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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깔 있는 한의사 김경동의 ‘섹스 동의보감’

거북선 만든 충무공은 변강쇠?

  • 김경동연합한의원장· 한의학 박사 www.xclinic.co.kr

거북선 만든 충무공은 변강쇠?

거북선 만든 충무공은 변강쇠?
옛날에 기생집을 드나들던 호색한 벼슬아치가 마누라의 질투를 걱정하다가 하루는 꾀를 내어 거북의 머리 하나를 소매 속에 감추고 집으로 왔다. 예외 없이 마누라가 강짜를 부리기 시작하자 남편은 일부러 화를 내며 말했다.

“모두 이놈 때문이오. 내 이놈을 당장 떼어버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소.”

그러고는 은장도를 꺼내 ‘거시기’를 자르는 척하며 소매 속에 있던 거북 머리를 마당에 던져버렸다. 크게 놀란 마누라는 통곡을 하며 “내 비록 질투가 심했으나 어찌 그런 일을 하십니까. 장차 이 일을 어떻게 한단 말입니까…” 하고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그때 하녀가 뛰어나가 마당에 던져진 물건을 자세히 보며 말했다.

“마님, 걱정하지 마세요.”“무슨 소리냐?”“이 물건은 눈이 둘이고 빛깔도 알록달록하니 주인어른의 거시기가 아닙니다.”“뭐라고?”

그후로는 마누라가 질투하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하녀는 어떻게 나리의 거시기 생김새를 알고 있었을까.

단단한 껍데기에 싸여 있는 거북은 파충류의 일종으로 전세계에 224종이나 살고 있다. 보통 시속 300m의 속력으로 아주 느리게 움직이고, 이빨이 없으며 비공격적이다. 몸 길이가 10cm인 작은 놈부터 2m 이상 되는 것도 있다. 대부분의 종(種)이 적도 부근에 살지만 온대지방에도 살며, 뭍에 사는 종도 있고 바다에 사는 종도 있다.

거북은 중생대 이래 거의 형태 변화 없이 지금까지 살고 있어서인지 동양에서는 장수(長壽)를 상징하는 영험한 동물로 여긴다. 육상 거북은 주로 초원이나 숲에서 생활한다. 다리가 아주 튼튼하며, 발톱이 있지만 발가락은 짧고 물갈퀴는 전혀 없다.

예부터 거북은 인간과 친숙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편에는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놓아라…”라는 ‘구지가(龜旨歌)’가 나와 있고, 토끼와 거북이 경주하는 동화도 있으며, 십장생 중 하나로서 신성, 장수, 다산을 뜻하는 동물로 귀하게 여겨왔다. 현대에 와서는 ‘닌자 거북이’ ‘거북이도 난다’ 같은 영화가 개봉됐는가 하면, 애완용으로도 기른다. 가수 ‘거북이’도 인기를 얻고 있다.

재미있게도 남성의 음경 앞부분을 ‘거북 머리’, 즉 ‘귀두(龜頭)’라고 부른다. 거북이 목을 껍데기 속으로 넣었다 뺐다 하는 것이 음경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졌나 보다.

‘동의보감’에서는 거북이 음기가 강한 동물이어서 음기를 보강한다고 하였다. 거북은 고기뿐 아니라 등딱지, 배딱지, 오줌까지 약으로 사용되는데, 다리가 늘어지고 약해져서 잘 쓰지 못하는 것과 마비된 것을 치료하고, 뼈를 튼튼하게 하며, 부인의 냉대하증을 치료한다고 했다.

거북의 한 종류인 자라도 ‘별주부전’이나 ‘토끼전’으로 우리에게 친숙하다. 용왕의 사신이라고 하여 방생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올림픽 대표선수들이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자라 수프를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정력 강화와 불로장수에 좋다고 먹는 사람도 적지 않다.

자라의 머리 생김새도 음경의 앞부분과 흡사하다. 자라는 사람을 물면 목을 잘라내도 머리가 떨어지지 않거니와 더욱 물고 늘어지는 무서운 집념을 갖고 있어서 정력증강 식품으로 효과가 좋다고 한다.

‘동의보감’을 보면 자라가 부인의 대하증을 치료하고, 기운을 보강하여 부족한 것을 보충한다고 하였다. 등껍데기는 이유 없이 자꾸 여위는 병을 다스리고, 각종 혹 덩어리를 없애주며, 뼈마디 사이가 화끈거리고 아픈 것을 낫게 한다. 머리는 부인의 자궁하수증과 탈항증을 다스린다.

남편이 밤만 되면 “애들은 자라” 하며 아이들을 일찍 재우려 하는 것도 자라나 거북 몇 마리쯤을 잡아먹은 때문이 아닐지….

그러나 자라는 그 성질이 차기 때문에 오랫동안 먹으면 오히려 해롭고 특히 임산부가 복용하면 유산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심지어 자라 가운데 제일 큰 것을 ‘별원’이라고 하는데, 사람까지 잡아먹으니 조심하라고 했다.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리에 끝났다. 임진왜란 당시의 영웅이 왜 이 시대에 인기일까. 경제난국을 헤쳐나가야 하는 데도 어지럽기만 한 정치판을 지켜보며 충무공처럼 성실하고 애국적이며 청렴결백한 정치인을 기대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리고 왜군을 물리친 거북선은 왜 용이나 호랑이, 뱀이 아니고 하필 거북 모양일까. 충무공이 거북을 좋아한 것일까. 아니면 충무공이 변강쇠라는 암시였을까.

신동아 2005년 11월 호

김경동연합한의원장· 한의학 박사 www.xclin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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