저물어가고 새해를 맞는 자리에서 흥을 돋워주는 술. 인류는 언제부터 술을 빚어 마셨을까?

그리스로마 신화에 따르면 술의 신 바쿠스가 포도주를 빚어 전파한 것이 술의 기원이다. 이집트 신화에는 대지의 신 오시리스가 아내 이시스의 도움을 받아 맥주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하(夏)나라의 시조 우(禹)왕 시절에 의적이라는 사람이 곡류로 술을 빚어 왕에게 바쳤다는 전설이 있다.

그렇다면 현대과학이 밝혀낸 술의 기원은 어떤 것일까? 고대 유물에서 술의 흔적을 찾는 화학자 패트릭 맥거번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박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금으로부터 약 7400년 전 중동에 살았던 사람이 처음 술을 만들었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이제 그는 “처음 술을 만든 사람은 중동인이 아니라 중국인”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최근 중국에서 9000년 전 술의 흔적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고대인류가 사용한 토기나 청동기 그릇에서 술의 흔적을 찾는다. 술을 담았던 항아리에 술 성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술의 흔적이 발견된 토기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신석기시대인 7400년 전 것으로, 이란에서 발굴된 토기 항아리였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중국이 그보다 앞서 술을 만들었을 것으로 짐작해왔다. 현존하는 가장 오랜 중국기록인 은나라(B.C.1600∼1050) 때의 갑골문자에 3가지 종류의 술이 언급돼 있는데, 그 술을 담았던 그릇의 모양이 이보다 훨씬 오래 전에 있었던 그릇과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증만 있었지 물증은 없었다.

맥거번 박사가 이끄는 미국과 중국의 공동연구팀은 최근 중국 중부 후난성에서 그 물증을 찾아냈다. 중국 최초 국가인 은(殷)나라 건국시기보다 약 9000년 앞선 신석기 유물이 발굴된 것이다. 연구팀은 여기에서 술 성분이 남아 있는 도자기 파편뿐 아니라 지금까지 술이 담겨 있는 청동그릇을 찾아냈다. 이 그릇은 은나라 때의 것으로 약 3000년 전에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청동그릇에 남아 있는 은나라 때의 술 성분과 9000년 전 토기 그릇에 남아 있는 술 성분을 비교함으로써 술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밝혀진 최초 술의 재료는 쌀이었다. 또 이 술에 밀랍이 포함돼 있어 쌀의 녹말을 분해시켜 발효가 잘 되게 하는 데 필요한 당분으로 꿀을 사용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중국인이 최초로 포도주를 담갔을지 모른다는 단서도 찾아냈다. 그동안은 중국이 기원전 2세기에 유럽으로부터 포도주 제조법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번 연구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됐다.

신동아 2005년 1월 호

글: 박미용 동아사이언스 기자 pmi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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