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호

소만과 망종 즈음의 바깥

  • 입력2005-07-11 17: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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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만과 망종 즈음의 바깥

    소만과 망종 즈음의 바깥
    비 오는 아침 바지 밑단 하나 걷고 나가도
    홀가분한데 마음속 그리던 약속이라면날아가겠지,
    새콤한 양념이 혀 밑에 스미듯
    저절로 상체가 기우뚱거리고

    가끔 듣던 대로 라디오 틀어놓고
    별 차림 없이 요 앞 가게를 다녀갔다 오면
    그 나지막한 웅얼거림이 열린 문 새로 고소한데
    제대로 약속에 맞춰가서 다 와가서
    부르는 흥은,
    곧 쓰다듬어 줄등줄기와 속 빈 아래의 뜨거움
    자글거림은

    오금뜨겠지, 무심결에 바라본 장독대엔 광목 빛이
    자작 끓고, 그런 볕 오글거리는 마당에
    해변에 영문 없이 좌초하는 흑범고래들처럼
    운동화 앞꿈치가 들린 채로 표류하는데


    내버려두고 온 것이
    귓속에 가득 차오르더라, 얼굴 마주하니
    그러다 배 안 고프냐는 말을
    가슴노리에 걸쳐놓고서
    온새미로 떠듬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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