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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아틀란티스로 가는 길’

잃어버린 대륙의 문명

  • 이종호 과학국가박사, 과학저술가/ mystery123@korea.com

‘아틀란티스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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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로 가는 길’

‘아틀란티스로 가는 길’ 앤드루 콜린스 지음/한은경 옮김/622쪽/2만8900원

거대한 섬이나 대륙이 갑자기 바닷속에 잠긴다는 것은 거기에 꽃피었던 문명이 사라진다는 것을 뜻한다. 단 하룻밤 사이에 대륙이 사라졌다면 그 대륙에서 살고 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속물적인 근성으로 접근하자면, 그들이 갖고 있던 보물은 전부 어디로 갔을까 궁금하고 만약에 내가 그 보물을 발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게 된다. 바로 이런 공상이 가능하기에 사람들은 사라진 혹은 잃어버린 대륙의 문명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사라진 대륙이라면 흔히 ‘아틀란티스 대륙’을 떠올린다. 아틀란티스 대륙을 처음으로 거론한 사람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 그는 2300년 전, 아틀란티스 대륙을 실제 존재한 대륙처럼 생생하게 묘사했다. 플라톤에 따르면 기원전 9570년경에 ‘헤라클레스의 기둥(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라클레스의 기둥은 지금의 지브롤터 해협 동쪽 끝에 솟아 있는 두 개의 바위를 뜻함)’ 뒤편에 강력한 아틀란티스 제국이 있었는데 엄청난 지진과 해일이 일어나 단 하루 만에 바닷속으로 사라져버렸다.

플라톤이 얼마나 매력적으로 묘사했는지는 수많은 사람이 플라톤의 설명을 진실로 믿고 아틀란티스 대륙을 찾아 나섰다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후 아틀란티스 대륙과 관련해 발간된 책만 해도 무려 5000종이 넘는다. 그 많은 책에서 추정하는 아틀란티스 대륙의 위치는 전 지구에 걸쳐 있다. 대부분 대서양이나 지중해에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독일과 영국, 스웨덴, 사하라 사막이 아틀란티스라는 설도 있으며 카스피 해에 아틀란티스가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허황된 이야기로 치부됐다.

플라톤의 세 가지 명제

‘아틀란티스로 가는 길’의 저자 앤드루 콜린스 또한 전세계 각지의 고대문명 유적지 탐사를 통해 아틀란티스가 ‘신화’가 아닌 ‘실재’였다고 주장한다. 그가 기존의 저자들과 달리 주목받는 것은 이제까지 불변의 것으로 여겨진 플라톤의 세 가지 설명에 수정을 가했다는 점이다.

그는 우선 플라톤이 말한 ‘리비아와 아시아를 합친 거대한 대륙’이란 아틀란티스 제국의 실제 크기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 지배력이 미친 범위를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지금까지 아틀란티스를 찾는 사람들이 절대 명제로 여겨온 ‘기원전 1만년경’이라는 시기도 실제 아틀란티스가 존재했던 연도가 아니라 이집트인보다 자기 종족(아테네인)의 역사가 더 오래됐음을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아틀란티스의 멸망에 대한 기술도 당시 아테네의 부패한 정치가들에게 던지는 경고의 의미가 짙다고 설명한다.

그의 새로운 해석대로라면 시기나 규모 면에서 사라진 제국이 실재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다. 결론적으로 그는 아틀란티스가 지금의 카리브해 쿠바 지역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결론에 이르기 위해 저자는 신화·전설·고고학·문헌·과학·상상력·추리력을 모두 동원했다.

그는 쿠바가 아틀란티스라고 주장하게 된 첫 번째 실마리를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2세의 미라에서 발견된 담배식물 흔적과 독일 뮌헨 박물관의 미라에서 발견된 코카인에서 찾는다. 이 두 가지가 콜럼버스의 항해보다 훨씬 앞서 고대 문명 간에 교역이 이뤄졌음을 증명한다는 것이다. 그는 페니키아인과 카르타고인들의 탁월한 항해 능력이 이 같은 교역을 가능케 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고대 대서양 교역의 증거는 계속해서 제시된다. 1976년 브라질 과나바라 만에서 발굴된 커다란 항아리는 1500년 전 모로코 지방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판명됐다. 1397년 베네치아의 지도 제작자가 제작한 항해도에는 ‘안틸리아’라는 지명이 등장한다. 이는 콜럼버스가 신대륙 항해를 떠나기 이전에도 유럽과 신대륙 간에 접촉이 있었음을 뜻한다. 저자는 콜럼버스도 항해 중 ‘안틸리아’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적고 있다. 또한 ‘해상왕’으로 유명한 포르투갈의 엔리케 왕자가 ‘사라진 일곱 개의 도시’를 찾기 위해 원정단을 지속적으로 파견한 것도 이와 같은 정보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콜린스는 멕시코 신화에 나오는 “‘뱀의 사람들’이 기이한 배를 타고 메소아메리카로 건너와 멕시코를 지배했다”는 대목에 주목했다. 신화에 따르면 ‘뱀의 사람들’이 동쪽의 ‘아스틀란’에서 건너와 일곱 개의 동굴에 오두막을 짓고 살았는데, 콜린스는 이 동굴에 해당하는 지역이 바로 쿠바에서 100km 떨어진 푼타델에스테 1호 동굴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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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과학국가박사, 과학저술가/ mystery123@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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