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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처럼 성공할래? 늑대처럼 승리할래?

  • 김현미 동아일보 출판팀 차장 khmzip@donga.com

양처럼 성공할래? 늑대처럼 승리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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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처럼 성공할래? 늑대처럼 승리할래?

완전히 다른 시각을 가진 두 개의 생존전략, ‘배려’와 ‘마키아벨리, 회사에 가다’

사내 연수를 받으러 갔다가 처음으로 성격유형검사(MBTI)라는 것을 해봤다. ‘MBTI란 심리학자 카를 융의 심리유형론을 바탕으로 마이어스-브릭스 3대에 걸쳐 70년 동안 연구해 개발된 성격유형 선호지표이고…’ 하는 설명은 한 번쯤 들어봤을 터이다.

이 검사는 90여 개 문항에 대한 답변 결과를 토대로 4가지 척도에 따라 인간을 16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4가지 척도란 외향(Extraversion)-내향(Introversion), 감각(Sensing)-직관(Intuition), 사고(Thinking)-감정(Feeling), 판단(Judging)-인식형(Perceiving)으로, 사람은 자신의 기질과 성향에 따라 이들 중 하나에 속하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MBTI연구소 홈페이지(www.mbti.co.kr)에 가면 다 있으니 각설하고, 필자의 심리검사 결과를 공개한다.

ESTJ. 글자 그대로다. 외향적, 감각적, 사고형, 판단형이란다. 설명이 부족한가? 논리적인, 결정적인, 체계적인, 효율적인, 객관적인, 실제적인, 조직화된, 비개인적인, 책임질 수 있는, 구조화된, 성실한, 지도력이 있는…. ESTJ유형의 대표적인 표현들-듣기 좋은 말만 늘어놓은 것임에 틀림없어 보이지만-을 보며 ‘아니, 기자들 생리가 다 비슷하지, 다르면 얼마나 다르겠어?’하고 슬쩍 옆자리 동료의 검사결과를 봤다. INFP(내향적, 직관형, 감정적, 인식형)이다. 아, 그는 나와 완전히 반대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잘 모르겠다. 활동적이고 철저하고 원리원칙을 중시하고 분명한 목적의식과 방향감각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나 자신이 ‘꽤 괜찮은 사람’ 같다. 그러나 바꿔 말하면 사려 깊지 못하고,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며, 매사에 ‘맞냐, 틀리냐’만 따져서 성가시며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 된다. 이런 사람과 함께 일하면 정말 피곤하다. 과연 나는 어느 쪽에 가까울까 궁금하던 차에 강사가 간단히 결론을 내려줬다.

“ESTJ 유형의 부하직원은 일을 시키면 마감 날짜에 딱 맞춰 완벽하게 해내니까 상사에겐 정말 좋죠. 그러나 반대로 신중하고 유연한 INFP 유형이 ESTJ 유형의 상사를 모시게 되면 말 그대로 죽을 맛입니다.”

인간에 대한 예의 ‘배려’

그날 20여 명의 참가자 가운데 ESTJ는 딱 2명이었다. 충격을 받은 그 친구와 나는 “우리는 남을 피곤하게 만들 사람이니 ‘배려’라는 말을 잊지 말자”고 다짐했다. 가끔 서로 전화해서 그 말을 잊지 않았는지 확인하자는 약속까지 했다.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처럼 느껴졌다.

그런 내게 ‘배려’(한상복 지음, 위즈덤하우스)라는 책제목이 눈에 들어온 것은 당연했다. 연초 서점가를 강타한 우화형 자기계발서 중에서도 번역서가 아니라 ‘토종’이라는 점을 앞세운 ‘배려’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출간되자마자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진입했고 3개월째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는 바로 나 자신을 위한 배려다’라는 광고 카피가 생존의 게임에 지친 사람들의 가슴에 와 닿은 걸까.

한국판 우화 ‘배려’의 등장인물은 웬만한 규모의 조직에는 다 있는 인물군상을 대표한다. ‘철혈이마’ ‘인도자’ ‘공자왈’ ‘명함수집가’ ‘직업조문객’ ‘요술공주’ ‘외국물’. 이름보다는 각각의 특성을 강조한 별명이 우화의 특징을 보여준다.

사건은 기획실 소속이던 ‘위’가 최연소 차장 승진 기록을 세우며 프로젝트1팀에 발령받으면서 시작된다. 위는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는 인물로 그려지지만 알고 보면 일밖에 몰라 이혼 위기에 몰린 서글픈 가장이다. 그가 회사 내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1팀으로 가게 된 것도 ‘철혈이마’라 불리는 최 상무의 작전이었다. 철혈이마는 출세를 위해서라면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그는 1팀을 구조조정하기 위해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제시하고 그 일을 방해하려고 일종의 스파이로 위를 파견한 것이다.

철혈이마로부터 기획실 복귀를 약속받고 1팀에 입성한 위. 그러나 위는 ‘논어’를 인용하며 경쟁이 아닌 배려를 가르치는 ‘공자왈’ 부장과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동료들 틈에서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한다. 여기에다 ‘인도자’라 불리는 회사 고문을 만나면서 진정한 성공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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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동아일보 출판팀 차장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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